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 느낌표,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 익스플레인 : 세계를 해설하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7.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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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더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의 거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소통의 매개체 중 '문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다. 이렇게, 시각적인 기호 체계인 문자는 특정한 상황과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선보여져 제자리를 찾아가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문자 체계가 더욱 활성화된 오늘날, 다양한 이모티콘과 이모지와 같은 것들도 문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한몫을 톡톡히 하는 듯하다.

 

이와 반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어온 전 세계의 언어, 즉 한국어, 영어,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 수많은 학자를 동원한 연구를 통해 비로소 그 형태를 갖춘 철저한 공식 언어들도 이에 포함된다. 그것은 한 글자가 바뀔 때마다 뜻이 아예 달라지거나 잘못 사용했을 시에는 문법적으로 틀린 것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복잡다단한 특성을 가진다.

 

복잡다단한 만큼, 굳건히 문자의 체계를 지키며 자리해온 세계 각국의 언어들은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저마다의 특색과 어조, 역사에 따라 다른 각각의 기원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국가가 동일한 특색과 기원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는 문자는 없는 것일까? 공식 언어들과 반대되는 특성을 함유한 문자 언어 말이다!

 

 

 

시각 언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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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은 바로 앞서 언급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사해준 문자들'에서 찾을 수 있다. 비록 다양한 이모티콘과 이모지, GIF 등 철저히 규정되고 정확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소통하는 데 있어 공식 언어를 사용할 때의 횟수와 비견될 정도로 그것들을 자주 나타내고 언급한다. 소셜 미디어와 뉴스 기사, 광고와 메신저까지. 그 매개체의 성격이 상대적으로 가볍거나 무거운 속성이든지 간에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맞게 말이다.

 

그런가 하면 느낌표나 물음표, 마침표와 같이 공식 언어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포한 문자들을 결합한 듯한, 일명 중간 단계의 언어 형태도 존재한다. '중간 단계'라는 말을 덧붙인 까닭은, 문자 언어의 바로 뒤에 적혀 꽤 오랜 시간 사용돼왔기에 모국어만큼이나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공식화될 정도의 특정한 의미와 복합성을 지녔다고 보기엔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장 부호'로 불리며 글의 가독성을 높이거나 글을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화된 부호로 정의된다. 또한 글의 뜻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문장의 이해에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부호들이다. 어쩌면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모지와 GIF 등 새롭고 신선한 시각 언어의 출현이 가능했을 것이다. 더하여 완전한 공식적 특성을 띤다고 할 순 없지만, 분명 빼놓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시각적 체계를 생산해냈기에 언어 패러다임의 선두주자라 칭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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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표준화된 언어가 담을 수 없는 놀람과 기쁨, 화남과 궁금함 등의 다양한 감정 상태를 나타내며 어조의 높낮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문장 부호, 그것은 소통에 있어 효율성을 띤 필수 기호로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문장 부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과는 달리, 나는 그것의 역사적 기원이나 근본적인 의미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왜 사람들은 그러한 부호를 자연스레 사용하게 된 것일까? 그것들의 역사적인 인식은 어떠했으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어 왔을까? 자연스레 우리의 곁에 자리해왔지만, 그저 당연하다고 여겼을 뿐 깊은 고찰에서 우러나온 부차적인 질문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회당 15분 정도로 이루어진 스낵 비디오, '익스플레인 : 세계를 해설하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뉴스 해설 전문 Vox 미디어가 넷플릭스와 합작한 숏폼 콘텐츠로서 정보의 홍수에서 엄선한 필수 지식을 넓고 깊고 정확하게 짚어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영상인, '익스플레인 : 세계를 해설하다'는 시즌 1 11번째의 에피소드에서 바로 앞서 말한 중간 단계의 언어 형태를 다룬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문장 부호인 '느낌표(!)'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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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익스플레인 : 세계를 해설하다

 

 

