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심사위원 관점으로 바라본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글 입력 2020.04.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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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들어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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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대해서 처음 초대를 받게 되었을 때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도 필자가 관람하던 시간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과거에 같은 장소에서 에릭 요한슨 사진전을 봤을 때와는 비교가 될 정도로 적은 인원 덕분에 관람하기에는 굉장히 수월했다만 아직도 여파가 많이 남아있다는 게 몸소 느껴졌다.

 

내가 알던 예술의전당과는 다르게 싸늘하고 조용했으며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관람해야 하며 미착용 시 관람을 제한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입장할 때는 꼭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입장해야 한다.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무리 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2.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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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첫 공간에서는 볼로냐라는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온다.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7번째로 큰 도시로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도, 깊게 공부해본 적도 없었기에 이 도시에 대해서 알 길이 없었지만 볼로냐가 어떤 도시인지에 대해서 알 수 있던 공간이다.

 

세계 최초로 대학이 설립되고 뚱보들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식도락의 도시이며 붉은색의 지붕들이 가득한 붉은 도시이기도 하다. 게다가 명품 자동차들인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듀가티의 근원지라니! 이런 도시를 모르고 있었음에 아직도 나는 우물 안 개구리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유럽 문화의 수도로 지정된 이 볼로냐라는 도시에서는 매년 봄, 세계 최대의 아동 도서전이 열린다. 5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문학 박람회이다. 그렇기에 많은 작가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만남의 장으로서 중요한 장소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일러스트 전시이고 많은 일러스트들이 도전하는 행사이기에 최고의 전문가들과 심사위원들이 일러스트 작품들을 선정하고 전시를 해주는데 이러한 작품들은 가장 실험적이고 감각적이며 현재를 제일 잘 대변하고 있는 일러스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뽑은 76명의 작가와 그 작가들의 일러스트 300여 점을 원화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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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2018년 우승자 특별전이 따로 개인 공간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이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 상흔 35세 미만의 일러스트레이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상으로 크로아티아 출신 Vendi vernic 작가의 "La Casa de Fareras 동물원"이라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그림책이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 사이을 받게 된다.


 

 

3. 심사위원의 관점에서 보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선정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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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를 보기에 앞서 이번 전시는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 선정한 일러스트들이다. 심사위원 가운데 한 사람은 이미지가 '열려있는지'를 가장 큰 관점으로 바라본다고 했다. 심사위원의 말을 들어보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이건 그냥 일반 일러스트의 작품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까지 영향이 가는 일러스트 작품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린이들은 하얀색의 스펀지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색 이이던 가장 잘 흡수하기에 그런 어린이들이 보는 무언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일반 그림이 아니라 그림이 주는 메시지나 이야기, 그리고 그로 인해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통찰력을 줄 수 있는 그런 부분들까지 중요하게 바라보기에 얼마나 그림 속 내용이 열려있는가가 무척 중요한 소재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동화 속에서 클래식한 클리셰들이 너무 많았다. 나쁜 계모, 착한 주인공 위험에 처한 공주를 구하는 왕자 등 이러한 고정관념은 자연스럽게 어릴 때 접한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무의식을 깨트릴만한 다양한 작품들을 골랐고 그걸 만나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하니 더 의미 있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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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중적인 주제가 아닌, 어른의 편견으로 다양성을 막는 것보단 어려우면서도 무거운 주제들 또한 직접적으로 보여줄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반복적인 주제를 통해 익숙한 것으로 표현하는 무거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선정 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그림들을 바라본다면 성인들이 기괴하다고 느낄만한 몇 그림들은 아이들에게 넓은 이야기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수단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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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전시에 선정될 수 있는 일러스트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개성이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스타일이나 기법 등을 가장 우선적으로 떠올렸지만 이러한 스타일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은 깨닫지 못했다.

 

자신의 개성 안에 갇혀 버림으로써 자기 표절이 되는 것은 일러스트레이터가 나아가는 길이라기보단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막힐 수도 있음을 보니 하나에만 안주하기보단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받아 실험적이면서도 독특한 상상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4. 인상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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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ndi Vernic

 


인상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였던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 사이을 받은 작품이다. 그림 있던 길쭉한 이 공간은 마치 숲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림을 자세히 본다면 가볍게 그린 그림이지만 하나하나 개성이 있으며 휘갈긴듯한 느낌의 채색이 특징적으로 보였다. 빠르게 그린 것 같으면서도 섬세함이 있어서 기분 좋은 느낌이 났다.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지만 하나하나 보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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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_Bajtlik

 

 

얀 베이직의 작품으로 시리즈로 몇 개가 더 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작품의 몇 시리즈를 본다면 딱 봐도 미로 같다!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굉장히 세심하게 그려진 그림이기 때문에 신화와 동화에 영향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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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베이직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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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대표 그림 가운데 하나이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색상, 그리고 동물을 소재로 하여 누가 보아도 귀엽다!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그림이다. 단색으로 쓰는 그림들 때문에 일러스트적 느낌이 다분히 느껴진다. 그렇기에 아트숍에서도 판매하고 있어서 구매 욕구가 있는 그림 가운데 하나였다.

 

*

 

일러스트를 일반적인 소비자, 또는 화가의 입장에서 바라보았다면 일러스트를 선정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바라보던 첫 전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이 보는 도서이기에 열린 가능성과 개성, 메시지나 사람이 사는 이야기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많은 영감을 주는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러스트 그림들을 아이들이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우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전시 후기를 마쳐본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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