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만화가 재난을 이야기 하는 방법: 지금, 만화 6호

글 입력 2020.09.1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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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유난히 만화책을 좋아했다. 글을 읽는 것보다 다양한 그림체를 구경하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 따라간다는 것은 나에게는 글을 읽는 것보다 흥미로웠다.

 

만화책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큰 취미 생활이었다. 그 취미 생활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때는 만화책을 직접 사거나 빌려 읽었지만, 지금은 간편하게 스마트폰을 통해 본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매주 연재되는 웹툰은 7일 동안 합쳐서 30개 이상은 보는 것 같다. 다양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신선하고 재미있는 만화를 찾아다니는 것은 나에게 여전히 소소한 재미인 거 같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만화에 대해 비평한 책이 있다고 하길래 주저 없이 읽고 싶었다. 그리고 읽어보니 지금 코로나를 겪고 있는 이 시기에 딱 알맞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내가 읽었던 만화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고 새로운 장르, 시대의 상황, 인간에 본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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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재난 만화에서 캐릭터는 어떻게 영웅화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존재 자체가 영웅인 캐릭터, 가족을 위해 영웅이 되는 캐릭터, 평범하고 열등하지만, 자기실현을 이뤄내는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범한 캐릭터가 자기실현을 하는 것에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애초에 능력치가 높은 캐릭터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p.51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의 힘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많은 이들이 경험했다.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도 배워 한다.

 

 

올해 여름비가 그렇게 많이 내릴 수가 없었다. 농사를 지으시는 친척이 있기에 더 염려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실제로도 큰 피해를 보셨다고 했다. 그때 훌훌 털어버리는 친척의 모습을 보면서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를 대하는 법은 의연한 마음도 포함된 것 같았다. 자연재해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인지 그 의연한 마음이 그다음 단계를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다.

 

  

p.67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고충으로 인한 재난 상황과 그에 직면한 인간들의 다양한 반응들을 통해 끌어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2020년에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다양한 반응을 보면서 세상엔 정말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인 사람들도 많이 보고 이 순간에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도 많이 본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보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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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7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시대, 살아내야 할 의지가 필요한 시대라면, 더 당차고 적극적으로 살아내자, 흐림 없는 눈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문장 중 하나이다. '코로나 블루'로 사람들이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듯 나도 역시 쳐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문장을 읽으면서 혼란스러운 시대에 내가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하기.

 

 

p.135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더 소중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고 한다. 그저 스쳐 지나갔던 일상을 어떻게 하면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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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즐겨보는 만화와 함께 재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그저 재난+만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삶을 살아가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만화에서 보던 상황이 현실에서도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지만 그럴 때 우울해하고 무기력해지지 말고 정신을 번쩍 차리고 나아가야겠다. 그러다 보면 분명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이번 달에 일-집 반복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에게 좋은 문장을 읽어드리기도 했다. 책을 보면서 엄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어쩌면 나에게 온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책 소개>
 
 
왜 지금 재난만화를 읽어야 할까?
배트맨과 슈퍼맨도 재난만화 속 영웅일까?
일본은 왜 재난만화를 잘 만들까?
코로나 19시대, 무얼 보고 읽어야 할까?
그 많던 웹툰 플랫폼은 어디로 갔나?
<데드 라이프>는 왜 노란 메모지를 넣었을까?
웹툰 생태계에서 산업 인프라는 얼마만큼 중요할까?
왜 재난만화는 학교와 학생이 꼭 나올까?
전염병이 유행하면 연애는 포기해야 할까?
 
올해로 한국만화는 111살을 먹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만화만큼 만화비평의 시간도 그동안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만화 비평의 시작으로 《동아일보》 창간 멤버였던 김동성(1890~1969)의 만화작법 연재를 보는 데는 아직 적잖은 이론(異論)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만화비평의 시작을 시인 오규원이 《뿌리 깊은 나무》에 게재한 비평문으로 보고 있는 것은 타당하다. 그 이후 1993년 《스포츠서울》에서 신춘문예에 '만화비평' 부분을 신설하고 만화평론가를 배출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만화비평의 장이 열렸다.
 
지난 2018년 《지금, 만화》 1호의 첫 발간은 무엇보다 만화비평의 중요성을 정부와 만화계가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과거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평론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관점에서, 한국만화도 그 치열한 평론문화의 정착에서 꽃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웹툰 전성시대에서 제대로 된 만화(웹툰) 비평서로서 《지금, 만화》가 그 역할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지금, 만화》 6호는 2020년 당대의 사회적 현실 문제와 만화를 연결시키고자 했다.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를 전례 없는 팬데믹 세상으로 빠뜨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의료는 거의 준 마비상태가 되었으며, 전 세계인의 정신과 건강 상태마저도 혼란과 붕괴를 야기하고 있다. 이 팬데믹 시대가 언제 끝날지, 아니 끝나기나 할지 제대로 가늠할 수 없는 시대에, 《지금, 만화》 6호는 '재난'과 '만화'를 연결지어서 만화(웹툰)이 세상을 보는 눈을 살펴보고자 한다.
 
 
*
 
지금, 만화 6호
- 재난 + 만화 -


발행처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편집인 :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발간사 : 팬덤북스

분야 : 잡지

규격
170*240

쪽 수 : 19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3,000원

ISBN
977-26-3588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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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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