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파인, 아트] 제7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아마도 예술일 공간에서 '바로 지금 진행중'
글 입력 2020.07.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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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전시기간 

2020.6.12.(금)-7.9.(목)

 

참여 작가×큐레이터 

곽이브×이선미

신광×이아영

예술근육강화×조주리

이소의×장혜정

 

운영시간 

오후 12시-7시(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아마도예술공간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8)

 

디자인 

박미옥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공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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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마도 예술공간


 

2013년 6월, ‘아마도 예술공간’이 이태원에 문을 열었다. 문화예술 공간이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나서면 핫플레이스가 즐비해 젊은 세대가 북적이는 한남동 어느 골목이었다. 이곳은 3층 주택을 개조하여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였는데, 이러한 전시 공간을 흔히 ‘대안공간’이라 부른다.


대안공간은 이전의 권위적이고 제도적인 전시회에 발 디딜 수 없던 젊은 작가들이 비로소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된 무대로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공간이었다. 아마도 예술공간처럼 주택을 개조하거나 여관, 목욕탕 등을 개조한 대안공간은 곳곳에서 탄생하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다시 찾았을 때 계속 전시를 진행하는 곳보다 터만 남기고 사라진 곳이 더 많았다. 대중으로부터의 무관심과 더불어 예술계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적 어려움도 한몫을 한다. 그런 대안공간의 현실 앞에서 아마도 예술공간의 꿋꿋한 ‘목하 진행’은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임이 틀림없다.


아마도 예술공간은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 이론가와 큐레이터들의 연구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그들은 이곳에서 세미나와 각종 모임을 개최하거나, 때로는 입주하여 연구를 지속한다. 미술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전국 곳곳에 마련되어 있지만, 미술 이론가를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흔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일까!


아마도 예술공간이 특이한 점은 화이트 큐브 안에 완성된 작품들이 놓인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관람자는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작은 컨테이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게 되고, 1층 전시실부터 지하, 옆 건물에 이르는 동선을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 거기서 끝난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옥상까지 작품이 놓여있다. 결국 3층짜리 주택의 외벽까지 전부 전시 공간인 셈이다.

 


 

예술근육강화×조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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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예술근육강화’의 퍼포먼스 음성이 들린다. 김찬우, 엄지은, 정경빈, 정윤영 네 작가가 형성한 미술 작가 그룹 예술근육강화는 작은 전시장 곳곳에 그들의 작품을 놓았다.

 

전시장 입구 맞은편 컨테이너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그들이 준비한 퍼포먼스에 참여한 관객들의 음성 녹음이다. 작가들이 준비한 규칙에 따라 게임을 진행한 관객들의 목소리는 그대로 녹음되어 하나의 퍼포먼스를 형성한다. 그리하여 그 녹음을 듣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작품이 되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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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멀리 있는 조각에 머리를 자른 망나니의 엉덩이>는 네 작가가 자주 회자한 작업을 서로 뽑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금강산, 눈과 구름, 멀리 있는 조각, 망나니 등 각 작가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아마도 예술공간의 곳곳에 배치한다. 그리하여 관객은 사다리, 굴뚝, 외벽 등에 있는 작품들을 찾아가며 그것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현수막으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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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처음엔 '이게 작품인가? 아니면 장식인가?' 하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으나 전시 막바지에는 그것 또한 작품이라 깨닫고, 전시장 곳곳에 숨은 작품을 찾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곽이브×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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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문으로 들어서면 곽이브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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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과거에 그린 그림과 그것을 그리다 남은 물감을 바른 캔버스를 배치한 설치 작품들이다.

 

커다란 창가 바로 옆에 그 창과 비슷한 사이즈의 캔버스가 걸렸고, 공간을 연결하는 구멍 옆에 또 다른 구멍처럼 보이는 작품이 있다. 언뜻 구멍이 2개로 보일 정도로 의도적인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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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면 물감을 덕지덕지 칠한 것에 불과하지만, 멀리서 보면 네모난 창과 벽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창’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들의 제목은 <쿠키Cookie>.

 

뿔뿔이 흩어진 과정이 한곳에 모여 새로운 결과와 의미를 창출한다. 그와 동시에 작가에게는 흩어진 기억들을 기록하는 행위가 된다.

 

 

 

신광×이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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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하로 내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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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 작가는 역사가 기억되는 방식을 주제로 한다. 그는 유년 시절 자주 오가던 ‘다리’를 추적하여  그 다리에서 일어난 한 소녀의 자살기도를 목격한 것을 서술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 그 다리는 사라졌고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었다는 말과 함께 영상은 끝이 난다.

 

사회에서는 개인의 역할을 정해주고, 그것을 마음대로 허물거나 없앨 수 있으나 개개인에게 존재하는 각자의 서사와 기억은 없앨 수 없다는 걸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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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지하 공간에는 나프탈렌 냄새가 가득했다. 신광 작가의 <역사가 기억되는 방식> 작품들이 나프탈렌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연변의 기념비를 나프탈렌 모형으로 제작한 작품은 언뜻 6.25전쟁 기념비로 보인다.

 

한국과 북한의 이념에 따라 전쟁을 경계하고자 구축한 기념비들이 불쾌한 향을 뿜으며 기체로 사라지는 과정에서, 국가가 설정한 ‘경계’에 대하여 다시 고찰해보았다.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국가의 이념을 따르기보다 개인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춰 무분별한 사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신광 작가의 전시가 특이했던 것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에 거주하는 작가가 직접 전시장에 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작품이 의미하는 바의 연장 선상이 되었다.

 

비록 전 세계적 유행 질병에 의해 가로막힌 국경이지만, 국가 간의 폐쇄적 대응과 심화된 민족주의와 냉전을 재인식하는 일상적 예시로 나타났다. 이로써 국가의 이념은 개인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며 그것들은 연결되어 있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부득이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큐레이터와 작가의 소통으로 무사히 전시가 진행되었다. 현재 미술 전시와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얼마나 노련하게 발전되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이소의×장혜정



지하에서 나와 대문 밖으로 가보자. 왼쪽 문을 열면 새로운 공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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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의는 유럽여행 중 방문한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 요한묵시록의 ‘네 번째 나팔을 부는 천사’엽서를 샀다. 그 엽서는 당시 유럽여행을 함께 간, 현재 세상을 떠난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물품이 되었다.

 

빛을 반사하여 하얗게 사라졌다 다시 떠오르는 이미지는 시간과 생명의 무상함을 뜻하기도 하며,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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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벽에 점차 사라져 가는 천사들의 다리. 하루 중 빛이 가장 잘 드는 시간에는 그 형태가 더욱 희미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득해지는 기억 저편, 우리는 찰나의 기억을 통해 무엇을 그리도 잡으려 하는 걸까.

 

*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은 젊은 작가와 큐레이터가 매칭되어 기성 미술인과 토론을 통해 작품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담론에 주목했다고 한다.

 

전시의 모든 과정이 비평의 장이 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전시를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를 중시함을 내포한다. 아마도 예술공간이 기존 전시와는 달리 미술의 과정, 그 자체를 담론화 하여 비평을 활성화하는 공간임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특히 작가만이 주목받는 전시가 아닌 큐레이터, 비평가의 역할이 중요시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목하 진행 중. '지금 바로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이번 전시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과거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단어로서 함께 변화하며 나아가는 동시대 미술을 말한다. 단순히 과거를 들추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내었다. 작가 개인의 기억은 공간에서 확장되어 관객에게 도달하는 순간, 더는 개인의 것이 아니며 새로운 형태의 담론을 형성한다.

 

바로 지금 진행 중인 동시대 미술을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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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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