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ave our cinema [영화]

글 입력 2020.07.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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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윤상현 감독의 ‘파수꾼’이다. 흔들리는 청춘 속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 준다.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제훈, 박정민, 서준영 배우들이 참여했고, 넷플릭스에서도 연락한 윤성현 감독의 작품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제는 이러한 영화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겠다. 아니 이런 감독, 배우들을 더 이상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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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이 누구인가. 혹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감독은 누구인가.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이 ‘박찬욱’, ‘봉준호’ 이들의 이름을 가장 많이 부를 것이다. 그들은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하면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가는 감독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감독들의 이름만 호명되어도 어느 배급사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그들의 영화에 투자하려 한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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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단편 영화 ‘백색인’으로 데뷔하고 바로 ‘플란다스의 개’란 장편 영화도 데뷔하였다. 박찬욱 감독도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각각 감독으로 데뷔했다. 두 감독 모두 첫 등장이 화려하지 않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은 데뷔 작품 이후 5년간 영화 연출을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들에게 기회가 갔다. 당시 영화계는 신인들에게 관대하였고 그들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품을 찍을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했으니깐 말이다. 이들이 위대하기에 그런 위대한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다.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인 감독에서 이런 위대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위대한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닌 그들에게 위대한 작품을 찍을 기회를 주지 않아서인 것이다.

 

영화에 100억 원이 넘는 투자가 당연시되고 있다. 한국의 영화적 퀄리티는 향상하면서 한국 영화의 명성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그에 맞는 영화 투자 금액이 필요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할리우드 시장의 자본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투자사, 배급사는 모두 한 영화에 집중 투자를 하고, 그 집중 투자고 막대한 자본을 다시 얻어내려고 한다. 이런 구조가 결국 한 영화의 집중 투자 그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사례를 보면 아무리 잘 나가는 영화더라도 8개 이상의 상영관이 있는 영화관에서 30% 이상을 상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이를 규정하는 법은 정확하게 마련되지 않았지만 거의 한 영화가 한 상영관의 30% 이상의 상영을 차지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당장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가보자 기본 8개의 상영관이라면 4개의 상영관에서는 모두 풀타임으로 상영을 하고 그 작품이 상업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면 다른 상영관의 피크 타임까지도 잡아먹고 결국 소규모 영화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없는 오전 타임과 심야 타임에 상영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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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있음을 영화인들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영화 ‘기생충’이 상영하고 해당 작품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봉준호 감독에게 한 기자가 이에 대해서 질문하자, 봉준호 감독은 자신도 독립 영화로 시작한 감독이기에 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의 말이 상업 영화에서 종사하는 모든 영화인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지만 그럼데도 그의 파급력을 생각해본다면 상업 영화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이에 대해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시장의 논리로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영화에서 사유하지 못하고 독립 영화, 예술 영화가 자리를 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결국은 제2의 봉준호, 박찬호는 등장하지 못할 것이다.

 

스크린 상한제만 답이 될 수는 없다. 스크린 상한제는 확실한 해결 방안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방안이 아닌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현시점에 더욱 부각되어 나타난다. 코로나 19로 모든 영화계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상업 영화나 독립 영화 상관없이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 제작은 중단된 곳이 많고 중단되었기에 더 큰 비용이 필요했으나 그 비용을 충당할 관람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립 영화의 경우 자리를 펼 곳마저 잃어가고 있다. 코로나 19로 독립 영화 상영관마저 경제적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지 못했던 영화들이 유일하게 상영할 기회를 주었던 독립 영화관이 발길이 완전히 끊기게 되면서 독립 영화관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영화를 만들어도 영화제 말고는 보여줄 공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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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힘들 다해서 독립 영화를 살려야 한다. 독립 영화관, 독립 영화인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유명한 배우가, 감독이 작가가 같은 영화를 찍음에도 더 큰 비용을 받는 이유는 이런 상황에 조금 더 의견을 피력해 달라는 것이다. 더 이상 그들은 침묵하지 말고 독립 영화를 향해 조금 더 외쳐주길 바란다. 적어도 영화란 꿈을 가진 이들이 끝끝내 생활고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말이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을 담당했다. 때론 꿈을 심어주었고, 웃음을 주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제는 우리가 그 영화계에 꿈을 주고, 웃음을 주며, 그들의 영화를 향한 열망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줘야 할 차례이다. 그러면 그들도 다시 좋은 작품으로 좋은 연기로 연출로 보답해줄 것이다.

 

 

[박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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