[ART insight] 돈 받아요?

글 입력 2020.11.02 00: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아트인사이트라는 문화예술 플랫폼에서 글 쓰고 있어요.'

 

'돈 받아요?'

 

 

늘 같은 패턴, 같은 반응이다.


그저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울 뿐인데 왜 돈의 유무를 궁금해하는 것일까. 그만큼 대중에게 '글'이라는 영역이 생소한 분야라고 느꼈다.


아트인사이트에서 컬쳐리스트로서 역할은 두 가지이다. 기본이 되는 활동인 월 2회 기고, 그리고 문화 초대 활동. 처음 에디터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문화생활을 보다 폭넓게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메리트를 느꼈다. 강원도에 사는 나로서는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극도 에디터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경험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

 

사실 따지고 보면 한번 서울 다녀오는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물질적인 부분은 티켓값의 두배를 넘는 건 기본이고, 예정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를 통째로 쓴다. 보통 대학로에 가려면 내가 사는 지역에서 3시간 전에는 출발해야 공연 시작 30분 전에 도착할 수 있고, 밥 먹는 시간도 따로 계산해야 한다. 거기에 저녁에 공연이 잡히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이동해야 막차를 탈 수 있다.

 

그렇게 집에 오면 12시를 조금 넘는 시간이 된다. 결론적으로 한 번의 문화 초대를 소화하려면 왕복 5-6시간 플러스 알파를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IMG_1136.jpg

간김에 카페투어는 덤이다


 

힘들다고 생색내는 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생색내는 중입니다.


'왜 돈도 안 주는데 그런 활동을 하는 거예요?'


그럼에도 4개월의 에디터 생활을 마치고 추가로 컬쳐리스트 생활까지 하고 있음의 이유는 자랑스러움이다.

 

나는 아트인사이트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자체가 자랑스럽다. 문화생활은 충분히 혼자서 누릴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혼자서 하다 보면 좋아하는 영역으로 편향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트인사이트를 통하여 다양한 분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자 한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표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시각으로, 청각으로, 때로는 후각, 미각으로 보고 들으며 오감을 이용해 대상을 탐색하고 전기 신호를 느낀다. 그것은 곧 신경을 타고 올라가 뇌에서 사고의 공방으로 들어가 온갖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새로운 무언가를 생산해낸다. 그리고 입 밖으로, 손을 통해 글로 표현하면 하나의 가치 있는 것이 된다.

 

이렇게 1차원적인 정보를 가공하여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N차원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다. 만약 나 홀로 블로그에 글을 썼다면 내 글은 세상에 널리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퍼진다 해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런데 내가 몸담고 있는 플랫폼의 인지도를 통해 내 글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내 가치관이 그들에게 남겨질 수 있다면 굉장히 효율적인 선택이 되는 것이다.

 

 

스크린샷 2020-11-02 오전 12.29.43.png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김상현'을 남기고 싶어요.'

 

글에는 글쓴이의 감정과 가치관이 모두 나타난다.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는 글의 주제로 나타나고, 글을 쓸 때의 감정과 컨디션은 글의 흐름과 템포로 나타난다. 독자는 느끼고 싶지 않아도 글에서 글쓴이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크린샷 2020-11-02 오전 12.53.05.png

 

 

나는 지난 7회 아트인사이트에서 꼴지를 했다.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형태로든 변해있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닌 나를 위해 쓰는 글을 찾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을 남에게 전한다고 해서 그들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내 글'이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온전히 바라보고 직사각형의 모니터에만 집중해야 한다. 문장과 문장을 이어가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 '나'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내 글을 읽을 당신에게 '나'를 보여주고 싶다.


잘 쓰고 못쓰고의 영역을 떠나 오롯이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것. '김상현'이 쓴 글을 읽고 언젠가 떠올릴 한 문장이 당신의 인생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

 

 

 

컬쳐리스트 명함.jpg

 

 

[김상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