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너는 어떤 과자니? [사람]

나는 투시팝이야.
글 입력 2020.10.2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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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유사과학의 시대이다.

 

내가 어렸을 땐 혈액형과 별자리가 유행이었다. 관련 웹툰은 연일 화제였고, 서로에게 혈액형을 물어보며 짝사랑 상대와 잘 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점쳐보았다. 친구들끼리 별자리를 비교하며 서로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했고 별자리 따라 그리고 혈액형 따라 서로를 짐작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MBTI가 내 성격을 말해주고, 내 비밀을 말해준다.

 

 

너 T형이지? 어쩐지..

공감 대신 해답만 주더라…

 

 

과거 친구들과 모이는 자리에선 늘 듣던 말이 있었다. '내가 그걸 몰라? 내 말에 공감 좀 해달라고!'

 

현재는 사회화된 ‘T’라고 불리지만, 과거에 극도의 외향력과 최상의 공감 능력을 가진 ENFP 친구의 불만을 한가득 들었을 때가 있었다. MBTI의 개념이 없었을 땐 단지 공감 능력이 좀 부족한 딱딱한 친구, 라는 평을 들었지만 지금은 친구들 모두가 나에게 말한다. “쟨 역시 T야. T라서 그래.”

 

댜양한 성격유형검사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었다. 과거 넌 어떤 사람이니?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구구절절 나열하며 이야기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몇가지 성격유형 검사 결과로 스스로를 설명하기 더 쉬워졌다. 나는 INTP이고, 내 SPTI는 투시팝이야. 그리고 내 에고그램은 ACAAB야.

 

그런데 정말 이 세가지 검사 결과로 ‘나’ 를 설명하긴 충분한걸까?

 

나는 T이지만 내 방식의 공감을 보여주고, I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며, P이지만 나름 계획적이다. 하지만 타인이 보는 나는 결국 성격 유형의 검사 안에서 해석되는 나이다.

 

위에 나열한 세가지 검사결과가 내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나아가 내가 누굴 만나는지, 누굴 만나면 좋을지를 정해줄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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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커뮤니티에는 새벽마다 특정 MBTI 게시판에 익명으로 속마음을 쓴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 가끔 나와 같은 MBTI를 가진 사람이 쓴 글도 올라오곤 하는데, 몇몇 글들엔 정말 공감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내 MBTI를 말한다면 그들과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반갑지 않은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나는 결코 이기적이지도, 딱딱하지도, 사회와 타인에 큰 불만을 품은 사람도 아니지만, 때때로 누군가에게 나를 설명해야한다면 마치 그렇게 설명해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는 MBTI를 넘어 수 많은 종류의 성격유형 검사가 있고, 이에 따라 각종 마케팅들도 넘쳐난다. 그러나 특정 유형 안에 나를 가두고 설명하는 것에는 점점 의문이 든다. 초면의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물을 때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보다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물어볼 때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성격 유형은 결코 나를, 그리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 줄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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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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