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아현의 집

글 입력 2020.08.3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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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꿈'을 꾼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은 단순한 지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총인구 5300만명 중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천만 인구가 살고, 수도권 권역으로는 총인구의 절반이 밀집되어 사는 지역, 참으로 비정상적인 방사형 구조로 설명된다. 이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청년들이 오늘도 '서울'로 향한다.

 

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NeMaf)의 단편 상영작 <아현의 집>은 그러한 청년의 삶 한켠을 영상에 담았다. 16분의 짧은 필름이지만 그 진솔함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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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에 사는가의 문제는 주거의 기능 이상으로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내 집 마련'이 인생의 목표처럼 회자되는 것 역시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재화를 가진 사람이 더 좋은 조건의 집에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덜 가진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중받기 힘든 조건의 집에 '살아야 한다'는 것에 우리는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집값이 나날이 치솟는 서울 한복판에서, 가진 것 없는 청년들은 더 외진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더 어두운 곳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공간이 분리된 집에 사는 것 쯤 이제는 꿈도 꾸지 않지만, 소위 '지옥고'라고 불리우는 공간에서 더위, 벌레, 곰팡이 따위와 마주할 때 그것은 '비참함'이라는 감정과 연결된다. 가장 편해야할 공간이 자신을 좀먹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그에 공감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박탈감마저 불러온다.

 

영화 속 '아현'은 그럼에도 가장 힘든 것은 "못난 사람이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뭐든지 숫자와 계급으로 치환되기 시작하면, 

팍팍해져요 사람이. 아름답게 안보이죠 세상이. 

... 

지금도 서울이 미워요. 근데 서울은, 

제가 있어야 할 공간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김아현'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속하면서부터 만들어진 것 같거든요. 

좀 더 보고 싶어요. 아직은 안 내려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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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과 같은 청년의 삶들이 인간답지 못해야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주거의 문제는 고질적인 도시문제이자 청년문제이지만, 그것이 문제를 묵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아도 당사자의 목소리는 도처에 널려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그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고 만다. 실마리를 푸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 시대의 수많은 '아현'들을 끊임없이 조명하고 연대하면서 우리는 옳은 방향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현의 집> 그리고 수많은 대안영상들은 우리가 문제를 앞에 두고도 스스로 눈을 가릴 수 없도록, 바로 '우리'의 문제로 여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화두를 던진다. 은유적이면서 직설적으로, 연대의 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대안영상예술의 역할이자 대안영상예술이 가진 강력한 힘일 것이다.

 

올해의 NeMaf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아낸 것처럼, 내년의 NeMaf는 어떤 시선을 담아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대안적 사회를 꿈꾸며, NeMaf와 대안영상예술 작가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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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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