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 그레이스 앤 프랭키 [TV/드라마]

글 입력 2020.10.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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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할머니들의 바이브레이터 사업”

 

내가 그레이스 앤 프랭키를 보게 만든 줄거리 설명이었다. 바이브레이터라는 단어가 자극적이라 끌렸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줄거리 한 줄을 듣자마자 든 생각은 ‘할머니들이 사업을 하는데 심지어 그게 성 상품이라고?’ '할머니들의 스타트업이라, 스타트업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험난한 길 아닌가?' 이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보는 할머니들은 어떠한가? 우리에게 한 끼라도 더 먹이려 애쓰고 마냥 따뜻한 모습 또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와 여전히 그것을 강요하는 모습 등 미디어에서 비추는 노인의 모습은 주체적이라기보단 우리의 삶의 조연인 모습이다.

 


[크기변환][크기변환]그레이스 앤 프랭키.PNG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그녀의 남편들끼리 바람이 나서 이에 충격을 받고, 더는 남편과 함께 살았던 집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와 별장에서 같이 살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레이스는 우아하고 고상하고 프랭키는 괴짜이다. 둘은 성격은 전혀 달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서로에게 진정한 친구가 된다.

 

이 작품은 많은 사회적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 소수자, 페미니즘, 환경 문제, 존엄사 등의 사회적 문제와 사회의 편견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말이다. 사회적 이슈를 시트콤이라는 특성으로 유쾌하면서도 와닿는 일상으로 풀어내었고, 노인의 삶에 대해 많은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며 우리는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노년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흔치 않다.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대부분 지난 삶은 회상하지만,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그렇지 않다. 여전히 적극적이고 치열하게 현재의 삶을 살아간다.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적극적으로 사랑도 하고, 우정도 나누며, 심지어 바이브레이터 사업도 한다. 노년의 여성이 성에 대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미디어에서 노인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했으면 좋겠다. 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퇴직하고 뭘 해야 할지 몰라 하는 어르신을 본 적이 있다. 그 나이가 되면 이제 편히 놀고 쉴 수 있으니 고민 없을 것 같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그는 여전히 고민 중이셨다.

 

어르신들에게 무언가를 권하는 “이 나이에 내가 무슨”이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어르신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아직 50대인 우리 부모님도 그러신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할 수 없어서도 아니고 하기 싫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집요한 권유 끝에 한 번 해보시면 즐거워하시기도 한다.

 

나이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왜 그렇게 우리의 발목을 잡을까?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모두가 겪는 현상일 뿐인데 우리는 나이에 너무 집착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장년과 노년에 대한 미디어의 표현 방식이 다양해져서 어떤 사람에겐 그것이 용기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겐 계기가 되기도 했으면 좋겠다.

 

 

[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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