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외로울 땐, 너를 불러 [영화]

글 입력 2020.07.26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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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에 스며든 건 익숙해진 일이다. 왜냐하면, 하루에도 여러 번 "시리야, 오늘 날씨 뭐야?" 혹은 " 아리아, 저녁 뭐 먹을까?"라고 AI에게 묻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인공지능과 정감을 넘어 사랑까지 나눈 남자가 있다.

 

 

 

AI와 사랑에 빠진 시어도어


 

이 영화는 2025년 미래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시어도어는 로맨스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하고 있다. 아내를 생각하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시어도어는 음성통화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지만, 자신과 맞는 여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혼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시어도어. 어느 날 거리를 지나다,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광고를 보게 된다. 그리고 시어도어는 무언가에 홀린 듯 새로운 운영체제를 사서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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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심지어 자신의 이름도 직접 짓는다. ‘사만다’라고. 시어도어의 메일함 관리부터 로맨스 편지 교정·일정 관리 등과 같은 업무를 도와주기도 했다. ‘사만다’가 시어도어를 도와준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사만다’는 시어도어의 개인 비서, 혹은 그 이상을 넘어 점점 그의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한다.

 

그녀는 시어도어의 모든 일상을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시어도어는 운영체제 ‘사만다’를 대화가 잘 통하는 하나의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운영체제 ‘사만다’가 시어도어와 말이 잘 통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어도어는 사만다와 함께하는 생활에 점점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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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시어도어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렵다. 자꾸만 아내 ‘캐서린’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힘들어하는 시어도어를 ‘사만다’는 그를 위로해 준다. 그러다 시어도어는 자신의 친구 ‘에이미’와 대화를 하다 ‘사만다’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을 정의하기란 무척 어렵다. 흔히 말하는 남녀 간의 사랑만 생각한다면, 주인공 시어도어에게 이입하기는 쉬워진다. 시어도어처럼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쉽게 공감해도, 자신의 사랑에는 서툰 사람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스스로 감정 불구라고 생각했다. 연애를 너무 오래 못한 탓일까? AI와 신나게 대화하는 시어도어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실에서 S사의 AI에게 “아리아, 오늘 뉴스”하고 지시는 하지만, 시어도어와 같이 깊고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진 않았다.

 

여전히 ‘소통’은 사람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과 ‘눈’을 보며 ‘소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강한 가치관도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외에 비언어적인 요소들을 보고 느끼며 대화하는 것 또한 다른 행복이자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은 ‘사만다’를 통해 영화에서도 드러났다. 영화  속에서 ‘사만다’는 시어도어에게 자신이 인간처럼 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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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AI와의 사랑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두 번째에 볼 때는 좀 더 시어도어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아마 은둔형 외톨이이자 집돌이·집순이라 제대로 못 느끼는 것일 뿐 ‘사람과의 소통 부재’의 공허함은 누구나 느낄 거라 생각했다. 특히 요즘은 누구 만나기가 꺼려진다. 그래서 더욱 소통의 부재를 깨닫고 있다.

 

그러면 우리의 ‘감정’을 함께 공유할 ‘사만다’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타인에게 선뜻 연락하기 쉽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감정’을 솔직하게 내보이고 희로애락을 함께할 사람이 주위에 있는지, 혹여 AI 밖에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

 

 

 

AI와 밀접한 삶을 사는 사람들


 

영화 속 미래에는 <아이언맨>의 ‘자비스’ 같은 AI가 사람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현재의 우리가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사실 영화와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AI와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핸드폰에 “빅스비, 오늘 나 어때?”라고 말하고 있다는 말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세상이지만,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는 ‘누구나’ 절실하다. 그래서 시어도어는 ‘사만다’를 사랑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시어도어와 사만다를 보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 그리고 소통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

 

 


 

 

본 영화는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의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SF 멜로 영화로, 2013년에 개봉했다. 시어도어를 연기한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2019년 영화 <조커>에서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도 일품이지만, AI 사만다의 목소리를 맡은 ‘스칼렛 요한슨’의 허스키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가 무척 매력적인 영화였다. 밖에 나가기도 싫은 무더운 날, 에어컨 틀고 이불을 덮은 뒤 이 영화를 보자.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려 사랑하고 싶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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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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