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맛>,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글 입력 2020.06.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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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궁극의 맛>이라는 다소 충격적이며 신선한 연극에 대한 기록을 하려 한다. 그 당시 필자가 받았던 인상은 매우 강렬하였고, 그것을 되뇌이며 리뷰를 쓸 것이다. 

 

#의외로 시놉시스 이외엔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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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폭행, 살인 등 다양한 죄목으로 수감된 재소자들. 세상과 단절된 채 하루하루 살아가던 그들의 사정이 음식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일상적이고 평범한 음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채우고 있던 '궁극의 맛'을 발견한다.

 

 

 

시놉시스

-재소자의 기억 속에 머문 음식 이야기-

 

<무의 시간>

맛도 잃고 말도 잃은 엄마에게 도착한 아들의 편지

<자정의 요리>

재소자, 교도관, 영양사. 자정의 조리실에서 벌어지는 세 사람의 작은 소동

<선지해장국>

국회의원 보좌관 K씨가 알게 된 맛에 대한 이야기

<파스타파리안>

오늘은 과연 스파게티님을 만날 수 있을까?

영롱한 면가락을 향한 재소자들의 갈망

<왕족발>

교도소 접견소에서 벌어지는 상견례 이야기

<펑펑이 떡이 펑펑>

탈북민 펑펑이 아줌마가 펑펑이 떡을 만들며 들려주는 가정부 시절 이야기

<체>

교도소 미술치료실에 모인 재소자들의 아트워크

           
 

처음 연극이 진행되는 공간에 들어갔을 때에 긍정적인 감탄을 하였었다. 굉장히 모던한 분위기의 공간에 바 형식으로 높은 유리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다. 위의 조명들은 은근하게 비추고 있었고, 관객들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세모로 둘러 앉아 극의 시작을 기다렸다. 극이 시작되기 전 테이블 위의 모든 것들을 아래로 내려달라고 어셔 분들이 요청하셔서 기대가 컸다. 실제 극 중 메인 무대인 가운데 세모 공간 이외에도 많은 소품들, 음식들, 심지어 배우 본인들이 테이블과 의자 위에 올라갔다. 배우들이 테이블 사이사이의 간격을 걷거나 뛰어다니기도 하였다. 연극 무대에 관련한 내용은 꽤 흥미로워 언론들에서도 많이 다뤄진 것 같았다. 실제 연극이 끝난 이후에 제일 여운이 많이 남고 인상 깊었던 부분이 다름이 아닌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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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맛> 무대 모습

 


내용적인 면에서는, 시놉시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7개의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꾀어져 있는 형태였다. 그리고 이 모두 사정이 있는 감옥의 재소자들의 이야기이다. 


일단 같이 연극을 본 언니와 나와서 가장 첫번째로 한 말은 '뭐지?'였다. 첫번째 이야기인 <무의 시간>이 다소 무겁게 시작했기에, 그리고 옴니버스가 하나의 주제로 잘 묶이기 위해서는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센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나로서는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두번째 이야기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재소자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더욱이 극이 진행될 수록 깊은 의미보단 관객들의 유머코드를 저격하는 연출과 대사들이 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 이야기 또한 대사 '비웠으면, 다시 채워 넣어야지'라는 대사 없인 극의 끝임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고쿠도메시>라는 일본 만화 원작을 리메이크 한 것이기 때문에 맥락 없는 이야기들이 7개 나열되어 있어도 괜찮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며 자연스레 <심야식당>이 떠올랐다. 하지만 뮤지컬 심야식당은 옴니버스를 나름의 방식으로 잘 풀어낸 케이스 중 하나, 변명이 되지 않았다.

 

이야기들의 연결 지점이 '재소자의 이야기' 빼곤 없었기 때문에 다소 힘겹게 보긴 하였음에도, 강애심, 이봉련, 이수미 배우의 연기는 매우 인상깊었다. 특히 <펑펑이 떡이 펑펑>에서의 이봉련 배우의 탈북민 아줌마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고 몰입이 되었다. 대사나 행동 자체가 막 깊은 의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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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이 떡이 펑펑>의 한 장면

 


이렇게 감상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찾아본 리뷰들은 좋았다는 리뷰들 뿐이었다. 이 리뷰들에 아주 동의하는 바는 아니었어서 이런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다. 물론 내용적인 흐름과는 다르게 무대나 실제 요리를 하는 등의 시각적, 행동적 연출은 흥미롭고 긍정적인 실험성으로 다가왔다. 하나의 작품은 관람을 한 사람마다 다양한 인상으로 다가오고 모두 다르게 해석된다. 그 때문에 실질적인 리뷰나 감상은 이 리뷰를 떠나서 각자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긴다. 


현재는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푸드'라는 소재의 연극 중 두번째인 <궁극의 맛>을 끝내고 현재 세번째인 <식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이라도 고찰해 보셨다면 관람해 보시길 바란다. 다양한 해석들과 추측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노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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