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 영화 산업의 빛과 그늘 [문화 전반]

현 영화 산업의 구조적 문제 전격 분석
글 입력 2020.08.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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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춤하고 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영화가 이뤄낸 성과는 무척이나 놀라웠다. 무려 다섯 편의 영화,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겨울왕국2>가 천만 관객 수를 돌파했고, 한국 영화가 100년이 되는 해(2019년)에 영화 <기생충>이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올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면서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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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테랑> 포스터

 

 

하지만 화려한 성과 뒤에 한국 영화 산업의 어두운 그늘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 단적인 예로 2016년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베테랑>에 대한 홍지로 평론가의 비평을 들 수 있겠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서도철 형사는 ‘사나이’와 ‘가오’를 입에 달고 사는 가부장이고, 영화 속 여러 설정들로 볼 때 성차별주의자에 인종차별주의자일 가능성이 농후하며 필요 이상으로 공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폭력 경찰에 가까운데, 그런 인물이 악덕 재벌 2세와의 싸움에 나섰다고 해서 마냥 응원하고 그 승리를 선뜻 환영해도 괜찮은 것인가”하는 우려였다.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의 도덕성이나 스토리의 개연성을 따지기보다는 재미와 쾌감을 위한 영화들에 기꺼이 표 값을 지불한다는 점, 이러한 관객들의 선택이 한국 영화의 하한선을 계속해서 내려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단순히 관객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영화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보완의 미흡성이 들어가 있다.

 

 

 

1. 현 영화계의 구조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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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한국 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한국 영화산업에 불만족을 표했다. 그 이유로는 “흥행에만 치중한 나머지 소재와 줄거리가 빈약하다”(69%)는 지적과 함께,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57%)와 “영화마다 감독/배우진이 비슷하다”(53%)는 문제가 언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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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여기에 더해, 전체 응답자 10명 중 5명(54%)이 대기업 위주의 스크린 독과점 등 불공정 거래 개선을 현 영화 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언급했다. 즉, 현재 영화 산업에 대한 만족, 불만족 여부를 떠나 절반이 넘는 관객들이 영화계의 대자본 독점 폐해를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는 사실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관 방문 횟수가 높은 관람객일수록 ‘대기업 수직 계열화’ 문제와 ‘대기업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성 영화’에 대한 의견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영화를 자주 접하는 ‘영화 애호가’의 객관적인 눈으로 봤을 때, 독과점 폐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표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계의 대기업 독과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란 말인가?

 

 

 

2. 대기업 독과점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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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프레시안, "한국영화 100년, 이대로는 미래 어둡다"

 

 

대체로 극장 자본과 배급 자본은 나뉘기 마련이다. 그런데 한국의 환경은 다르다. 3대 극장이 대형 배급사도 함께 갖고 있다. CJ가 CGV(극장)와 ENM(배급)을 함께 가진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독립 배급사는 대형 배급사가 배급비를 낮춰버리면 울며 겨자 먹기로 더 싼 가격에 영화를 극장에 내걸어야 하는 실정이다. 갈수록 소형 배급사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결국 대자본 입맛에 맞는 영화만 극장에 내걸리게 된다.

 

이러한 구조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더 이상 실력 있는 영화 인재가 재능을 펼치기 어려운 시스템이 되고 말았다.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흘러가는 영화계의 구조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으로만 이를 보완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이렇다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최영배 영화제작협회 부회장은 대자본의 극장-배급사 겸영 문제 개선, 예술영화 전용관 의무화와 스크린 독과점 금지 법제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필자 역시 여기에 적극 동의한다.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대기업 독점 시스템 개선과 반짝이는 인디영화계에 대한 적극 지원이 실시된다면 현재의 한국 영화의 수준은 더욱 높아지리라 전망한다.


*

 

이제 ‘한류 열풍’은 거품 낀 옛말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와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높이고 있는 것만 보아도 전 세계가 한류를 주목하고 있다는 지표다.

 

하지만 필자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K열풍을 보면서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가 떠올랐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칭할 만큼 큰 부와 영광을 누렸던 과거 ‘대영제국’의 수면 아래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곪고 있었다. 큰 빈부격차로 인한 경제적 문제, 사회 전반적인 도덕성의 폐해 등으로 인해 대영제국은 점차 무너지게 되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당장의 영광에 눈이 멀어 썩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무너진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한국 영화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눈앞의 꿀을 삼키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참고 문헌 출처

프레시안, "한국영화 100년, 이대로는 미래 어둡다"

여론 속의 여론, "대한민국 영화산업, 기회와 위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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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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