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2

서울문화재단 지원정책토론회
글 입력 2020.04.24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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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2

서울문화재단 지원정책토론회


Column 민현


 


발제문은 ‘문화연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제와 인상깊었던 발언, 그리고 토론회를 시청한 후 들었던 생각을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긴급예술지원 토론회가 4월 20일에 열렸다. 예술인, 기획자, 공공기관 대표자, 예술 대학생 등 다양한 집단이 모여 문화예술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보는 자리를 가졌다. 전체적으로 사실 코로나에 대한 대책 회의라기보다는 문화예술계에 내재한 다양한 문제점을 짚어보는 토론이었다.


앞서 ‘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의 칼럼에서 다뤘듯이 지원정책은 문화예술의 지속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다. 이번 토론에서는 정책의 세부 사항을 넘어 정책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와 닿는지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발제1. 문화예술계의 근본적인 위기


먼저 발제 1에서는 문화예술계의 근본적인 위기를 다루었다. 코로나가 아니라 내재된 위기의 폭발이다. 생활위기의 반복 중, 코로나가 터진 것뿐이다. 문화예술계 생태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은 오히려 예술계에 혼란을 가져올 뿐이었다.



발제2.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


발제2에서는 국가적 위기가 발생시 콘트롤 타워의 부재를 문제로 꼽았다. 다양한 기관들의 난립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는 통합적인 시스템은 사실상 없다. 더하여 코로나로 인한 문화예술계 피해 상황 조사와 대책은 없고 기존 사례를 답습하는 인위적인 대책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발제3. 재난 이후 우리의 삶과 예술


결국 코로나를 넘어서 문화예술과 지속성에 대하여 근원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지속성의 붕괴는 곧 다양성의 해체다.”라는 문장은 문화예술계가 낼 수 있는, 그리고 그들이 낼 수밖에 없는 목소리다. 재난 이후에도 ‘살아남는 사람들’만 살아남는 것이 아닌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 모두가 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발언1. ‘현직X, 겸직 예술인’의 현실


예술인들의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코로나가 그렇게 생각보다 큰 충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창작과 기획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고, 원래 수입이 ‘0’이었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피부로 느낄 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예술활동을 지속하는 예술인들도 직업을 두, 세 개씩 갖고 자신의 예술을 지속한다. 더하여 지속에 조금이라도 되는 지원 정책을 받기 위해서 그들은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증명’해야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게다가 ‘예술활동증명’을 할 수 없는 예술인들은 사실상 그 지원을 받기는 어렵다. 지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국가의 지원을 많은 예술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정과 소통이 부족했다.


결국 지원 정책을 수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예술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국가적인 재난을 문화예술계와 본인들이 책임지게 하는 상황’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책과 지원도 중요하지만, 공공과 국가가 나서서 문화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현장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을 만들고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상황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 한국의 문화예술 지원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껴졌다.


영국예술위원회는 코로나 사태에 대해 불가항력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공연 혹은 전시 표 값에 대한 환불 절차를 미뤘다. 영국처럼 사회문화적으로 예술에 대한 가치를 대중들이 인정하고, 사람들이 나서서 문화예술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따라서 국가는 정말 직접적인 ‘지원’에 더해 ‘문화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예술계와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할 사람들과 이들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의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언2. 미래 예술인, 학생


코로나19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 대표의 발언에서는 미래의 예술인으로 거듭날 학생들의 현실을 듣게 되었다.


문제는 두 가지였다. 대부분 실습으로 진행되는 예술 수업을 온라인으로는 제대로 들을 수 없었고, 근본적으로 예술계 취업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첫 번째 문제야 코로나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라고 치더라도 예술 직업 교육이 부족한 게 가장 중대한 문제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의 조사 결과, 학생들은 대부분 예술계 취업을 희망했지만 예술 대학 학생들은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앞선 ‘현직X, 겸직 예술인’의 문제는 결국 미래 예술인이 될 학생들에게 곧 들이닥칠 문제였다. 더하여 그들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예술활동증명’을 통한 지원을 받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회의 큰 공감을 얻는 다른 교육 예컨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나 취업 문제, 그에 반응하는 다른 교육기관의 발 빠른 대처에 비하면 예술계의 교육 체계와 이에 대한 사회의 공감은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자신의 창의성으로 작품을 만드는 건 오롯이 예술인의 몫이지만, 예술인으로서 당당하게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는 건 사회의 몫이 아닐까.



생각1. 문화예술인, 우리

 

중력을 거스르는 단어와 글을 쓰는 걸 즐긴다. 가끔 작사를 할 때도 내가 원하는 단어를 쓰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번 글을 쓸 때도 역시 가벼운 단어를 쓸 수가 없었다. 조금은 낙관적으로 저번 칼럼을 썼지만,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온라인으로라도 들으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금 이 감정을 다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 공간부터 시작해, 더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문화예술인 우리 모두고, 우리 모두가 그 목소리를 키워 사회와 대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여 건강하고 지속성을 갖춘 예술이 화답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문화예술과 지속성을 위하여’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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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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