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산에 가는 2030 청년들 [문화 전반]

그들이 만드는 새로운 문화
글 입력 2020.10.0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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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정말 이상하리만큼 ‘등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

 

어떤 산을 다녀왔다는 이야기, 등산 장비 이야기, 산에 가자는 말들, 직접적인 말들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접속하면 여럿 친구들이 동시간에 각기 다른 산 정상에서 남긴 인증사진을 볼 수 있다.

 

인왕산, 청계산, 용마산, 도봉산, 수락산... 서울에 있는 산 이름과 코스를 알게 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주위에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아 20대의 산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증가한 것 같다.


한 인터넷 이커머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등산용품 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고 한다. 여성 등산의류 판매량은 103% 증가한 것으로 보아 젊은 층의 등산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은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실내 운동 시설들이 운영을 중단하고 답답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산을 찾게 된 부분과, 빠르게 번지는 sns의 특성이 맞물려 새로운 등산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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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코로나로 운동을 못하던 와중에 친구 몇몇과 등산 크루를 만들어 용마산과 봉화산을 다녀왔고, 등산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높은 칼로리를 소모하면서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고 멋진 풍경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드문 일이다. 주변을 관찰하고 공유해본 결과, 2030의 등산에는 다른 점들이 있다.


서로의 등산 패션, 도시락, 하산 후 갈 맛집,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사진 등 산을 오르는 행위보다는 다른 재미들을 찾고 이를 공유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중년층이 주를 이루던 등산이기에 중년층의 문화를 따라하기도 하고, 그들과 동일시하며 흔히 ‘힙한’것이 좋아 보이는 sns 문화에 새로운 줄기를 형성한다.

 

마치 마라톤 열풍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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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에 대한 관심은 중년층과의 소통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에게 ‘부모님이 등산용품을 사주시며 좋아하시더라’, ‘이를 계기로 가족들과 등산을 다니기로 했다’ 같은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단톡방과 인스타그램에는 서로 부모님이 사주신 다양한 등산용품이 전시되는데, 이런 현상이 낯설고 재밌어서인지 등산크루의 인기는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관계를 위한 등산문화가 단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른 세대를 배제하지 않고 이어진다면 전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동시에 각 세대의 매력이 뚜렷한 재미있는 문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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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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