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조금은 어색하지만 용기내서 감정 풀어내기 -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도서]

글 입력 2020.08.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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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부정적인 감정에 익숙해진지. 혹시나 내가 행복이라도 느끼면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꼭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세트처럼 딸려 와서 그렇게 좋았던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낙하한다.

 

인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던 상황을 더 잘 기억한다. 행복하고 기쁘고 설레는 건 거기서 끝이다. 추억으로 예쁘게 포장해서 가끔 꺼내 보는 게 다다. 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의 뇌는 다시는 똑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다시 기억해낸다. 그 감정의 응어리가 확실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굴레는 반복된다.

 

글쓴이는 말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도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두려움과 불안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과해지면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고 했다.

 

가끔 집에 혼자 있다 보면 슬프고 싶은 순간이 있다. 내가 처해있는 이 환경이 불쌍하다고 여겨서 울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그러면 소리 내서 펑펑 울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울다가 지쳐서 잠들었다. 그러고 일어나면 좀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기분인가보다. 눈물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글쓴이가 얘기하는 거 보면. 눈물은 절대 나쁜 게 아닌데 눈물을 흘리면 사람들은 연약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는 눈물을 잘 안 보이려고 노력한다. 눈물을 허구한 날 흘리는 건 어른답지 못하다고 말하니까.

 

책을 읽다가 내 얼굴을 봤다. 그동안 나는 축 져진 눈 때문에 내가 순한 인상이라고 생각했다. 입꼬리는 내려가 있지도 올라가 있지도 않은 일직선이다. 평소에 잘 웃는다고 스스로 자부했는데 그것은 또 아닌가 싶고.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사람의 얼굴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128p) 아는 동생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가끔 짓는 내 무표정이 눈치가 보일 정도로 무섭다고 했다. 나의 순한 인상 때문에 사람들에게 만만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내게는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다시 나를 돌아봤다. 나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 걸까. 그렇게 이 책을 읽으면서 멈춰 서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더 치우쳐 있는 사람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감정에 지배되는 경우가 많다. 행복이나 기쁨 같은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우울함과 슬픔과 씁쓸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린다. 익숙하다 못해 편안하다.

 

나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특히 화를 낼 때가 힘들다. 중학생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아빠 앞에서 전화기를 던진 적이 있다. 아빠에게 엄청나게 맞았다. 왜 내가 화가 났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지 못하고 화라는 그 감정에만 집중했었다. 조금은 경계를 가지고 볼 필요가 있었는데.

 

물통에 여러 가지 물감을 풀어내듯 그렇게 감정을 외부의 입장에서 풀어내고 싶다. 아직은 소망에 불과하지만 연습할 거다. 담담하면서 따스하게 흘러가는 글쓴이의 문장들에 용기를 얻었다. 글쓴이의 경험담이 힘이 됐다. 나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288p의 3문장은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마치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의 3문장으로 짜여있는 것처럼 완벽했다. 글쓴이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을 테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세요.

자신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세요.

당신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근본은 사랑이라고 글쓴이는 말했다. (29p) 자신을 사랑하자. 조금은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다. 나는 그렇다. 그래서 자꾸만 내뱉어본다. 공기 중으로 떠다니는 말을 귀로 듣는다. 그렇게 자꾸만 반복하다 보면 나는 어쩌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꿈꿨다.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을 굳게 믿고 두려움을 떨쳐내고 한 걸음 내딛어본다.

 

 

표지 입체.jpg

 





<책 소개>
 
 
10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
그림책 테라피스트가 알려주는
미묘하고 복잡한 내 감정 표현하는 법
 
'감정 다루기'는 아이부터 어른까지의 공통 관심사이다. 부모는 어린 아이에게 수많은 감정의 이름을 알려주고,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모가 된 어른 역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려 노력한다. 아이 시절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지만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을 숨기는 법을 알게 된 어른들은 참다 참다 욱하는 감정에 일을 그르치며 후회하고 자책한다.
 
감정은 우리의 욕구가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하는 것을 발견하면 설레고 가슴이 뛰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두려움이 든다.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우리의 생각과 삶에 영향을 준다. 그런데 감정을 억누르고 살다보면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알기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에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이 아닌 타인이 나에게 바라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법을 터득했다. 기분이 좋아도 나빠도 그렇지 않은 척한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상대를 불편하지 않게 하면서도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내 감정을 알아채야 한다.
 
10년간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해온 저자는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다양한 감정의 파편들을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강아지가 꼬리로 주인과 세상을 향한 감정을 표현하듯이 우리도 내 안에 감춰져 있는 감정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간다면 과거의 상처로 형성된, 해소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를 제거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스스로의 감정 표현에 부끄러워하는 우리에게 쉽고 친절하게 감정 찾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 내 감정은 소중하다 -


지은이 : 송귀예

출판사 : 빌리버튼

분야
인문>심리학

규격
153*225

쪽 수 : 288쪽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정가 : 15,500원

ISBN
979-11-88545-89-6 (03180)

 


 

 

에디터 이지윤.jpg

 

 

[이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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