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피노키오의 탄생 - My Dear 피노키오展

글 입력 2020.07.0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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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My Dear 피노키오展》이 개최되고 있어 다녀오게 되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와 끝나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기 속에서 오랜만에 다녀온 외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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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ear 피노키오展》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odi)의 원작 『피노키오의 모험』을 변형하고 재창작한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이 나무인형의 동화는 세계 각국의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작품들을 창작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주었다.

 

피노키오의 원작 작품은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른들의 마음속 어딘가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이다. 이 귀여운 상상력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로 재탄생할 수 있었는지 《My Dear 피노키오展》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원작 『피노키오의 모험』은 이탈리아 반도가 통일 된 직후에 등장한다. 카를로 콜로디는 급격한 산업화와 더불어 통일의 혼란함을 겪고 있던 이탈리아 반도의 현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을 것이다.

 

정치와 경제의 혼돈 속에서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는 세상에서 『피노키오의 모험』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피노키오의 모험』은 신문 연재의 방식으로 독자에게 소개되었으며, 총 15회 연재를 끝으로 마감되었다.

 

그러나 당시 독자들의 항의로 인해 『피노키오의 모험』 연재는 다시 이어진다. 피노키오는 파란 천사의 도움을 받아 부활하게 되고 다양한 모험을 거치며 더욱 풍성한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그것이 카를로 클로디의 원작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재창작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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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연재된 원작 『피노키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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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습으로 출판된 피노키오

 

 

동화라는 장르는 다양한 동식물과 자연이 일상적 제약을 벗어나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려내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피노키오의 모험』에서 등장하는 여우, 천사, 고래 역시 나무인형 피노키오의 모험에 등장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존재들이 독자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My Dear 피노키오展》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피노키오를 비롯하여 이 존재들을 새롭게 그려내는 모습이 나타난다. 각 작가에게 있어서 피노키오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또 이 이야기의 대상들을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원작 피노키오의 감동, 그리고 재창작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해석이 관람객에게 새로운 이미지의 피노키오를 탄생시킨다.

 

《My Dear 피노키오展》에는 신문에 연재된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은 물론이고, 거의 20명에 이르는 현대 작가들의 피노키오 재창작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말하자면 ‘피노키오 연작’에 가깝다. 콜로디의 원작인 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새로운 이미지와 서사로 거듭난다. 재창작 되면서 피노키오는 일각고래가 되기도 하고 나뭇가지로 회귀하기도 한다. 원작 『피노키오의 모험』으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피노키오가 현대의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로 다가올 수 있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 중 한 명인 알레산드로 산나(Alessandro Sanna)는 피노키오의 기원인 나무의 이미지로 피노키오의 여정을 그린다.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에서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소리가 나는 나무를 조각하여 피노키오를 탄생시킨 것과 반대로, 알레산드로 사나는 피노키오를 나뭇가지를 통해 표현하여 원형적인 모습으로 복귀시킨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그려지는 ‘나뭇가지-피노키오’는 형형색색의 설원과 하늘을 배경으로 질주한다. 나에게 있어서 이러한 모습은 원초적인 자연의 생명력을 연상시켰다. 아마 이 작가에게 있어서 피노키오는 자연에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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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산나의 작품들.

나뭇가지로 표현된 피노키오의 모습이 보인다.

 

 

학교 가길 싫어하고 말을 안 듣는 원작의 피노키오가 어떻게 이러한 존재로 재탄생할 수 있었을까. 설원을 질주하는 나뭇가지-피노키오의 이미지는 원작의 순진한 피노키오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어쩌면 작가에게 있어서 거짓말이 얼굴에 드러나는 순수한 피노키오는 있는 그대로의 생명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인간관계는 느슨해지고 불신은 팽배해지고 감정과 감각은 경직되고 있다. 인간성을 잃은 오늘날의 인간들에게, 작가의 원초적 나뭇가지-피노키오 이미지는 우리의 인간성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

 

각 작가들의 전시 섹션에는 그들의 실제 피노키오 동화 그림책 역시 같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에 참여하면서 단지 그들의 그림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책의 형태로 나온 동화를 중간중간에 읽어볼 수도 있다. 같은 장면을 각각의 작가가 어떻게 다르게 표현했는지 살펴보는 것 역시 전시의 재미 중 하나다.

 

나의 경우에는 파란 천사가 나오는 장면을 서로 비교하면서 감상했었는데, 전형적인 님프(nymph) 이미지의 천사도 있었던 반면, 각지고 괴상하게 생긴 파란 천사도 있었다. 이들 작가에게 있어서 파란 천사는 서로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렇듯 각 작가의 피노키오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보면서 피노키오에 담긴 서로 다른 의미와 가치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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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작품이 삽화로 실린

동화책을 직접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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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y Dear 피노키오展》은 과거에 동화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접했을 피노키오의 이미지가 새롭게 가공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물론 이탈리아 반도 통일 시기의 혼란스러움, 그리고 그에 대한 해학과 풍자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피노키오들이 다시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피노키오의 모험』 속에 들어있던 가치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오늘날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오늘날 작가들의 상상력이 빚어낸 새로운 이미지와 함께 피노키오의 동화적 상상력에 빠져보기 바란다.


 




My Dear 피노키오展

- Pinocchio Art Exhibition -



일자 : 2020.06.26 ~ 2020.10.04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3,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주)아트센터이다

 

후원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한승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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