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SNS 다이어트 [사람]

글 입력 2020.05.1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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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한 적 없었다고 하면 그것은 또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랬다. 나는 종종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키고는 SNS를 확인하곤 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가 인스타그램 들여다보기인데 그것으로 끝날 리가. 어딘가로 이동하고자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도, 책을 읽고 업무를 진행하다가도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내가 팔로잉한 사람들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스토리를 살펴보곤 했다.


참고로 나는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혹은 스토리를 자주 올리는 타입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게시물의 개수와 SNS 접속 횟수가 결코 비례하지도 않는다. 최소 하루에 한 번 아니 정말 적으면 이틀에 한 번은 꼭 들어가서 지인들의 소식을 확인해보곤 하니깐. 요즘에야 조금 줄어든 셈이지, 한때는 하루 2시간을 꼬박 SNS에 할애하곤 했었다. 뭘 그리 많이 보곤 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이게 더 문제지). 그야말로 SNS 중독인 셈이었다.


SNS와 관련된 글을 보고 영상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고. 이는 그 누구도 SNS에 슬프고 우울한 시기와 관련된 게시물은 사진과 함께 공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애초에 우리는 우울할 때 사진을 찍지 않는다. 그러니 올릴 수조차 없다. 그래서인지 인스타그램은 항상 빛난다.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그리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를 자꾸만 비교하게 된다.


나는 내 스스로가 그러지 않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SNS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무슨 자신감에서 나는 남들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왜 기분이 우울한지 그 이유를 내게서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장 소중히 대해야 할 나 자신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볼 시간은 주지도 않고 핸드폰만 들여다봤으니.

 

 

Dean - instagram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요동치고 있지만 나는 나름 만족하고 때로는 행복한 생활을 보내는 중이었다. 생활 패턴 자체가 원체 집순이었기에 ‘외출 자주 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줄 수 있어!’라고 주장하며 다시 집 안으로 박혀있기를 반복하곤 했다. 대학교는 요즘 사이버 강의로 진행하다보니 나는 월요일이면 쏟아지는 모든 강의들을 화요일 혹은 느리면 수요일까지는 모두 들어놓고, 나머지 요일 동안은 여유롭게 늑장 부리며 취미 생활을 즐겼다. 책도 읽고, 요리도 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홈 트레이닝도 하고, 글도 쓰면서.


학교를 다니면 서울로 올라가니 집밥도 먹기 쉽지 않은데, 지금은 밥 먹을 때마다 꼬박꼬박 맛있는 엄마표 반찬들도 먹고 저녁 식사시간에는 가족 모두 나란히 앉아 뉴스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내게 너무나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별것 없지만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주 보고 맛있는 밥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서울 생활로 홀로 떨어져 있던 내게는 하루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마음껏 누리는 중이다. 지금이 지나가면 매일 반복되는 이 시간이 없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안다. 위와 같은 것들이 내 행복임을. 나라는 사람은 너무 외출을 자주 하면 오히려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밖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맛집을 가고 유명한 카페를 가고 술을 먹고. 지금은 아니지만 나는 방에 있을 때 남들은 해외여행을 떠난 사진들을 보면 나만 재미없게 사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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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옛 친구들이 생각난다. 특히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친하게 지냈지만 그것을 끝으로 스쳐 지나갔던 친구들.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그 당시 나는 너무 어렸기에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내 행동 하나가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를 인연들이 떠오른다. 그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아직까지도 친구일 수 있었을까 싶지만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당시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나는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만 같다.


그땐 스마트폰도 없었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지나더니 지금은 그 인연들의 소식을 인스타그램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잘 지내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내게 자꾸만 상기시킨다. 그들은 나와 같지 않음을, 나만 그리워하고 있음을. 나는 무엇이 그리웠던 걸까. 그 친구들이? 아니면 찬란했던 그 시절이?


나도 이제는 안다. 인생은 즐거운 것을 누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짧으니 과거는 이제 놓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SNS에 들어갈 때마다 그들의 소식을 들여다보느라 지금 당장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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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알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곤 했는지. 최근 SNS 사용 시간이 줄어 그런 감정을 한동안 느끼지 않았는데, 오늘 오랜만에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니 나는 어김없이 또다시 기분이 우울해지고 예민해졌다.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에 놀라며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라고. 원인은 SNS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이제 여기서 멈추고자 한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몰라도 된다. 2번의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으니 이제 나는 내 사람들에게 집중하고자 한다. 가장 소중히 대해야 할 나 자신에게 그런 감정을 또다시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제 SNS를 그만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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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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