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난생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문화 전반]

생애 첫 sns를 하면서 느낀 것
글 입력 2020.08.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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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이전부터 인스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었다. 가끔 유명 연예인들의 화려한 일상이 올라온 기사들을 보면 출처가 대부분 인스타그램이었고 지인들의 흥미로운 소식 역시 인스타를 통한 정보였다. 이러니 SNS에 흥미가 가지 않을 수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트렌디한 정보와 보고 싶은 사진들은 죄다 인스타를 통해 볼 수 있다 하니.. 큰맘 먹고 찾고 싶은 사람의 계정을 들어가 보려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곧, 개인 계정이 있어야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나의 인스타 염탐(?)은 실패로 끝이 났다.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정을 만들지 않았던 이유는, 계정을 만드는 순간 본격적으로 너무 깊게 빠질 것 같아서였다. 내 시간을 뺏길 것 같아 두려웠고 어쩐지 나에게 인스타는 판도라의 상자처럼 느껴졌다. 열면 안 될 것 같지만 호기심을 뿌리칠 수 없는.

 

 

[크기변환]https___kr.hypebeast.com_files_2019_11_instagram-reels-launch-1.jpg

  

 

그런 내게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 정당한(?) 사유가 생겨난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하는 동안 SNS가 필수이기 때문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뚜껑을 열고 직접 그 세계로 들어가 보니 인스타의 시스템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보여주고 싶은 나의 사진이나 글을 공유하면 사람들이 ‘좋아요’ 하트로 호응을 해준다.


사실 이 시스템에 대해선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알기만 하는 것과 막상 체험하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비록 많은 숫자의 ‘좋아요’를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경험이 내게는 낯설고 새로웠다. 또, 궁금했던 사람의 계정에 들어가 그 사람의 사진과 일상을 볼 수 있다니. 그것도 몰래!

 

문득 관음과 노출에 대해 알프레드 히치콕이 한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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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의 대가로 잘 알려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모두 관음증 환자 아니면 노출증 환자다.”

 

- 알프레드 히치콕

 


이 말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너무 극단적인 말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히치콕의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영화 <이창>에서 관음의 시선을 그린 바가 있다.


<이창>의 주인공 제프는 창 너머의 이웃 주민들을 몰래 훔쳐본다. 이때 이 영화가 가진 자세는 편집으로 드러나는데, 제프의 관음의 시선에 관객들을 동참시킨다. 예를 들어, 제프가 바라보는 창밖의 이웃들은 롱숏으로 보여주며 우리는 이웃 주민들의 ‘모습’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염탐하는 제프의 얼굴은 클로즈업 화면으로 비치면서 몰래 엿보는 제프의 시선과 마음에 관객들을 동참시킨다.

 

 

[크기변환]149-Rear-Window.jpg

  

 

영화 <이창>은 관음의 심리를 즐기고 옹호하는 영화가 아니다. 제프가 창밖으로 몰래 바라보는 타인의 일상은, 프레임을 통해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의 관음증에 대한 은유이다. 또 결말까지 보게 되면, 이 영화가 관음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히치콕의 말대로, 영화를 보는 행위 역시 다른 이의 일상을 훔쳐보고 싶은 관음의 욕망이 들어있는 것이다.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에서조차 우리의 관음의 욕망이 나타난다면, 대놓고 노출과 관음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인스타그램은 어떠하겠는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과 호응을 얻고 싶은 노출의 욕망과 이를 보고 싶어 하는 관음의 욕망이 인스타그램 안에 모두 들어있다.


만약 ‘좋아요’의 기능이 사라지고, 남의 계정에 들어갈 때마다 모든 기록이 남는다면? 아마 지금만큼의 열렬한 인스타 활동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이 SNS를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자 욕망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

 

필자는 관음과 노출, 이 두 가지로 돌아가는 인스타그램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망이며 인스타는 이미 우리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트렌드이자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유불급. 욕망과 욕심이 넘치면 뭐든 망가지게 되어있다. 인스타를 하는 동기와 원동력을 파악하여 이를 잘만 이용하고 조절한다면 SNS는 개인의 잠재력과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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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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