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과학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다. - 스켑틱 Skeptic Vol.21

글 입력 2020.04.0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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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켑틱 21호
- Skeptic Vol.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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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부터 문과인인 나는 과학이라는 학문에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으며 이해하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을 해왔다. 그랬던 내가 이번에 SKEPTIC이라는 과학 잡지에 관심을 가지고 심지어 읽기까지 했다.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과학 잡지가 나의 눈길을 끈 이유는 바로 '코로나'였다. SKEPTIC VOL.21은 “코로나19와 질병X의 시대”라는 제목을 필두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2달이 훌쩍 넘어가는 이 시점.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라는 전염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갇혀 있다. 코로나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사회에 공포와 무질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 따라 SKEPTIC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과학적 내용들을 다뤘고, 나에게 호기심과 궁금증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잡지를 읽기 전 어렵고 재미없을 거라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주제는 흥미로웠고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풀이되어 있었다.


잡지를 읽은 후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을 해볼 수 있거나, 흥미로웠던 주제에 대해 리뷰를 하고자 한다. (*과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리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적이지 않고 겉핥기 식으로 이해했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참고하여 읽어주길 바란다.)

 

 

 

[News & Issues] 종교는 어떻게 공중보건을 위협하는가



앞서 얘기했던 것과 같이, 현재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확진자가 만 명을 넘어섰고,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재난문자가 울려댄다. 이렇게 국내 상황이 심각해진 이유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종교'를 빼기는 어렵다.


초반 코로나 확진자가 생겼을 때 다행히도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아 곧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런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바로 “신천지”라는 이단 종교 신도로 인해 국내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하루에 수십,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러한 상황을 보며 나는 “대체 그들은 어떤 신념을 믿고 어떤 행동을 하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걸까?”라는 궁금증과 이해하기 힘든 특정 종교에 대해 기피의 마음이 들었었다.


<종교는 어떻게 공중보건을 위협하는가>라는 부분을 읽고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종교 신념 및 행위들이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기도를 통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는 집단, 종교 관습으로 할례를 행하는 집단 등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치료를 하면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에 이르른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했다.



“사람들은 어떤 종교를 믿을 권리가 있다. 나는 그러한 권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믿음을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어떤 신념이 무고한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혹은 공중 보건을 위험에 빠뜨린다면 나는 그런 신념을 거부한다.”


 

나 역시 개인의 종교 자유를 지지한다. 각자의 생각과 신념에 맞게 신을 믿으면 된다. 다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고, 치료할 수 있음에도 치료하지 않아 끝내 죽음까지 이르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신념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Cover Story] 전염병은 왜 혐오를 일으키는가



이 챕터에서는 전염병과 혐오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염병은 왜 혐오를 일으키는지 과학적으로만 설명하는 게 아닌 “탄자니아 국립 공원에 병에 걸린 침팬지”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내용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전염병에 대해 “내가 병에 걸리기 싫으니 기피하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을 했었는데, 혐오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본다는 것이 새로웠다.



“인간이나 침팬지뿐 아니라, 원시적인 동물도 감염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피하는 행동 반응을 보인다. 감염 가능성에 대해 인간은 행동 도메인에서는 회피를 보이고, 감정 도메인에서는 역겨움을 보인다. 역겨움은 인간의 여섯 가지 기본 감정 중 하나다. 이른바 '혐오'의 감정이다. (여기서는 일단 진화적 생태 환경에서 느끼는 역겨움에 한정한다)”



우리의 행동 면역계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대상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감정적인 역겨움을 느끼고, 그들을 회피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혐오는 분노와 배척의 문화적 코드로 작용하며, 사회적 편견까지 발생한다.


전염병에 대한 혐오가 단순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으로 기피한다”가 아닌 몸을 지키고자 하는 신체 반응에 기인한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너무나 새로운 관점이었고, 혐오가 사회적인 편견까지 만든다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러한 상황이 사회의 보수성을 강화할 가능성과 외향성 및 개방성이 낮아지고 집단주의가 득세한다는 부분은 현재 시국과 연결 지어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생각을 했다.


현재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안전에 대한 집단적인 불안감이 생겨났고,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에 대한 배제가 잠재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또한, 더큰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적으로 입국을 거부하기도하며 점점 폐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코로나가 더욱 장기화된다면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하여 추후 사그라들었을 때조차도 폐쇄적인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News & Issues] 인공지능은 영화 속 성별 편향을 알고 있다.



이 부분은 전염병과는 관련없는 내용이지만, 잡지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었고, 다른 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리뷰하게 되었다.


여기 챕터에서는 영화 산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별 편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글 속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영화제라고 불리는 “칸 영화제”에 70년 동안 초청받은 여성감독은 82명이라고 한다. 1,866명의 남성 감독의 숫자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인원이다. 영화 속 내용 자체에서도 성별 편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벡델 테스트* 기준에 부합되는 영화는 총 8,076편의 영화 중 4,651편으로 57.6%에 불과 했으며, 여성이 두 명 이상 나오지 않는 경우도 819편으로 10.1%나 된다고 한다.



* 벡델 테스트 : 영화 내 성별 편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

  1) 최소한 두 명 이상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야 한다.

  2) 그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3) 그 대화가 남성 캐릭터와 관계없는 주제여야 한다.



오늘날 성별 편향 담록의 다층적 측면들을 반영하지 못하는 벡델 테스트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인공기능 기술'을 적용하여 분석하였고, 이 결과에서도 성별 편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보다 감정 다양성, 지적 이미지, 주변 물체의 종류와 빈도 모두 낮게 나타났다. 심지어 나이 분포도 여성의 평균 나이는 26.47살로, 33.48살이라는 남성의 평균 나이보다 훨씬 어리게 나타났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 중 50% 정도는 여성의 비율인 것에 반해 극 중에서 여성의 서사를 다루거나 여성이 보이는 이미지는 한정적이고 단편적이다. 관객의 반이나 차지하는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현저히 적고, 한정적인 내용만 나올 가능성이 커 그들로 하여금 극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할 것이다.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내용의 영화가 지금보다 많아지게 된다면 더욱 다양화된 영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은 영화 산업계 및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글 속에서 <헝거게임>, <메리다와 마법의 숲>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궁도가 높은 인기를 끌었고, <빌리 엘리어트>가 개봉했을 땐 발레 수업에 등록한 10대 소년의 수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미루어 보아, 다양한 서사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성별에 국한되지 않고 꿈을 꾸는 청소년들이 많아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구성원의 다양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사회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척도라는 데 동의한다면, 현재 영화산업이 갖는 구조적 문제를 우리는 반드시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이 연구가 사실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우리 스스로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는 비단 영화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도 해당되는 내용일 것이다. 구성원의 다양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만연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가 필요하다.


*

 

SKEPTIC이 과학 잡지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했었는데, 읽으면서 “과학은 어려운 것”이다에서 “과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물론 배경지식이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있겠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준다면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분야였다.

 

이번에 읽은 이 잡지 역시 흥미로운 주제를 과학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 내가 하는 행위나,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줬다. 나와 같이 과학이라는 분야에 흥미가 없었거나,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도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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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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