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도 서울의 프란시스! - 프란시스 하

글 입력 2020.10.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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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포스터.jpg

 

 

금요일은 내 몸이 가장 고된 하루다. 내 컨디션을 생각하지 않고 덜컥 보게 된 영화.

 

금요일 저녁, 흑백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니 졸까 봐 걱정되었다. 그러나 러닝타임 86분 동안 나는 졸지 않았다. 그저 영화에 집중해서 웃고, 울컥하고, 발끈하는 감정, 서운한 감정 등 여러가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끝나고 나서 함께 본 친구에게 우리가 3월에 봤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생각났다고 하니 자기도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친구는 올해 본 영화 중 제일 좋았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시놉시스>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둘도 없는 친구 소피와 살고 있는 27살 뉴요커 프란시스. 무용수로 성공해 뉴욕을 접수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지만 현실은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일 뿐이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애인과 헤어지고 믿었던 소피마저 독립을 선언하자 그녀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한다. 직업도, 사랑도, 우정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프란시스는 과연 당당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를 보면서 프란시스는 꼭 나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지방이 본가가 아니고 서울 본가 집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프란시스처럼 생활비에 대해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녀가 꿈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 상황이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정말 잘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내 속도가 더딘 것 같아서 답답하고 화가 나는 순간이 정말 많다. 그 꿈을 직업으로 삼고 싶지만 나를 기다려주는 것 같지 않고 시간이 흘러갈 때 참 괴롭고 허망하다.

 

프란시스 역시 그런 순간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 프란시스를 지켜보면서 안타깝고 울컥하는 감정도 느낄 수밖에 없었다. 10대에는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20대가 되니 또 다른 고민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스며들고 있었다.

 

20대 후반에 들어서게 되면 이 고민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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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는 친구를 소중하게 대할 줄 아는 사람이다. 프란시스가 친구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 내가 친구를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보기도 했고 지금의 내 모습이랑 겹쳐서 보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프란시스보다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소피가 괜히 얄밉기도 했는데 지금의 나라면 소피처럼 친구보단 내가 더 중요한 순간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0대 초반이 아니라 20대 중후반에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프란시스가 이해되기도 하고 소피가 이해되기도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친구에 관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몇 개 있다. 우선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소피와 조금 소원해진 상태에서 친구 근황을 다른 사람에게 들었을 때 프란시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도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의 근황을 잘 모르고 괜히 나만 연락하는 것 같아서 서운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 순간이 생각날 정도로 프란시스의 싱숭생숭한 표정이 공감되었다.

 

두 번째로는 프란시스가 하지 말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끝없이 장난을 치는 장면이었다. 어릴 때 내가 하지 말라고 화를 내면 장난인데 뭐 그리 예민하게 반응하냐고 말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대체 왜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는 걸까….라는 짜증이 올라왔다. 그리고 마지막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프란시스와 소피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짓는 장면이었다. 같이 살 때 꿈에 관해 이야기하고 살아가던 모습을 서로 수고했다고 말하고 우리의 말처럼 이루어졌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참 기억에 남는다.

 

지금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미래가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살짝 섞여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각자 다른 사람과 웃으며 얘기하고 있는 파티에서 눈을 돌리다가 서로에게 시선이 멈추는 때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만 아는 그런 세계 같은 거죠.



프란시스&레브 포스터(최종).jpg

 

 

제 직업이요?
설명하기 힘들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어쩜 내 상황을 이렇게 말할 수 있지?라고 생각한 대사이다. 그래도 프란시스는 이 말을 할 때 생각보다 담담하고 당차고 씩씩하다고 생각했다. 나라면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져서 위축되고 머쓱하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을 수도 있는데. 생각해보니 위축될 필요가 있나? 싶다.

 

인생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깨달음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하게 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음악인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스윙키즈'에 나온 노래였다. 그래서 추석 연휴에 스윙키즈를 다시 봤는데 프란시스의 장면을 떠올렸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나처럼 스스로가 프란시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프란시스들이 모두 다 각자의 고난을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

 

현재 나는 추석 연휴로 푹 쉬고 있지만, 또다시 일상이 찾아왔을 때 프란시스의 모던 러브처럼 더 밝고 활기차게 내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그 속에서 찾아오는 불안과 고민은 큰 그릇을 가진 사람처럼 지혜롭게 잘 해결하기를 바라며!

 

 

*
 
프란시스 하
- Frances Ha -
  
 
감독 : 노아 바움백
 

출연

그레타 거윅(프란시스)

믹키 섬너(소피), 아담 드라이버(레브)

 

장르 : 청춘 무비

개봉 : 2014년 07월 17일
재개봉 : 2020년 09월 24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86분

 

 

 

 

김지연.jpg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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