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잃어버린 활력을 찾아서 [사람]

글 입력 2020.08.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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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집은 그냥 잠을 자는 곳 정도로 여겼던 내가 집콕 생활을 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던 내가 쉽사리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으며, 1년의 휴학 후 드디어 학교에 복학했지만 등교는 할 수 없었다.

 

왁자지껄하고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누리기는커녕 집에서 인강만 들었고, 동아리나 모임 활동은 메신저로만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코로나19의 기세가 좀 꺾이고 잠잠해지며 희망이 생겨나고 있을 즈음, 다시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붙들고 있던 삶의 활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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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나는 고민 없이 각종 공연과 여행을 꼽을 것이다. 2020년 2월 이전의 나는 한 달에 수 편의 공연을 즐기고, 매 방학 때에는 해외와 국내를 가리지 않고 수차례 여행을 떠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얼룩진 이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름이면 항상 가던 각종 페스티벌도 즐길 수 없었고, 콘서트는 취소되었으며, 그나마 8월 15일 전까지는 상황이 나아지는 듯하여 가끔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뮤지컬을 봤는데, 이제는 그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여행은 고사하고 본가인 대전에도 거의 내려가지 못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자유로움을 빼앗기니 무기력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이 사태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몇몇의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엄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것이 화가 나기도 했다.

 

아침에 눈을 떠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고, 하루하루의 기대감이나 설렘이 많이 사라졌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워 대부분 온라인으로만 연락을 하다 보니 외롭기도 했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에는 우울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듯 살아갈 수는 없었다. 삶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나는 집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먼지가 쌓인 외장하드를 꺼냈다. 그간 다양한 지역과 나라를 여행하며 찍어둔 영상을 하나하나 재생했다. 간접적으로나마 자유로웠던 그때 그 순간을 느끼며 추억하고, 그때의 행복했던 감정을 천천히 음미했다. 그리고 그 영상들로 여행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약간의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며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공연이 보고 싶을 때에는 실황중계나 지난 공연들의 영상을 찾아봤다. 많은 제작사가 공연의 실황이나 라이브를 인터넷으로 방송하고 있다. 극장에서만큼의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관람하는 공연만의 매력도 충분히 있었다.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

 

엉망이 된 생활 습관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크게 하는 일이 없는 몇 주를 보내다 보니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해가 뜨고서야 간신히 잠을 자는 생활을 하곤 했었다. 수면 패턴이 망가지니 자연스레 식사 패턴도 무너졌고, 이는 큰 피로감을 가져왔다. 하지만 삶의 활력을 되찾고자 마음먹은 후로, 이 패턴을 다시 건강하게 바꾸고 있다. 집안에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인스턴트를 벗어나 직접 밥을 해먹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밤에 잠을 자려 노력하고 있다. 점점 생기가 도는 하루하루가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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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가 시작된다. 비록 이번 학기에도 학교에 갈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그저 흘러가듯 시간을 보내지는 않으려 한다. 변해버린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활력과 재미를 찾아 누리며 살아가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일상을 해치려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꼭 극복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했던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그때까지 지치지 않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

 

나도, 당신들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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