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흑백의 청춘은 찬란하다, 영화 프란시스 하

무채색의 도시 속 작은 삶이지만 청춘은 다채롭고 찬란하다
글 입력 2020.09.2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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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하>는 프란시스의 일상을 담은 영화이다.

 

프란시스는 스물일곱 살 견습 무용수인데, 친구와 함께 뉴욕에 살고 있다. 그녀는 노래하고 주사위 게임을 하고 하우스 파티에 가고 빨래를 하고 춤을 추고 책을 읽으면서 도시에서 산다. 고민을 잔뜩 떠앉고서 말이다. 프란시스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시에서 살아나가는지가 이 영화에서는 중요한 지점이다.

 

흑백영화라는 점과 도시 공간에서 그녀의 움직임에 초점을 두고 청춘이라는 시간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을 중심으로 영화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그녀의 순간들, 영화 <프란시스 하>를 살펴보도록 하자.

 

 

 

1. 흑백의 공간, 도시


 

이 영화의 감독 노아 바움백은 흑백 영화로 만든 것이 의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감독은 프란시스의 이야기에 즉각적인 노스텔지어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는데 영화의 주된 배경인 뉴욕이 흑백으로 처리됨으로써 그의 의도가 충분히 관객에게 전달된 듯하다.

 

흑백은 노스텔지어와 같은 그리움과 향수의 느낌을 전달하기에 알맞은 애수를 풍길 수 있고 컷들 중에는 짤막한 것도 많아서 즉각적이고 순간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본다.

 

프란시스처럼 고향을 떠나온 이들에게도, 도시에서 태어난 이들에게도 도시는 노스텔지어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일과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등 이별이라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은 그리움을 촉발시키는데 도시라는 공간은 개별성이 심화된 공간이라서 그리움을 위로해 줄 대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프란시스는 인간에게는 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집이라는 거주 공간의 확실성마저 불안정한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지 프란시스는 관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곤 한다. 프란시스의 관계와 일상 그리고 일상 속 감정이 강조되는 이유는 흑백의 도시 공간이 채색되지 않아 화려한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주인공의 움직임과 표정을 돋보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흑백의 중심, 움직임


 

프란시스가 자신이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정의를 표현하는 시점은 영화의 마지막 즈음 자신이 짠 안무로 공연을 올릴 때이다.

 

영화는 실제 주제가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안무의 움직임과 그녀가 일전에 관계에 대해 말한 것이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레이첼이라는 친구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말한 것이었다. 파티에서든 사람들이 많은 어디에서든 두 사람이 어떠한 불순한 의도 없이 눈이 마주칠 때, 두 사람 주변에는 수많은 차원들이 존재한다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각자 다른 사람과 웃으며 얘기하고있는 파티에서 눈을 돌리다가 서로에게 시선이 멈추는 때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만 아는 그런 세계 같은 거죠."

 

 

그러면서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관계에서나 삶에서나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안무에서는 여러 사람이 서 있는 중에 두 사람씩 순서대로 정해진 특정 행동을 한 후 나중에는 전체가 조화를 이루며 동작을 한다. 아마 프란시스는 삶이 관계에서 시작되는 어떤 조화와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마치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삶처럼 말이다.

 

같이 살던 친구 소피와 죽고 못 살다가 소피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고, 약혼하게 되면서 멀어지는 주된 이별 속에서도 프란시스 자신은 집을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그러면서도 즉흥적으로 여행도 가고 꿈을 위해 꿈과 동떨어진 일은 거절하는 용기를 가지고 생활하면서 청춘을 살아간다. 관계가 인생의 일부로써 인생의 시간이 조화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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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흑백의 시간, 청춘


 

결국 그녀는 안정을 위해 무용수라는 꿈과는 거리가 먼 무용단의 사무직 일을 맡지만 안무를 짜는 일도 해서 자신이 짠 안무로 무대를 선보이게 된다. 그리고 혼자 살 집도 마련해서 우편함의 칸에 맞게 이름을 적어 넣는데, 그 글자들이 바로 프란시스 하이다. 프란시스의 청춘의 키워드인 주체성을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주체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장면으로는 영화에서 그녀가 뉴욕의 거리를 달리는 장면이 있다. 인물의 속도감을 강조하는 동적 상징이 드러나는 장면이라서 달리고 있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주목시킨다.

 

또 영화에서는 줄곧 인물의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듯 촬영하는 기법인 버즈 아이즈 뷰를 쓰지 않고 미디엄 숏이나 클로즈업을 사용하는데 인물이 능동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도시 속 작은 삶이지만 이 기법들은 모두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영웅과 같은 프란시스의 모습에 어울린다.

 

이러한 기법들과 더불어 프란시스의 꾸밈없는 모습과 상대방이 처음 보는 사람이든 아니든 솔직하게 내뱉는 말들에서 그녀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가 어떤 것인지, 그녀가 관계들을 어떤 방식으로 인생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지가 보인다.

 

프란시스의 청춘은 흑백의 큰 도시 속에서는 작은 무채색 삶일지언정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찬란하고 다채로운 조화를 이루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시간이었다. 영화는 그녀의 일상에서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며 우리의 청춘도 그렇지 않을까, 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기다리는 의문을 제기한다.

 

 

*

 

프란시스 하
- Frances Ha -
  
 
감독 : 노아 바움백
 

출연

그레타 거윅(프란시스)

믹키 섬너(소피), 아담 드라이버(레브)

 

장르 : 청춘 무비

개봉 : 2014년 07월 17일
재개봉 : 2020년 09월 24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86분

 

 



[김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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