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찬란하지 않아도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도서]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리뷰
글 입력 2020.10.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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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 건네는

“괜찮다”는 따뜻한 한마디

 

연재 기간 내내 “힐링된다”, “내 맘을 토닥여주는 느낌” 등 호평 일색으로, 평균 9.97의 높은 평점을 기록한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가 마침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2019년 3월 완결 이후, 단행본 출간을 애타게 기다리던 독자들의 바람이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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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 필요한 한 마디


 

“아프니까 청춘이다”. 학창시절 때까지만 해도 이 말이 유행했다. 유행을 넘어 ‘청춘=아프다’라는 공식이 되어버릴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도 지나기 전에 여론은 급변했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웬 청춘’이라는 식으로 사람들은 그 말을 비웃고, 비꼬기 시작했다.

 

그 이면에는 여러 복잡한 이유가 숨어 있겠지만, ‘청춘’에게 지워진 짐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은 이미 충분히 힘들고, 피가 날 만큼 아파죽겠는데 그러니까 청춘이라니, 불난 집에 기름을 통으로 붓는 격이나 다름없다. 청춘은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다. 덧난 상처를 봉합하고 싶을 뿐.

 

이와는 반대로 ‘찬란하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떠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는 달리, 이 말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꼭 10~20대뿐만 아닌 중년, 심지어는 노년까지도 ‘청춘’이라고 부르곤 하지만, ‘찬란’과 ‘청춘’이 환상의 짝꿍임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찬란(燦爛)”, ‘빛날 찬’에 ‘빛날 란’ 자로 이루어져 ‘빛이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뜻을 지닌, 단어 그대로 빛과 빛이 합쳐진 단어다. ‘푸른 봄철’이라는 뜻을 지닌 “청춘(靑春)”과 더없이 어울린다. 다만 청춘은 꼭 아파야 하는 것이 아니듯, 꼭 찬란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 더없이 찬란함에도 찬란의 본질인 ‘빛’을 보지 못하고 땅만 보며 걷는 이 시대의 청춘에게 필요한 건 ‘찬란하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아닌,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 한 마디다. ‘괜찮다’는 그 뻔한 한 마디에 눈물짓고, 닫힌 마음을 다시 열 수 있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주인공 대학생 찬란은 이름부터 ‘찬란’이다. 이름 따라 빛으로 가득한 삶을 살 것만 같은데, 애석하게도 스스로 생각하는 찬란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기에 찬란은 본인의 이름을 지어준 엄마를 대책 없이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의 이름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는 찬란에게 연극부원들은 자신과는 다른 세계인, 즉 ‘한가한 사람들’이었다. 찬란의 눈에 연극은 공부처럼 미래를 위한 노력도, 알바처럼 생계를 위한 돈벌이 수단도 아닌 그저 ‘놀이’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그 탓에 연극을 권유하는 부원들에게 건넸던 찬란의 첫 마디는 ‘난 그렇게 한가하지 못하다’는 현실적 이유일 뿐, ‘연극이 싫다’는 거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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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가 연극을 위해 찬란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 만화적 장치인 만큼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찬란과 연극부원들의 이야기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찬란뿐만 아닌 그들 모두가 내적인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찬란한 건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외모였을 뿐, 마음은 그렇지 못했던 셈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들 중 찬란이의 상처가 가장 ‘크다’고. 그러니 그들 모두가 다 같은 출발선에 놓여 있는 건 아니라고. 가정폭력과 경제적 문제 등이 표면적으로 가장 와닿는 만큼, 그렇게 느끼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상처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인지 묻고 싶다. 또 상처에 순위를 매기고 누가 더 불행하고 덜 불행한지 가리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일시적인 눈가리개일 뿐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건 공감과 위로이고, 찬란과 연극부원들은 그 덕에 함께 손을 잡고 일어날 수 있었다.

 

 

 

찬란하지 않아도 아름답다


 

그들에게 연극이란 곧 ‘탈출구’였다. 자신들의 상처를 마주보고 극복하는 예술이었다. 그래서 도래는 ‘꼭’이 아닌 ‘굳이’ 찬란을 선택했고, 찬란은 다시 ‘숨 쉬는 법’을 찾아간다.

 

찬란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1년여 간 연극 동아리를 했던 때가 떠올랐다. 나에게도 연극은 도전이자 극복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는 그런 거창한 목표가 없었다. 그럼에도 무대에 오르고, 막이 내리고 나면 스스로 뿌듯해지곤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에게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다.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불특정 다수 앞에 나서는 만큼 세상을 똑바로 마주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연기로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행복과 슬픔, 분노와 공감 등 다양한 ‘감정’을 선사한다.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하는 행위는 곧 배우 자신이 먼저 느끼는 것을 필요로 한다. 그 과정 속, 수많은 감정의 색채를 목격하며 흑백이었던 마음이 오색찬란해진다.

 

따라서 연극은 곧 관객을 위한 것이지만, 배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탈출구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앞에 ‘찬란한’ 삶으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이 펼쳐져 있음을 바라보게 해준다.

 

막이 내린 후, 앞으로 이어질 찬란의 삶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찬란한 순간도, 찬란하지 않은 순간도 모두 찬란이만의 삶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때로는,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그리고 그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찬란하지 않아도 가치 있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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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없다

 

커피 한 잔, 외식 한 끼조차 사치라 생각하던 대학생 ‘이찬란’. 무미건조하던 그녀의 일상에 티 없이 자란 것 같은 연극부원들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는 마음으로 밀어내던 찬란은 결국 모두가 크고 작은 상처들을 숨기고 있었음을 알게 되며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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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1~3

 

 

지은이 : 까마중

 

가 격 : 1권 12,000원, 2권 14,000원, 3권 14,000원

 

펴낸날 : 2020년 8월 10일

 

판 형 : 153*215

 

분 량 : 1권 200쪽, 2권 260쪽, 3권 260쪽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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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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