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신론자와 기독교인의 심도깊은 대화 - 연극 '라스트 세션' [공연]

당신은 신의 존재를 믿나요?
글 입력 2020.08.14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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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스트 세션]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공연의 거리, 대학로를 방문했다. 내가 연극을 감상할 때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사실 별 것이 없다. 바로 공연의 주제와 나오는 배우, 딱 이 두 가지로 나는 공연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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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점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은 내가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신론자인 프로이트와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 이 두 명의 등장인물이 신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논쟁을 하며 극 전개를 이끌어나간다. 나는 현재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어언 20년 동안 무신론자로 살아오다가, 기독교인이 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이러한 나의 배경 속에, 요즘 복잡한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점점 다시 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는, 그리고 종교에 대해 고심하게 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러한 주제의 연극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능도 있지만, 본질적인 것에 대한 생각과 나만의 논쟁을 펼칠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관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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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연극 [라스트 세션]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라인업 또한 엄청나다. 신구, 남명렬, 이석준, 이상윤. 캐스팅된 배우 모두 ‘연기’로 인정받은 배우들이다. 나의 공연 선택 기준에 ‘배우’의 요소가 들어가게 된 것은,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면서 쌓인 경험들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공연을 접할 경우, 이왕이면 좋은 자리 그리고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공연을 모두 선호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공연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유명하지만,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있을법한 경우의 공연을 몇 번 경험했다. 사실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나에게는 일상 속 힐링과 같은 소중한 시간인데, 유명세에 의한 캐스팅으로, 작품의 감상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그래서 그러한 경험 이후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어떤 사람인지에도 관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연극 [라스트 세션]은 이러한 나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라인업이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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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름 다양한 연극을 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연극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보통 연극이라 하면 다양한 등장인물과 몇 번의 배경 교체 등의 환경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연극 [라스트 세션]은 연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하나의 공간과 두 명의 등장인물로 90분이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사실 신의 존재, 그리고 인간에 대한 논쟁이라는 주제로 90분이 과연 채워질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극이 시작되고, 이러한 생각은 하얗게 지워졌다. 충분히 인간이 살아가면서 모두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신에 대한 인간의 생각,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까지 일방적인 방향이 아닌, 두 사람의 입장에서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며 논쟁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두 사람의 논쟁 과정은 너무나도 공감되고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다.

 

결국 인간은 모두 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삶과 죽음을 생각하며, 사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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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논쟁의 중간마다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던지는 ‘영국식 개그’도 나는 나름 이 연극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흔한 연극의 스토리가 아닌, 인간이라면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주제로 아주 깊이 있고 예리하게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이러한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웃음 포인트들을 연극에 잘 녹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인간이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이다. 잊을 수가 없다. 어디에 적어둔 것도 아니다. 그저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대사이다. 사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자신이 입 밖으로 꺼내는 말보다, 타인에게 말하지 않는 내면의 것이 더욱 그 사람을 잘 알 수 있게 한다. 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알 수 없다면 그것을 알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등의 생각이 생각을 가져오는, 철학적인 시간을 경험할 수도 있었다.

 

최근 관람했던 연극 중 아마도 가장 심오한 주제와 논쟁이었지만 한 번도 졸지 않고, 관람하는 동시에 나의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 또한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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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국 살고, 죽고, 서로 사랑하며, 가장 나약해지는 죽음의 앞에서는 신의 존재를 떠올린다. 종교를 떠나 인간의 삶, 죽음 그리고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연극 [라스트 세션]을 관람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90분 동안 치열하게 생각하고, 정리하고,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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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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