의사소통을 하고 혁신을 이루는 존재인 인간은, 언어를 통한 비대면의 대화 상황에서 느낌표를 자주 사용한다. 실상 그것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즉 언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는데, 느낌으로만 사용할 뿐 정확한 뜻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철자와 문법을 알 필요도 없는, 줄 하나 아래 하나의 점이 있는 느낌표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따지고 보면 혼란스러움을 가져다주는 것만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과 상황에 따라 그것을 절제하면서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거나 항상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나 전문적인 글을 작성하면서는 꼭 필요한 곳에만 느낌표를 집어넣는데, 반대로 사적인 영역에서는 자신의 기분과 흥미도를 나타내기 위해 어느 정도를 쓰든 자신의 취미(taste)에 맞게 양껏 쓰기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아트인사이트의 오피니언, 강의 관련 과제의 제출 등 비교적 전문적인 영역보다는 메신저와 소셜 미디어에서 느낌표를 보다 여러 번 사용한다. 나의 기분과 취향대로, 신중성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느낌에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의 부호를 대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글 작성에서는 이러한 부호의 대입까지도 하나부터 열까지의 공식화된 일정한 방법론이 존재하며 평가 기준에 포함되는 결정적인 역할로 자리한다.

 

이처럼 전문성을 가미한 언어 콘텐츠에서 오늘날에도 중요하게 사용되는 방법론은 과거로부터 온 '느낌표의 사용법'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본래 느낌표는 감탄사 뒤에만 넣을 수 있었으며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싶은 단어에만 사용되었다. 이탈리아 시인 알폴레이오 다 우르비살리아는 자신이 느낌표를 고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느낌표를 써서 보다 생동감을 부여하려 했고, 자신이 만든 문장 부호를 '감탄의 점'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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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700년대에 이르러 스페인 사람들은 이 부호의 위아래를 바꾸고 문장의 앞에 두는 것으로 표준화하였다. 그런 뒤 선교사들과 유럽의 강대국들은 다른 나라를 식민지화하면서 느낌표를 전 세계 수십 개의 언어로 퍼뜨렸다. 이렇게, 각국에 새로운 점인 느낌표가 유입되어 유행하게 되면서 수 세기 동안 일정한 형태를 띠고 활용된 것이다.

 

그리고 18세기에 와서야 느낌표는 감탄사 뒤, 문장의 앞에 쓰여야 하는 표준화된 문법뿐만 아니라, 어조를 나타내기 위한 기호로도 쓰였다. 이는 특히 작가들에게 유용하게 쓰였는데, 평범한 문장을 특별하게 바꿔주었기에 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1920년 이후 그 인기는 줄었고, 심지어는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그것은 황색 신문의 헤드라인 또는, 느낌표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인한 갑작스러운 인식의 변화로 인해 여성 작가들의 감상적인 소설과 연관 지어지기도 했다.

 

세계적인 문학, '노인과 바다'를 탄생시킨 이 시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그러한 이유로 느낌표를 단 하나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위대한 개츠비를 써낸 당대의 작가, 피츠제럴드 또한 자기가 한 농담을 스스로 비웃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느낌표들을 전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유명 작가들로부터 지배된 인식의 지속은 오늘날 작가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보편적인 글쓰기 태도에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해, 전문적인 기사 또는 개인적인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느낌표를 '쓸데없는 것'으로서 인식하게끔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문장에서의 획기적인 발명 기호로서 칭송받았던 느낌표는 납득될만한 근거 없이 한순간에 남자답지 못한, 쓸데없는, 절제해야 할 것으로서 여겨지게 되었다. 남성 우월주의의 시대에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방편으로도 느낌표가 이용되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심지어는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받아들여지게 된 특별한 이유나 상황도 명시된 게 아니었기에 당황스럽기만 했다.

 

또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감정에 최소한의 명분을 부여해보고자 번뜩이는 나름의 생각도 더해보았다. 그것인즉슨, 느낌표의 사전적인 의미가 본래 명확히 존재했던 게 아니었기에 그것을 가치 없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에 있어서도 그 태도를 설명할만한 근거의 충분성을 가지기보다는 탄생 과정과 곧이곧대로 연결해 '이유 없이 그냥' 가치 없게 여기는 근거의 '불충분성'을 지녔던 게 아니었을까?

