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국민 볼펜, 모나미가 걸어온 60년의 길 [문화 전반]

모나미의 변신은 무죄!
글 입력 2020.04.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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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억 속 모나미


 

하얀 몸통에 검은 머리를 한 이 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간첩.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손을 한 번 이상 거쳤고 잃어버렸다가도 다시 찾게 되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긴급히 필요로 할 때를 기다리던 국민 볼펜 모나미. 기특한 이 녀석의 풀네임은 '모나미 153'이다.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모나미 153"은 낄끼빠빠의 대명사로 항상 우리 곁을 겸손히 지켜왔다. 모나미가 지금까지 우리와 공기처럼 함께하게 된 것는 갖은 노력의 결과이다. 모나미 창립 6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 볼펜으로써 모나미가 걸어온 길을 조명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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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onamimall

 

 


한국 문구 역사 = 모나미


 

모나미는 1960년 국내에서 광신 화학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3년 후 "모나미 153"을 출시하고 이 제품이 효자 상품, 즉 캐시카우로 발돋움하면서 브랜드명을 상품명인 "모나미"로 변경하게 되었다.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나의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의미에 걸맞게 모나미는 국가의 성장과 발맞춰 가면서 대표 문구 기업으로 발전하였고 곧 국민 모두가 아는 브랜드가 되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모나미는 80년대 말부터 문구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위기를 맞이하였다. 특히 필기감이 좋고 유니크한 일본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모나미의 경쟁력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때 모나미는 국내 품질 보증인 "KS 마크"를 포기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필기감을 선택해 볼펜을 재개발했다. 이후에도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력을 꾸준히 상승시켜 브랜드 위치를 확고히 해왔다.


 

최초 한정판 (2).jpeg
모나미 153 리미티드 블랙 1.0

 

 

 

위기 극복의 아이콘, 모나미


 

머지 않아 모나미에게는 또 하나의 근본적인 고민이 생겼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이 보급화되면서 사람들은 "글쓰기" 보다 "타자치기"에 익숙해졌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나미의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모나미는 오프라인 숍의 확장 및 변형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프린터 전문 회사 "HP"와 제휴를 맺어 대형 사무용품 매장 "모나미 스테이션"을 열었고 스토어 안에 "HP 프린트 스테이션"을 구성하였다. 또, "알로달로"라는 편의점과 문구점을 결합한 형태의 공간을 론칭하여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복합 공간 창출을 꾀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오프라인 유통 형태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무언가 뾰족한 수가 필요했던 이때, 모나미의 송하경 대표는 필기구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였고 이는 장식품으로써의 펜이었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 펜은 단순한 기록의 도구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모나미는 다시 주력상품인 "모나미 153"에 집중하여 업그레이드 버전 한정판을 출시했다. '몇백 원이면 살 수 있던 모나미 펜이 고급화가 가능할 까'라고 했던 우려가 무색할 만큼 한정판 "모나미 153 리미티드 블랙 1.0"은 두 시간 만에 완판되었다.


 

모나미 콜라보 제품.png
출처 : monamimall

 

 


모나미 153에 날개를 달다.


 

모나미의 새로운 디자인들은 컬렉터를 불러 모았으며, 이니셜을 새겨주는 서비스는 누군가의 선물용으로 제격인 예쁜 모나미 펜을 탄생시켰다. 또 위와 같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였고 지루했던 단색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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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나미 콘셉트 스토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모나미는 문구업계 최초로 콘셉트 스토어를 연다. '종이'를 콘셉트로 한 홍대점, '다이어리'를 콘셉트로 한 DDP점 그리고 '꿈의 공장'을 콘셉트로 한 에버랜드점 등, 명확하면서도 연결되는 콘셉트로 많은 문구 덕후들의 환상을 사로잡는 스토어를 개점했다. 최근에는 용인에 '스토리 연구소'라는 잉크랩을 개점하여 또 다른 쇼룸의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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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onamimall

 

 


하나의 문구, 두 개의 이미지?


 

모나미가 화려한 변신에도 계속 "모나미"일 수 있었던 것은 국민대표 볼펜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나미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휘뚜루마뚜루 사용할 수 있는 친근한 하얀색 볼펜이다. 그와 동시에 이제는 어떤 특별한 날을 책임지는 선물이 되기도 한다. 대중화와 고급화,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던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성공한 모나미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올해 모나미는 60주년을 맞이하여 플러스펜 60개 세트를 론칭했다. 최근 다이어리 꾸미기가 다시 부상하면서 꾸미기 문화를 좋아하는 일명 "다꾸러"들 사이에서 모나미의 시대에 맞는 도전들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60살 먹은 모나미가 문구계의 '꼰대'가 되지 않고 브랜드 만의 노련함으로 문구 문화를 새롭게 부흥 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

 

모든 문화의 시작은 기록. 우리 역사 속 어떤 빛나는 기록의 순간에 모나미가 있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광고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과학자의 고민, 수험생의 고뇌,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감성 그대로 담아주는 문구. 용도와 형태에 상관없이 우리의 기록을 책임져 온 책상 위의 전사들. 스크린이 판치는 사회에서 그래도 우리에게 볼펜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추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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