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문학 지침서 -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인터넷 유명 서평과 ’로쟈’가 40년간 걸어온 문학의 길
글 입력 2020.03.3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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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문학을 좋아하지만 잘 읽게 되지는 않는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언제부터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인 것 같다.

 

그래서 문학책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지만, 갈증이 있었다. 지금도 새롭게 출간되는 문학 도서들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베스트셀러라고 부르는 책들, 노벨문학상을 받았네 맨부커상을 받았네 하며 들려오는 책 중에 어떤 책을 집어 들어야 할지 몰라 선택을 관뒀던 적도 많다.

 

그러던 중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를 접하게 됐고 당분간 내 지침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의 저자 ‘로쟈’는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에 나오는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의 애칭 ‘로쟈’에서 별명을 따왔다. 스스로 지은 로쟈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서평 세계에서 걸출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저자는 많은 인문서와 번역본들을 비교하고, 비평하고, 그에 대한 느낀 점을 쓰는 일에 충실한 진정한 문학도이다.

      

“문학에 처음 눈을 뜨고 책의 세계로 뛰어들던 무렵에 느낀 경탄과 흥분을 나는 아직 잃지 않고 있다.”라고 회고하였듯이 그는 여전히 문학의 세계에 머무르며 40여 년간 초심을 잃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해온 듯하다. 러시아와 영미문학에서 우리의 한국문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다양한 문학 리뷰를 정돈하여 한 권으로 엮어내었는데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알차지고 볼만하다.

 

여러 분야의 문학을 10개의 챕터로 구분한 후 각각의 카테고리에 맞게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5개까지의 리뷰를 담았는데 이 중 내가 읽은 도서와 상당 부분이 일치한 덕에 공감대가 바짝 올라간 상태로 즐겁게 책장을 술술 넘길 수 있었다. 이미 방대한 양의 리뷰를 저자가 공들여 압축하고, 압축하고, 또 압축하여 엮었기에 읽었던 도서를 다른 관점으로 읽을 수도 있고, 읽지 않은 도서의 줄거리와 서평을 통해 읽어볼지 말지를 선택하게 되기도 했다.

 

 

 

가볍게, 하지만 깊게 읽히는 책


 

앞머리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책은 매우 많은 양의 문학 리뷰를 담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을 발견할 때에는 그 기쁨이 배가 될 것이며, 모르는 책일 경우라도 이런 보석 같은 문학이 있었구나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같은 내용을 읽더라도 그 사람의 경험과 사고관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정도의 재가공 능력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정말 다양한 해석과 후기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추천하고,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나 싶다. 전철 등에서 편하게 원하는 챕터만 골라 읽어도 크게 부담이 없으며, 전체를 다 감상한 후에는 이를 묶는 작업을 하며 나만의 풀이를 하는 작업을 진행해봐도 재미있겠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깊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교정차 다시 읽으니 지난 한 세월이 주마등같이 스쳐지나간다. 인생의 그 시간을 그 책들을 읽고 이런 글들을 쓰면서 보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고로 이 책은 나의 존재 증명이면서 한편으로는 부재 증명(알리바이)이다. 내가 거기에 없었다면 그건 이 글들 때문이었다. 아마도 사십 년 전쯤 문학에 처음 눈을 뜨고 책의 세계로 뛰어들던 무렵에 느꼈던 경탄과 흥분을 나는 아직 잃지 않고 있다. 비록 이 책에 적은 문장들이 그런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어느 땐가 이런 책을 내가 발견했다면 매우 기뻐하며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이제 막 그런 독자의 길로 들어선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친다. _'책머리에'에서

 

실즈가 샐린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목소리가 책마다 조금씩 다른 정도와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대꾸한다는 점"에 있다. 샐린저의 소설들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들은 것에 견해를 밝히고 또 계속 이야기한다. 그런 게 마음에 들었다는 것은 실즈 자신이 그런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이 기형적인 게 아니라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샐린저를 통해서 배운다. 이 배움이 그를 덜 외롭게 만들고 삶을 살아볼 만한 것으로 만든다. 다르게 말하면 그의 존재를 견디게 한다. _16-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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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 로쟈의 문학 읽기 2012-2020 -


지은이 : 이현우

출판사 : 교유서가

분야
인문

규격
140*210mm (무선)

쪽 수 : 468쪽

발행일
2020년 03월 03일

정가 : 20,000원

ISBN
979-11-90277-29-7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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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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