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

글 입력 2020.05.05 11:4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르네 마그리트를 알게 된 건, 여러 번의 우연을 겪고 나서였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미술 교과서의 시험 범위였고, 내가 전공을 정하게 된 계기이자 내가 읽은 소설의 표지였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국어국문학과를 지망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던 전공이었고 나 또한 국어국문학과 진학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은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고등학교 언어학 동아리에서 나는 기표와 기의를 배웠고, 하필 인용된 지문의 예시가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이었다.

 

 

이미지의 배반, 1929, 캔버스에 유채.jpg

 

 

캔버스에 그려진 것은 명확하다.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파이프 한 개. 그리고 그 밑에 있는 프랑스어로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적혀있다.


파이프를 그려놓고 파이프가 아니라니. 지도 선생님은 우리가 어떤 사물을 지칭하는 것은 언어가 가진 성질이 사물의 성질과 일치하지 않으며, 파이프를 파이프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합의가 있었기에 사용하는 것이라 했다. 나는 <이미지의 배반>과 함께 기표와 기의를 배우다가 희망 전공을 포기했다.


나는 국문학을 사랑했지만, 언어학을 사랑하지 못했다.

 

 

빛의 제국.jpg

 

 

학창 시절의 추억 아래 마그리트의 그림은 내게 묘한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다. 좋아하던 분야에 버림받은 데에 일조한 친구를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러나 나는 다시 마그리트와 마주쳐야 했다.


창작 수업에서 미술 작품을 보고 작품을 쓰는 것이 과제였다. 하필 교수님이 예로 든 작품이 김영하 작가의 『빛의 제국』이었다. 표지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을 보고는 익숙한 이름에 반가웠었나? 그 후로도 마그리트의 영향을 받은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는 과거의 기억은 흐려졌다.

 

 

불가능을 시도하다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28.jpg

 

 

마그리트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화가 중 하나이다. 중·고등학교 미술 시간에 배운 “데페이즈망”에서 자주 나오는 예시가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이다. 만약 마그리트를 모른다고 해도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아, 어디서 봤어.”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

 

데페이즈망이란 우리에게 “낯설게 하기” 혹은 초현실주의의 개념으로 익숙하다. 낯익은 물체라도 그것이 놓여 있는 본래의 일상적인 배경이 아닌,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놓이면 보는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게 된다. 이러한 장치만으로도 사람들은 그림 속 사물들을 낯선 존재들로 여기며 그 결과 합리적인 의식을 초월한 초현실의 세계를 만난다.

 

낯선 장소에 있는 오브제를 보며 우리는 의문이 든다. 왜, 낯설어야 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이 필요하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유럽은 폐허로 변했다. 전쟁의 결과로 상실과 절망을 겪으며 사람들은 이전의 전통, 이성, 합리성에 대해 의문과 반감을 갖게 되었다. 끔찍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실과 다른 것, 즉 꿈과 무의식의 세계였다. 특히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영향을 받아 꿈과 무의식에 세계를 점차 넓혀가기 시작했다. 초현실주의의 움직임은 미술, 문학,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이를 표현하는 기법의 하나가 “데페이즈망”이다. 데페이즈망은 일상적인 오브제를 그렸지만, 그 상황을 낯설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많은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 르네 마그리트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은 현대에도 여전히 필요한 자세이다. 그에 걸맞게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비틀즈의 사과 모양 음반 로고에, <골콘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 여러 명이 자가 복제되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에, <피레네의 성당>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 영감을 줬다. 그 외에도 건축,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마그리트의 작품은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다.

 

 

썸네일.jpg

 

 

이번에 개최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에서도 마그리트의 여전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회화, 사진, 영상 등 총 160여 점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다.


최신 미디어 매체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재해석 된 마그리트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마그리트의 예술을 다양하게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전시와 마그리트의 아이콘인 대형 사과와 파이프, 구름으로 꾸며진 각종 포토존을 바라보면서 마그리트의 작품 세계에 다가가도록 하자.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미디어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포스터 시안 5 세로-01.jpg

 




[이승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11776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