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AIR in Hamee: 상업적 회사와 순수미술의 콜라보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10.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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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로운 아이폰 출시일이 다가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충전기를 기본구성에서 빼 버린 애플에 이번에도 욕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 비싼 값을 내고 아이폰을 살 예정이다. 이렇게 욕을 하면서도 애플 제품을 사게 되는 이유는 성능도, 가격도 아닌 바로 ‘미적 감각’이다. 애플의 제품을 살 때 우리는 단순히 전자기기를 사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을 산다는 느낌을 받는다.


AIR in Hamee는 위와 같은 예술과 상업적인 회사의 시너지를 잘 이해하여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핸드폰 케이스 iFace를 만드는 회사인 Hamee에서 일본여자미술대학 출신의 신인 작가를 초대하여, 3개월 동안 본사 내에 상주하며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였다.

 

2020년 1월 15일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하고 인터뷰와 함께 토론하는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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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in Hamee 오픈 스튜디오 작품 (작가:音羽晴佳)

사진 출처: Hamee 주식회사

 

 


"작가의 작품 과정에 참여하다"



이 작은 회사 건물 안에서는 세 차례의 오픈 스튜디오 전시가 진행되었다. 작가는 사원들이 사용하는 로커, 화장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며 사원들과 소통하였다.


한번은 사원들이 미팅 중인 테이블 한가운데에서 평면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긴 미팅 시간동안 작가는 캔버스 위에 재료를 붙이고 떼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사원들은 화면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각자의 감상과 의견을 전하며 작가와 소통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작가가 전체 화면을 하얗게 칠해버렸을 때 굉장히 놀랐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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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들이 미팅중인 장소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

사진 출처: Hamee 주식회사

 

 

보통 사람들은 작품의 완성된 모습만을 보게 된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작가가 일부러 작품에 드러내지 않는 이상 작가 혼자만이 아는 것으로 남겨진다.

 

하지만 위와 같이 작가가 공개된 장소에서 작품을 제작할 때, 사람들은 작품의 제작 과정을 공유받고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작가의 눈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로써 평소에는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마치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토론하며 생각해 본 적 없는 관점을 발견하게 되듯이 작품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예술가는 철학적인 질문을 예술에 담아 아름답게 포장하여 세상에 던진다. 이러한 철학적 질문들은 당장 먹고 사는 데에 꼭 필요하진 않지만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기술과 과학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갈망하기 시작한 것은 더 나은 삶이다. 사람들은 이제 일을 할 때도, 여가시간에 쉴 때도, 무언가를 구매할 때에도 더 가치가 높고 질적으로 나은 것을 원한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상업적 회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그저 잘 만든 제품이 아닌,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AIR in Hamee와 같이 상업적 회사와 순수미술이 협동하는 프로젝트는 회사가 가치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도움을 준다. 초대작가의 작업을 공유하고 직접 참여하며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기회를 만든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계속 생겨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제품이 더 많아진다면 예술가로서도, 소비자로서도 좋을 것 같다.

 

 

[유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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