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과 미술의 만남 : 데카당 아뜰리에 장미 [문화 전반]

그가 시도한 복합예술
글 입력 2020.06.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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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음악과 미술


 
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예술’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문화예술 분야를 꼽자면 ‘음악’과 ‘미술’이다. 이 두 분야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음악과 미술을 배우는 교육 과정이 당장 입시에 중요하지 않고, 생활에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불만을 품는 일부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음악과 미술은 많은 곳에 사용된다. 우리가 운동할 때 노래를 선곡하여 듣는 것, 휴대전화를 살 때 디자인을 고려하는 것 등 사소한 것에서부터 예술적 판단과 선택을 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다양한 음악과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음악과 미술을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예술 분야이다.
 
 
 
음악과 미술의 만남

 

(동영상) 음악과 미술의 복합예술을 시도했던 드뷔시와 칸딘스키
 
 
음악과 미술의 만남은 오래전부터 행해지던 일이었다. 음악회 등 공연의 포스터로 사용하기 위해 그려진 미술 작품, 미술 전시회에서 연주된 음악 등이 과거 음악과 미술의 소통 모습이다. 이후 음악과 미술의 만남은 종종 있었다. 드뷔시는 모네 작품으로부터 감명을 받아 작곡했고, 칸딘스키는 클래식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렸다.
 
 
 
데카당과 복합예술, 데카당 아뜰리에

 

밴드 '데카당'이 공연하는 모습. 동영상 중간마다 장미가 작업을 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2017년 한국 인디 시장에 ‘데카당’이라는 그룹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들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만큼 많은 대중의 관심을 얻은 시도가 있었는데, 바로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복합예술을 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데카당 아뜰리에’가 있었다. 데카당 아뜰리에는 데카당의 음반, 공연 등 음악적인 활동분야에서 다양한 예술을 접합시켰고, 그중에서도 미술 작품을 담당했던 장미(최정욱)를 만나보았다.
 
 
 
데카당의 음악, 장미의 작품

 

복합예술의 틀 안에서 음악 활동과 미술 작품을 해오던 장미는 밴드 ‘데카당’을 만나게 된다. 음악을 넘어 완성도 높은 복합예술을 하겠다는 밴드의 방향성은 장미가 추구한 예술적 가치관과 닮은 점이 많았고, 복합예술을 다룰 좋은 기회라 생각한 장미는 데카당 아뜰리에 팀에 참여하게 된다.

 
그의 작업 방식은 이러하다. 데카당이 음악을 통해 만들어놓은 이미지 안에서 장미는 그 음악과 공통된 주제를 찾았고, 그 합의점을 밴드 멤버와 상의한 후 작품을 만들었다. 한 마디로, 그가 밴드의 곡을 이해하고 그것의 주제에 맞추어 작품 활동을 한 것이다. 아무래도 데카당의 팀원으로서 팀의 음악에 도움을 주는 작품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보다는 밴드의 음악이 주가 되었고, 그의 작품이 주가 되었던 음악 활동은 없었기 때문에 장미 본인 그리고 그들의 복합예술을 좋아했던 대중들에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에게 인상적이었던 작업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아뜰리에 첫 번째 작업, ‘ㅔ’티저

 

 
 
초창기 데카당의 공연이나 영상을 보면 ‘앉은뱅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앉은뱅이 캐릭터는 장미가 공연과 전시를 함께하고자 할 때 캐릭터를 통해 일관적으로 공연 때마다 전시하고자 만든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데카당 음악의 또 다른 인격, ‘페르소나’이다. ‘ㅔ’티저 영상에서는 스톱모션이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클레이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되었다. 보는 이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상을 통해 앉은뱅이 캐릭터의 의미, 앉은뱅이가 왜 앉게 되었는지 등 음악과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무언가, 하고자 했던 복합예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라이브 페인팅, 공간예술의 시간예술화

 

장미가 음악 공연과 함께 무대에서 진행한 라이브 페인팅

 
 
그에게가장 큰 실험이자 도전은 라이브 페인팅이다. 음악은 시간이 흐르며 감정이 전달된다. 하지만 미술 작품에서는 다르다. 미술 작품을 작업하는 것의 '과정'은 오로지 작가만의 몫이다. 대중은 결과물을 보고 감상하게 된다. 하지만 데카당의 공연에서 장미는 공간예술인 미술 작업을 시간예술인 음악 공연에서 시도하였다. “라이브 페인팅 때 작품을 진행하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여줄까?” 장미가 이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즉, 공간예술을 어떻게 시간예술에 접합시킬지가 관건이었다. 따라서 그는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스스로의 계산을 하고 이를 대본화시켰다. 예를 들면, 공연 초반부 때 하는 작업, 중반부 때 하는 작업 그리고 후반부 때 어떻게 극대화하여 작품을 전달시킬지 공연 타임테이블에 맞춰서 작품을 진행하였다.
 
시간 예술에 접합시키기 또 다른 어려운 점은, 시간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밴드는 주로 1시간 정도 공연을 진행했고, 장미는 그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기 위해 극단적인 작업 방식을 채택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것이다. 데카당의 공연 <남긴, 남겨진 것들의 이야기>에서 그는 마스킹 작업을 통해 작품 속에서도 남긴 것들과 남겨진 것들을 표현해냈다.
 
 
 
복합예술의 결과물, 공연과 전시 동시진행

 

공연과 함께한 전시회에서 전시된 그의 작품

 
 
같은 공간에서 전시와 라이브 공연을 같이 함을 목적으로, 데카당과 아뜰리에는 공연과 전시를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얼핏 보면 라이브 페인팅과 비슷하지만, 장미는 라이브 페인팅과는 다른 차분하고 고정적인 상태에서 작품을 감상하게 하고 이를 통해 작업의 결과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자 했다. 관객들이 입장할 때 작품 설명이 담긴 팸플릿을 나누어주고, 추가 설명이 필요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음악’과 ‘미술’, 예술의 범주 안에 있다는 공통점 말고는 이 둘을 접합시키기란 많은 아이디어와 시간, 공간이 필요하다. 장미는 데카당 아뜰리에로 활동하며 이 둘을 접합시켰고, 복합예술이라는 시도를 진행해왔다. 밴드의 음악이 아닌, 자신의 작품이 주가 된 복합 예술을 하고 싶다는 그의 포부처럼, 그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복합예술의 형태를 기대해 본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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