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고기 잡이 배

글 입력 2020.06.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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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여름. 남태평양.
 
항해 중에 어구를 조립하는 작업을 하는데, 승선 경험이 전무한 교포선원들은 수차례 작업 설명을 해도 손이 느리고 서툴러 갑판장에게 구타를 당한다. 이로 인해 한국선원들과 교포선원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조업지에 도착하지만 교포선원들의 조업이 서툴러 작업이 느려진다.
 
우여곡절 끝에 페스카마호는 조업을 시작한 지 55일 만에 처음으로 완전하게 투승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양승 때는 평소의 열 배나 많은 참치가 낚시에 달려 올라온다. 태풍이 예고된 상태에서 서둘러 양승을 하던 페스카마호는 선장까지 갑판에 내려와 작업을 하기에 이른다.
 
이때 교포선원이 낚시에 걸린 참다랑어 한 마리를 바다에 떨어뜨린다. 이에 격분한 선장이 교포선원을 구타하자 맞은 교포선원도 선장의 뺨을 때리는 일이 벌어진다. 순식간에 칼과 흉기를 든 한국선원과 교포선원들이 갑판에서 대치하는데. 나이가 많은 기관장이 중재하며 사태를 수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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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기 잡이 배'는 잔인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관람 연령이 18세 이상인 공연이었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봤던 연극 중에 제일 잔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극의 중심이 되는 장면이 자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이런 문제가 해결되니 더 편안하게 연극을 보면서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연극 내용의 특성상 남자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21명이라는 많은 배우가 등장하는 연극은 처음이었다. 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이 하나, 둘 등장할 때마다 끝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 작은 배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으면 그들 각자가 가지는 생각들이 매우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그리고 이 연극을 사회적인 측면보다는 내 개인적인 삶과 연결 시켜서 보게 된다는 점도 의외의 부분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기 때문에 그 실화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관람을 했는데 오히려 사회생활에서 나타나는 나의 성향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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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계급이 존재한다. 상위 계급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존재한다. 배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전부인 세계였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노동자들을 배려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 수 는 없었던 것일까?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강제로 노동자들을 배에 내리게 하려는 강압적인 태도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 공연에서 다른 민족성, 가치관, 성격을 캐릭터마다 볼 수 있었고 어떤 태도에 정답이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파국으로 치닫는 것 같은 상황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긴장감과 긴박감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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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한 사람씩 꽃을 받는다. 그리고 삶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결국 타인과 함께할 때 나눌 수 있는 배려가 아닌 각자가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심으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았다. 이미 초과 인원으로 배가 움직이고 있었고 국가가 다른 것을 인지하면서도 소통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이기심이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연 타인과 함께할 때 내 이기심을 잘 다루는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잘 다루지 못한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나도 내 이기심과 급한 성격이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작업할 때 힘들게 하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극단적이었단 배의 상황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공연은 굉장히 참신했다.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맡은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들이 21명이나 있었던 것도 공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인간의 모습을 해석한 것도 좋았다. 그러나 배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해하기 어렵기도 해서 아쉬웠다. 다음에 공연을 다시 보게 된다면 더 짙은 감정으로 이 공연을 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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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 배
2020 한국문화예술위윈회
올해의 레파토리 선정작품


일자 : 2020.06.05 ~ 2020.06.28

시간
화, 수, 목, 금 오후 8시
토, 일 오후 4시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티켓가격

R석 40,000원

S석 30,000원

 

제작

극단 드림시어터컴퍼니

LP STORY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8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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