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글 입력 2020.10.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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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우연히 들은 노랫말에 처음으로 깨달음이란 감정을 느껴보았다. 워낙 어릴 때라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깨달음이 맞는 것 같다.


‘쪽팔리게 살지 말자. 그러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자. 그러려면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그 노래를 들은 뒤로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내 인생의 모토이다.


난 아주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왔다.


조금은 독특한 음향이라는 전공을 하고 있고, 가끔은 곡도 만들고 밴드의 멤버로 무대에 오른다. 아트인사이트의 에디터로 활동하며 음악 위주의 글도 쓰고 있다. 2020년, 20대의 나, 내가 다니는 학교, 내가 했던 일, 내가 만들고 연주한 노래, 아트인사이트에 기록된 모든 글의 시작은 아무래도 그때인 것 같다.

 

 

 

Chapter 1. Pianist


 

나는 남들에 비해 어릴 적 기억이 정말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장면은 있다. 7살 때, 동네를 거닐다 들려온 피아노 선율이 너무 아름다웠다. 곧장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께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초등학생인 나에게 피아노는 전부가 되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며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때 피아노 선생님께서 나에게 대중음악 분야의 직업을 가지면 잘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당시엔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워낙 어렸을뿐더러, 나에게 음악이라곤 클래식 음악뿐이었다. 아이돌 그룹보단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가 더 좋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결국엔 대중음악 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이 되었고, 현재 그러한 일을 하고 있다. 꼭 한번 찾아뵙고 싶다. 그때 왜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것보다 먼저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Chapter 2. Rock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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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활동을 하며 받은 상장.

이 상장들은 앞으로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것에 있어

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중학생 때는 밴드를 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교내 밴드 동아리를 만들었다. 학교에서 제공해준 것은 연습 공간뿐이었다. 그마저도 악기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와 교내 체육관 창고에 우리의 연습실을 만들었다. 굉장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음악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

 

무엇인가 잘 풀렸다. 지역 동아리 대회에서 상을 받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전국 대회에서도 상을 받았다. 이후 각종 지역 행사에 초청받아 무대에 서기도 했다. 물론 이 행복했던 순간이 영원할 수는 없었다. 우리들의 졸업식 때 진행된 식전행사 무대를 끝으로  저마다의 길을 걷게 되었다.

 

 

 

Chapter 3. Songwriter


 

고등학생 때는 작곡에 관심이 많았다. 내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고등학교에서는 나와 뜻을 함께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함께 밴드를 만들어 자작곡만으로 공연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신촌의 한 작은 카페를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 공연하러 다니며 나의 음악을 세상에 공개하였다.

 

 

그동안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기록을

용기내어 꺼내보았다.

 

 

이제 와서 보면 정말 터무니없는 실력으로 무슨 자신감에 그런 짓을 했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반대로 그때는 하고 싶은 것들을 꼭 해야만 하는 열정이 가장 강했을 때였다. 그래서 아주 가끔 이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실력은 현재의 내가 더 높겠지만,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다.

 

 

 

Chapter 4. Sound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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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대학교에 입학하여 선택한 전공은 음향이다. 우선 내가 지금까지 해온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고, 같은 방향성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때마다 주저 없이 참여해왔다. 음악 녹음도 해보고, 공연장 스태프도 해보고, 영화 촬영 스태프도 해보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공연장 스태프이다.


잊지 못할 경험들을 많이 했다. 가장 가슴이 벅차올랐던 순간은 밴드 활동 시절 가장 동경했던 오아시스의 보컬 ‘리암 갤러거’의 무대에서 일했을 때이다. 그와 직접적인 무엇은 없었지만, 백스테이지에서 그의 무대를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미숙한 영어 실력으로 리암 갤러거의 음향 감독과 대화를 시도했고, 공연이 끝난 후 그가 당시 사용했던 셋 리스트 종이를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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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다양한 공연장에서 꾸준히 활동한 결과, 함께 일하던 과장님께서 ‘팬텀싱어 2’ 전국투어에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나는 당연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2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지방을 돌며 투어에 참여했고, 음향 지식뿐만 아니라 공연 산업 그리고 사회생활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서로가 협동해야 하는 공연장에서 일하다 보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원만한 대인관계가 필수 조건임을 알게 되었다.

 

 

 

Chapter 5. Art Insight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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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 나의 이름을 검색해봤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들이 쌓여있다.

처음 에디터가 됐을 때,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쓰던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이후 새로이 도전한 것은 공연 기획. 열심히 준비했건만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이다.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계획했던 일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던 와중에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에디터 모집 글은 나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어릴 적부터 음악 평론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음악의 큐레이터 같은 느낌이랄까?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고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런 나에게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나도 이 플랫폼의 일원이 되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또 다른 꿈을 이루고자 에디터에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렇게 또 하나의 글을 기고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이 일을 함으로써 내가 행복하니까 정말 즐겁게 글을 썼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한 조회 수는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미숙한 실력으로 써 내려간 나의 글들을 수천, 수만 명이 읽는다는 생각에 쑥스러워 나의 글에 네임태그 조차 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나의 글을 잘 보고 있다고 응원해주는 주변 지인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지금,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며 그동안 갖고 있던 부담감도 사라졌다. 이제는 당당하게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이호준’ 네임태그를 걸 수 있을 것 같다.


에디터 활동 기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서야 에디터 활동의 의미를 하나하나 깨우쳐 가는 중인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로 슬프다. 에디터로 활동한 이 짧은 기간에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아트인사이트라는 좋은 플랫폼 속에서, 문화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함께 향유한 것만으로도 나의 에디터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남은 기간 역시 에디터로서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마음껏 누려야겠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테니까.

 

 

 

Outro


 

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현재는 영화, 광고 등 영상매체의 음악감독에 도전하고 싶어 준비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은 다 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의 모토가 되어준 그 노래와 함께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그대여

(무한궤도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마지막으로, 저의 이 모든 과정들을 믿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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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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