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량공주 모모코 [영화]

글 입력 2020.06.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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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에 목숨 거는 모모코, 사기도? 도박도? 맞짱도? 불사한다!!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드레스를 위해...”



모모코는 화려한 드레스만 입을 수 있다면 다른 건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짝퉁과 싸구려에 열광하는 시모츠마 주민들 사이에서 로코코 시대를 추구하며 드레스를 사랑하는 모모코의 인생은 우아한 행복 찾기의 연속이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각종 거짓말과 조작으로 드레스 구입 비용을 충당하던 모모코에게 위기가 닥친다. 베르사체 모조품을 팔아오던 아버지가 실직하게 된 것이다. 드레스를 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모모코는 집안의 유일한 재산인 베르사체 모조품을 판매하기로 한다.

 

모모코의 광고를 보고 요란한 스쿠터를 탄 폭주족 이치코가 첫 번째 손님이 방문한다. 첫 방문 이후 둘은 기묘한 만남을 이어간다. 이치코는 폭주족 보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특공복에 자수를 놓겠다며, 자수의 달인을 찾겠다고 결심한다. 이치코와의 만남 이후 모모코의 세상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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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데 멋있어.


 

이치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폭주족 고등학생 캐릭터의 교과서이다. 특공복 뒷면에는 그들만의 우정을 나타내는 문장을, 바닥에 거침없이 침 뱉기, 정돈되지 않아 보이는 염색모, “아니키あにき~”라는 말버릇까지 다 갖추었다.  폭주족 고등학생들은 단체로 폭주족 교육을 받는 것일까?

 

이치코는 어딘가 허술한 폭주족이다. 원래 입던 특공복에는 마지막 문장의 한자를 틀리게 썼고, 베르사체의 모조품이라는 이유로 베르사체의 원래 값과 비슷한 금액을 지불하려 든다. 멋에 죽고 멋에 사는 양 행세를 하지만, 이치코의 바보스러움은 숨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본명은 “이치고(딸기)”지만, 폭주족에게 딸기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 “이치코”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치코는 빠칭코에서 만난 남성에게 반하지만, 자신의 형님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남몰래 눈물을 훔친다.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이치코의 모습을 보며우리는 “바보 같은데 멋있어!”라고 외치게 된다.

 

있을 리가 없는전설의 자수 달인을 찾기 위해 모모코가 이치코를 도와주는 것도, 이치코의 순수하고도 진실한 마음 때문인가 싶다. 자수 달인을 찾지 못하고 우울해하는 이치코에게 모모코가 대신 특공복 자수를 새기는 것을 보며 우리는 그들만의 우정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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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오타쿠, 모모코


 

잠옷부터 일상복까지, 우리는 영화에 담긴 모모코의 의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모모코의 무한한 드레스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모모코는 로코코 시대를 동경한다. 드레스 덕후인 모모코답게로코코 스타일의 의복을 선호한다. 모모코의 상상 속에서 그녀는 화려하고 세련된 귀족 문화를 떠올린다.


가슴에는 리본, 보석 자수를 넣은 플리츠를, 옷자락을 끌게끔 최대한 아래로 퍼진 스커트는 A 라인으로, 리본, 레이스, 프릴, 조화 등을 달아 파스텔 톤으로 색채를 완성한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드레스만 고집하는 것도 로코코에 대한 환상이다.

 

드레스를 사랑하는 만큼, 쥐가 파먹은 레이스 구멍을 자신의 자수로 메꾸는 것을 보고, 모모코의 단골 드레스 사장이 모모코의 재능을 발견한다. 드레스라는 한 우물만 판 오타쿠답게 모모코의 자수 솜씨는 전문 디자이너가 바랐던 옷을 아름답게 디자인한다.

 

그러나 마감기한 직전에, 모모코는 이치코를 구하기 위해 하루 일정을 미룰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사실 클리셰라면 사장이 그것을 반대하고 모모코가 우정과 일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지만, <불량공주 모모코>에서는 그렇지 않다. 놀랍게도 모모코의 우정을 응원하는 사장이 있을 뿐이다. 결국 모모코는 우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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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전설로 남아야 멋있는 것


 

우리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이치코에게 배신당한다. 이치코의 “아니키(형님)”가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 그저 폭주족이 된 자신ㄴ에게 적당한 핑계를 만들기 위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잡지에 투고한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른 채 이치코에게 해코지하려 했던 폭주족들과, 이치코를 구하려고 찾아온 모모코는 치열한 전투를 펼친다. 주먹과 욕설이 넘쳐나는 사이, 모모코의 기지로 그들은 승리를 얻고 빠져나온다. 그 전투로 모모코와 이치코는 시모츠마의 새로운 전설로 전해진다.

 

나카시마 테츠야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감독이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의 상처를 함께 슬퍼했다면, <불량공주 모모코>에선 모모코의 좌충우돌 일상과 함께 웃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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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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