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ha_Me가 아닌 차미호를 찾아서 - 뮤지컬 '차미' [공연예술]

SNS속 내가 찾아오다
글 입력 2020.04.2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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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이상 일기를 종이에 쓰지 않는다


 

막 나온 음식이 식어가더라도, 카페에서 시킨 스무디의 표면에 맺힌 물이 떨어질 때까지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는 것은 요즘 시대엔 필수가 되었다. 문구점에서 산 일기장 위에 연필로 눌러쓰는 일기는 이제 초등학생 시절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은 SNS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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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제 모바일 속 SNS에 하루 하루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기록한다.


여전히 글이 주를 이루지만 사진과 링크, 주소첨부까지 가능한 블로그, 글보다는 사진이 주를 이루는 인스타그램, 사진과 짧은 토막글이 주를 이루는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라는 그 의미처럼 초등학생 시절 담임선생님과 부모님 정도의 소수와만 공유하던 일기장 속 자신만의 일기를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SNS의 이러한 특성이 많은 폐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개인 정보의 침해라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시작해서 SNS는 자신의 가상 모습을 꾸미다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끔 만든다. 뮤지컬 ‘차미’는 이러한 SNS의 폐해를 주제로 하여 주인공 미호가 Cha_Me가 아닌 진정한 차미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내 이름은 차미가 아닌 차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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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피곤에 찌든 채 강의를 듣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를 사는 미호는 SNS를 통해 자신이 원했던 모습을 구현하는데, 바로 ‘차미’(@Cha_Me)이다. 완벽한 외모에 인기 많고 세련된 ‘차미’는 미호가 원해왔던 이상 속의 자신의 모습이었다.

 

여느날과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호의 앞에 SNS속에만 존재하던 차미가 찾아와 제안을 한다. ‘차미호’의 인생을 완벽한 차미 자신이 대신 살아주겠다는 달콤한 제안. 미호는 처음엔 망설이지만, 좋아하는 선배 진혁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제안을 수락하고 차미에게 ‘차미호’ 자신의 인생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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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뮤지컬이니까 가능한 서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도 현재의 SNS를 보다 보면, 미호와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의 삶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SNS속의 자신을 행복하고 여유롭게 꾸미고 그 모습이 실제 자신의 모습이길 원한다. SNS 속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꾸미는 일이 물론 시간 낭비 이거나 나쁘기만 하다는 것은 아니다. SNS가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이 되기도 하고, 잘 활용한다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호가 차미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긴 것처럼, SNS는 진정한 자신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의 인지과정은 의외로 허술해서 SNS속에서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척,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꾸미다 보면 실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 무엇 이었는지, 내가 정말로 원하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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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는 어느 순간, 자신이 차미의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차미호’라는 네임드는 차미의 화려한 외모와 능력으로 더욱 빛나고 있지만, 자신은 그러한 ‘차미호’의 어두운 그림자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미호는 차미와 ‘차미호’의 인생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된다. @Cha_Me 가 아닌 ‘스크래치’라는 또다른 계정을 만든 미호는 친구 고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진정으로 느끼는 것, 좋아하는 것을 일회용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길가에 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꽃, 유독 청명하게 갠 하늘 등 남들이 무엇을 좋아할까를 고민하기 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올리는 계정을 통해 미호는 점차 진정한 자신을 찾아간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지금, 사람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서로 엮어 있다. SNS를 통해 남들의 일상을 궁금해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현실의 진짜 나 보다 더 잘나고 멋있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조금 더 평범하고 잘난 것 없더라도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인생은 현실의 내 모습이다. SNS속 행복하고 잘난 모습보다는 평범하더라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의 나의 모습을 제대로 인지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연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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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차미는 SNS라는 소재를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무대 연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디지털 디바이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연출을 선보였다. 무대의 가장 가운데에는 커다란 핸드폰이 자리잡고 있다.


이 핸드폰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차미와 미호가 SNS에 올리는 내용들을 실제로 핸드폰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실제로는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을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구현해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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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뮤지컬 차미의 이러한 연출은 제한된 소품으로 장면을 표현해내야 하는 소극장의 물리적인 제약을 극복해냈다. 공간적 제약, 예산 상의 제한으로 물리적으로는 구현해내지 못할 장면도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더욱 환상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었다. 이러한 특별한 디지털 연출 방법을 통해 뮤지컬 차미는 주제를 더욱 신선하게 표현해내면서 대극장의 사실적인 연출력 못지않은 연출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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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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