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상에 있지만 없는 코로나19 해결법 - 스켑틱 Skeptic Vol.21 [도서]

아는 것이 힘이거나, 모르는 것이 약이거나
글 입력 2020.04.0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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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가 그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발견 당시 광선이라는 것 이외에는 분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X세대 역시 정확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 여러 차례 영화화된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특정할 수 없는 범인이기 때문에 X라고 지칭한다. 미국에서 흑인 인권운동을 하던 말콤 엑스 Malcolm X는 미국의 법으로 자신을 규정할 수 없다며 본명인 말콤 리틀 Malcolm Little 대신 새로운 성, X를 사용하였다. X는 그야말로 있지만 없는 것이다.

간혹 이 X라고 불리던 것들 중에서 이름을 새로 얻기도 한다. 현재 전세계를 뒤덮어 모든 행정, 경제, 사회를 마비시킨 코로나-19 COVID-19가 그런 경우다. 그럼 의문이 든다. 이미 발견했던 질병을 왜 예방하지 못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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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SF Health

 



스켑틱 SKEPTIC 이란?


스켑틱은 그 단어 그대로 회의론자, 의심이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여기서 의심은 우리가 익히 사용하는 의미가 아닌 합리적 의심을 말한다. 많은 학문에서는 가설검증법을 채택하고 있다. 예상하는 명제를 실험 검증하는 것이다. 가설검증법은 기존에 정립된 명제라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새로운 검증에 의해서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의심에 대한 긍정적 정의는 유연한 사고를 제시한다.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 걸맞다.

스켑틱협회 The Skeptics Society 에서 발간하는 [스켑틱]은 과학적 회의주의를 추구한다. 즉,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론을 수립하고 검증하며 확실성을 의심한다. 현 시간에 내린 결론은 새롭게 검증된 명제의 출현 이전까지 유효한 잠정적 결론이라는 방법론 하에, 건전한 과학적 관점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서두에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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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뉴스&이슈 : 종교는 어떻게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가


나는 모든 종교에 대하여 회의적인 입장이다. 각 ‘신’의 실재여부와 관련없이 다른 종교에 대하여 배타적인 장면과 전체주의적 장면들이 연속하기 때문이다. ‘이단(異端)’이라는 단어도 ‘자기가 믿는 이외의 도’, ‘전통이나 권위에 반항하는 주장과 이론’라는 개념이다. 다수(多數)가 기타의 것들을 이단이라며 핍박하는 모습은 비종교자 입장에서 썩 타당치 않아 보인다.

헤리엇 홀 Harriet Hall은 기독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에서 신앙치료가 기도가 가장 인기 있는 신체질병치료법이라는 것에 대해 극명한 예시와 연구를 제시하며 인권에 반하는 신념을 거부한다고 주장한다. 신념이 무고한 이들의 공중보건에 위협을 한다면 말이다. 헤리엇이 한국의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한 종교들을 언급한 것은 아니나 분명 일맥상통한다.
 
 

커버스토리 : 코로나19와 질병 X의 시대


인기검색어에는 연일 백신관련주가 오르내린다. 코로나전국시대를 과학이 끝내 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 WHO는 2018년에 이미 이 사태를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비하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그 물질이 무엇인지는 예견할 수 없는 X로 명명되었던 것이 코로나19이다.

조금 더 확실히 [스켑틱]에 기재된 글을 인용하자면, 2002년 사스부터 메르스를 거쳐서 코로나19까지 신병 발병 주기는 짧아지고 있고, 이후 창궐할 모든 미지수의 새로운 질병을 X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른바 현대의 질병연표를 되짚어보면 태양의 홍염 corona 모양의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기인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 발생가능성이 1000배 큰 RNA 바이러스이며, 과학자들은 X가 RNA 바이러스일 것이라는 것까지 이미 예측한 지 오래다.

예측가능성에서 결코 낮지 않은 점수를 획득했음에도 세계적 비극을 막지 못한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몰려올 질병 X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비할 경험치를 쌓는 것이다. <커버스토리 : 코로나19>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 분석, 인간의 면역계, 전염병 예측 방법론, 전염병과 혐오 등에 대해 인간의 지식 총체인 논문에 기반한 전문가들의 글이 기재되어 있었다. 은둔하며 스트레스에 휩싸였던 나의 막연한 두려움을 한 꺼풀 벗길 수 있었다.

상황에 대한 이해란, 이런 것이다. 암전 되었을 때의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를 자세히 살펴보면 형광물질이 곳곳에 반짝거린다. 막연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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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전문가의 소유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소유에 대한 개념은 모호해지고 있기도 하다. ‘렌트’의 시대가 도래했고,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전문가는 지식을 독점하고 있지 않다.

필자는 수학을 꽤나 잘하는 편이었으나, 고민 끝에 문과를 선택했다. 이후 과학 수업을 들을 일이 없었으나, 대학에 진학하고 과학적 지식을 훨씬 많이 접하게 되었고 문이과를 고민하던 그 당시의 나를 헛웃음치며 바라보기도 한다. 이 [스켑틱]이라는 과학잡지가 나에게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고 느낄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도하기도 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진학 후에도 이과적 성향을 띈 전공 덕분에 데이터 해석이 어색하지 않았고, [스켑틱]의 정보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습이 더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정보수집, 해석능력은 개인적 역량이다. 수치자료와 거리감을 좁혀야 하는 것은 코로나19사태로 느꼈듯이 과학이 개인과 그리 동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홍보하는 것은 백신을 개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관련 처벌이 계속 엄격해지는 것에는 소수의 전문가만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종료 방법은 있지만 없는 것이다. 개인이 공중보건 개념에 대한 막연함을 떨쳐야 캠페인을 바로 실천하고 사태종료일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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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IT University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 사이


옛날 분들의 말은 틀린 적이 없다고 취급하는 것도 어쩌면,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열려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상반되는 주장에는 경험적으로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 ‘아는 것’이라는 것은 보편적인 지식에 관한 것이며, ‘모르는 것’은 모든 것에 무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보에 해당한다.

[스켑틱 Vol. 21]에는 코로나19 외에도 인간의 본성, 종교와 사회, 성 편견 등에 관한 흥미로우면서도 과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글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글 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보편적 지식이 되길 바라는 전문가들의 친절한 제안이다.

내가 과학과 관련된 글에 손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우쭐해 보기도 한다. 눈길이 코로나 이슈로 제일 먼저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장 거대한 직면과제이기 때문이다. [스켑틱]의 부제에 ‘비판적 사고 Critical Thinking’가 포함되어 있는 또다른 이유를, 객관적 실험결과해석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비평을 곁들였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 사회비평은 의견을 나누자는 말이다.

이과와 문과는 양극단에 위치한 각각의 극한값이 아니다. 뇌과학자 박동선 박사는 최근 방송 [방구석 1열]에 출연해 뇌과학은 심리학과 생물학의 통합학문임을 언급하며, 최근 들어 통합학문 필드가 확대대고 있음을 강조했다. 과학과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학은 순수학문의 틀을 벗어난 사회적 논의의 기초이다. [스켑틱 Vol.21]은 그런 논의의 기반마련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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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켑틱 21호 
- Skeptic Vol.21 -
 

엮음 : 스켑틱 협회 편집부
 
출간 : 바다출판사
 
분야
기초과학/교양과학
 
규격
170x250mm
 
쪽 수 : 268쪽
 
발행일
2020년 03월 06일
 
정가 : 15,000원
 
ISBN
977-2383-9840-00-01

 


[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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