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문학 여행의 필수품 -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 [도서]

글 입력 2020.03.2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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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의 저자 이현우는 ‘서평꾼’이라는 단어가 정말 꼭 어울리는 것 같다. 빠져 죽을 수도 있다고 표현할 만큼 이 세상에 실로 많이 존재하는 문학 작품을, 저자는 부지런히 읽고 서평을 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독자들이 문학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고 힘차게 항해할 수 있도록, 나침반과 같은 서평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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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쓰는 서평은 무척 유려하다. 짧은 글에 작품의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는데, 서평만 읽고도 그 문학 작품이 어떤 내용인지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주체적인 독서를 한다. 해당 문학 작품이 어떤 의미를 품었는지 끊임없는 질문과 성찰을 하고, 시사점을 찾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아는 지식을 충분히 활용한다. 작가의 생애와 다른 작품까지 들여다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통한 독서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저자의 내공에 감탄했다.


중요한 문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번역본의 문장들을 함께 소개하는 것을 보면, 저자는 한 가지의 번역본만 읽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번역에 대해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냥 제일 유명하거나 글자 배열이 마음에 드는 번역본을 골라 읽었다.


‘문학에 빠져 죽기’에서 다양하게 번역된 주요 문장들을 읽으며, 번역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요즘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가 너무나도 잘 구축되고 있지만, 번역은 단순히 인공지능이 아닌 번역가들만의 센스와 솜씨가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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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서평을 읽다 보면 ‘현재성’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햄릿, 세일즈맨의 죽음 등 꾸준히 읽히는 작품들이 어떤 부분에서 현재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를 읽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저자 이현우와 같이 끊임없는 성찰을 하며 주체적인 독서를 하는 독자들이 있기에 작품이 현재성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작품 자체가 현재성을 가졌다기보다는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관점이 작품에 현재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주체적인 독서를 하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독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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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문학을 선호하지 않는다. 언제나 비문학 도서들을 더 선호했던 것 같다. 혼자서 읽을 땐 표면만 읽었고, 학교에서 배울 땐 한가지 관점에서 답처럼 정해져 있는 해석을 달달 외우면서 읽었기에 문학을 더 좋아할 수가 없었다.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를 통해,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문학 작품 자체와 인물의 행동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임을 배웠다.


비문학이라는 땅만 밟고 물이라고는 작은 호수 정도만 보았던 사람에게 문학이라는 바다는 거대한 호기심의 대상이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다. 어느 정도 바다라는 공간이 익숙하고 항해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나침반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학이라는 바다에서는 방향을 찾기는커녕 항해의 이유부터 찾아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는 독서 편식을 하던 내게도 문학 탐독의 즐거움과 가치를 충분히 전해주었다.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나는 문학이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길 바라지만, 그 무엇도 인간의 외로움을 달랠 수 없다. 문학은 이 사실에 대해서 거짓말하지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문학은 필요하다.”


내가 읽었던 비문학은 주로 인간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문학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비문학을 더 좋아했지만, 사실 진실한 쪽은 문학인 것 같다. 그 무엇도 인간의 외로움을 달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

 

나는 항상 책을 잔뜩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미뤄왔지만, 휴학 기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은 완벽하게 독서에 집중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독서에는 비문학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 책을 읽고 문학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라는 나침반이, 나의 첫 문학 여행을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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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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