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이바이, 마마!'는 왜 용두사미 드라마가 되었나 [TV/드라마]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
글 입력 2020.04.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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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고백부부〉의 작가 권혜주의 차기작이자 배우 김태희의 복귀작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었던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가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주인공 차유리(김태희)가 갑자기 살아 돌아오며 벌어지는 판타지 휴먼 코미디 장르로, 삶과 죽음, 순리와 상실의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삶과 죽음의 순리를 거스른 일이 우리 앞에 일어날 때, 과연 그건 축복이기만 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드라마는 탄탄한 스토리로 1화부터 시청자들을 마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할수록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지루한 전개가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채널과 함께 그들의 마음을 돌려 버렸고, 〈하이바이, 마마!〉는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으며 끝을 맺게 되었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될 수도 있었던 〈하이바이, 마마!〉는 어째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비판을 얻게 되었을까?



 

사연 없는 사람은, 아니 사연 없는 귀신은 없다지만….


 

귀신이었던 주인공이 환생한 이야기인 만큼 드라마 속엔 주인공 유리의 납골당 친구 귀신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우리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왔던 무시무시하고 오싹한 모습이 아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 아빠, 누나, 할머니, 삼촌,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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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하이바이, 마마!〉 공식 홈페이지

 


납골당 한가운데에 모여 수다를 떨고, 환생한 유리의 일에 이것저것 참견하는 귀신들을 보면 더 이상 걱정도, 고민도 없는 듯하지만, 사실 그들이 아직까지 이승에 남아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픈 딸 걱정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정씨 할매 귀신, 아들 잘 사는 모습만이라도 보고 가고 싶은 종가댁 며느리 귀신, 아직도 아홉 살 어린아이 같은 서른 살 아들(혹은 동생)을 둔 필승네 가족 귀신, 온갖 루머를 떠안은 채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 야구선수 귀신 등등 사연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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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하이바이, 마마!〉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저승의 문턱에 발 디디고 있는 그들이 이승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지켜보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에겐 유리가 필요했다. 그들이 이승에 남겨둔 미련을 풀어줄 열쇠는 유리뿐이었다. 그들은 부러움 반, 질투 반의 마음으로 환생한 유리에게 소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유리는 알겠다고 답했다.


해당 장면 이후 납골당 귀신들의 극 비중은 눈에 띄게 늘어났고 그들의 이야기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을 무렵, 일각에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보다 납골당 귀신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연출진들이 시청자의 뜻을 수용하려 했던 탓인지 그후 납골당 귀신들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었고, 유리가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말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들의 사연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드라마 애청자로서 납골당 귀신들의 사연을 주인공의 이야기와 균형 맞춰가며 잘 풀어나갔다면 귀신들 모두 충분히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초가 될 수 있는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극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 작용하여 흐지부지 끝나버린 것에 아쉬움이 있다. 귀신들의 사연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주인공의 행보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면 시청자들도 귀신들의 등장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떡밥은 시청자의 상상일 뿐?



흐르듯 지나간 인물의 대사, 무심코 지나친 장면들, 세트 한 쪽 구석에 배치되어 있는 소품 하나하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복선을 상상하는 것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하이바이, 마마!〉에서는 무심코 본 것도 아니고 우연히 알게 된 것도 아닌, 스토리 상 대놓고 보여주는 떡밥용 장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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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하이바이, 마마!〉 공식 홈페이지

 


유리의 남편 강화의 현 부인인 민정이 강화와의 이혼을 준비하며 법률사무소를 드나드는 장면에서는 민정과 강화의 이혼을 통해 유리가 본래의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었으며, 납골당 귀신들이 각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숨기며 입을 꾹 닫고 있는 장면에서는 그들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이들의 사연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 앞서 말했듯이 납골당 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겠다 답한 유리의 모습을 볼 때에는 유리가 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유리 환생의 해답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과 기대를 가지고 관람하게 된다.


하지만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그리고 기대했던 스토리대로 전개되지 않았고 여기저기 깔려 있던 복선은 회수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어 시청자들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허무맹랑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이다 보니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상상을 시각화하여 풀어내는 것이 드라마의 매력이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작진의 능력이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통해 극의 전개를 수정했다면 시청자들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든지, 아니면 뚝심 있게 기존의 구성을 유지하며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확실히 전달하든지 확실한 방향을 정했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잡지 못해 장르의 핵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휴먼 코미디 드라마인 만큼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모여 시너지를 내는 흐름을 기대했는데,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니 주인공들의 메인 이야기와 조연 캐릭터들의 서브 이야기 모두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고 상상해 본 삶과 죽음, 환생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흥미를 가졌고, 극의 초반에 보여주었던 탄탄하고 감동 있는 스토리에 기대가 컸던 만큼 마지막에 아쉬움도 많이 남은 작품이다.


드라마 전체의 흐름을 보면 어색한 부분도, 답답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드라마가 가져다준 따뜻함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많은 이들이 원했던 이상적인 결말이 아니었을지라도 드라마 속 인물들의 가족애, 우정, 동료애 덕분에 조금은 추웠던 봄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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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하이바이, 마마!〉 공식 홈페이지

 

 

누구나 한 번은 인생에서

어둠의 터널을 지날 때가 있다.


다신 빛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길고 긴 터널.


그리고 출구 없는 터널이 없듯

세상엔 영원한 사랑도,

영원한 아픔도 없었다.

 

-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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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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