 

작가들 사이에서는 느낌표가 그저 문장을 위한 부수적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그것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오락가락했을 것 같다. 물론 당사자인 느낌표 역시 구체성을 가지고 탄생한 기호가 분명 아니었기에, 한순간에 변한 사람들의 냉혹한 태도에 대해 반박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번뜩이는 나의 생각일 뿐, 여전히 이해 불가능한 당시의 현상에 관한 설명이 더해지지 않아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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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러뱅(INTERRO BANG)의 탄생

 

 

그러나 당대 작가들의 영역으로부터 한순간에 천대받았던 느낌표는 마냥 굴복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광고 분야에서는 필수적이고도 획기적인 아이템으로서 그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1930년대와 1950년대 사이, 미국에서는 느낌표를 사용한 지면 광고가 두 배로 늘어났고 놀라울 정도의 인기를 누리게 된 감탄의문 부호인 '인테러뱅(INTERRO BANG)' 또한 탄생되기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만화 원작의 TV 쇼에서도 상징적인 요소로서 등장해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진심은 아니다'라는 의미가 항상 내포돼있는 기호적인 체계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팝아트와 대중음악의 제목, 공공 캠페인 슬로건까지도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대중문화의 전반을 이끈, 시각 언어의 주역인 셈이었다.

 

한편, 느낌표는 모양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큰 흐름이었던 대중문화를 선도해왔던 만큼 그 의미는 여러 차례 변해왔다. 다정함, 명령, 감탄, 놀라움 등 하나의 느낌표에 너무나 많은 의미를 부여해온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영상에서는 '어떤 것이라도 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되었다'라고 느낌표의 의미를 설명한다. 문자, 메신저, 소셜 미디어 등 인터넷상에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터무니없는 식으로밖에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느낌표의 본래 의미와 가까운 진정한 실체이며, 진지한 것보다는 실제로도 이름에 걸맞게 그저 순간적인 그때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대부분 사용되는 흥미 요소 자체인 것이다. 역사적인 기원에 있어서도 표준화된 문법은 어느 정도 존재했지만, 그것을 따로 지정해 부르는 의미상의 규정은 없었다. 그러한 역사적인 발자취 때문일까, 느낌표의 의미 역시 틀에 갇히지 않고 여러 감정의 상태를 표출해내는 요소로써 자유롭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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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 Lichtenstein, Whaam

 

 

그런 의미에서, 사람에게 중요한 본능적인 감성의 영역에 있어 '느낌표'는 이성적인 틀에서 벗어나 순간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자유의 기호' 같다. 그것을 계속 보다 보면 마치, 구속받지 않은 내면의 잠재적인 충동을 특이한 형태의 시각 기호로 표출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탈출구를 제시해주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항상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치 있는 삶의 방법론을 내포한 특별한 기호처럼 느껴진다.

 

현대인들이 느낌표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그것으로부터 우러나온 인과관계가 성립된 행위만을 당연한 듯 순간적인 본능과 본성보다 높이 평가해주는 공식화된 시대를 탈피하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그러한 시대에 조금이나마 저항해보고 본능적인 자연스러움을 표출하기 위해서. 느낌표를 다룬 15분 정도의 짤막한 영상을 볼 때도, 보고 난 후에도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느낌표가 절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음을!

 

그러한 나름의 근거를 찾았으니, 느낌표의 근본적인 의미는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나의 주관적인 시각과 관점을 통해 확립한 가지각색의 적합한 의미로 느낌표를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복잡하게 흘러가는 세상과는 반대의 개념으로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줄 하나 아래 하나의 점이 있는 느낌표를 사용해보려 한다. 나의 느낌표는 최소한 이런 의미로 사용될 듯하다.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현실의 복잡함을 환기해주는 탈출구와 같이 순간적이고 단순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기호로써 말이다.

 

 

 참고 영상

익스플레인 : 세계를 해설하다 - ! (에피소드 11)

 

 

P.S 여러분은 느낌표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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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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