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글쓰기란 항상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와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말 모두 쏟아 내려다 보니 정작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글을 쓸 때 내가 집중했던 것은 '덧붙이기' 였다. 난 항상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도저히 말로는 그 말을 다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내 글 속에는 마침표 보다는 쉼표가 넘쳐났다.
그러니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너무 많은 말과 문장을 쏟아내고 있으니 항상 결과물은 엉망이었다. '잘 쓰고 싶다, 그리고 잘 전달하고 싶다.' 이 두가지가 내가 문제를 깨달은 후 고치고자 하는 점이었지만 항상 실패했었다. 그리고 결국, 내 글은 그리고 나는 이정도 실력밖에 안되는 구나 좌절했었다.
그 시점에서 읽어본 이 책은 글의 형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다. 쓴 다는 것, 글을 쓴다는 그 의미 자체, 그 행동 자체가 글쓰기의 기본이라 설명하며 제목마저도 간결함을 드러내는 <짧게 잘 쓰는 법>은 나와 같은 고민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사항들 중 몇 개 정도가 자신에게 해당하는가?
위의 문항들 중 나는 무려 7개가 해당한다. 3개 이상이면 잘못된 글쓰기 교육의 희생양이라 하니 나는 이미 잘못된 글쓰기에 익숙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글을 쓴다는 행위 이전에 쓴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해야 진짜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의미를 이해하기 전에 문법과 띄어쓰기, 단어등의 형식만을 신경쓰며 '어떻게 써야 잘 쓴 글일까?' 를 생각하는 것은 결국 내가 무엇을 쓰는지, 이 글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은지가 담기지 않은 국문과 맞춤법 교과서와 별반 다를 것 없다.
문법과 문체에 관한 좋은 책은 많다. 하지만 문장이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지, 문장의 생명력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무엇이 문장의 힘과 독창성, 미래의 가능성, 즉 수정의 묘수를 만들어내는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런 책은 없었다. 저자의 원칙이 옳았음을 이 책의 장구한 미래가 증명해줄 것이다.
- 톰 매구언
나 같은 경우에는 문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쓰다보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떠오르는 경우가 잦다. 앞서 말했듯이 말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지 못해 일단 쓰기 시작했지만 쓰다 보니 점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차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책에선 생각은 우선적이거나 절대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생각은 단지 힌트일 뿐이라 말한다.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때로 생각의 한 갈피 만으로도 글을 쓰기 시작할 떄가 있다. 보통은 내 생각을 전개한다는 느낌으로 기승전결을 쓰지만 가끔씩 한 갈피를 맥락화 하기 위해 글을 쓸 때가 있다. 생각이 문장을 주조한다 착각하지만, 생각과 문장은 결코 떨어져 있는 몸이 아니라는 조언은 가장 당연하지만, 가장 특별한 부분이다.
작가의 세계에는 여러 개의 평행우주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단어 하나하나를 적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합니다. 10분 뒤- 한 시간 더 생각한 뒤-에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글은 어떤 세계에든 스며들 수 있습니다. 기록되는 매 순간 달라집니다..(중략)..
이를 통해 순서에 대한 집착에서, 글을 풀어가는 유용한 접근법이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위안이 되는 부분을 남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을 때 잠시 쉬어가는 오아시스 정도로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