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방구석 아티스트 되기 [문화 전반]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문화예술 활동하기
글 입력 2020.03.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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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중국 우한으로부터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느새 '코로나19'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봄이 훌쩍 다가온 지금까지도 확산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여 외출을 자제한지 어느덧 약 두 달. 누군가 제작한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전화위복이렸다. 지금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더 많이 경험해보기에 좋은 때이다.


어렵지 않게, 누구나 내 방 한구석에서 시작하는 취미. 그것이 예술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내 손의 감각을 되살리다

컬러링북 / 피포 페인팅 / 오일 파스텔 드로잉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자세를 잡고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 해소나 취미로 시작한다고 해도, 따로 작업실 같은 공간에 가게 된다면, 그것은 이미 '스케줄'로 자리 잡아 오히려 더 피곤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종이와 캔버스, 여러 채색 도구를 일일이 구입한다면 그것 또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해 줄 아이디어들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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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컬러링북은 대표적인 힐링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컬러링북은 어린 시절 즐겨 하던 '색칠공부'를 떠오르게 하는, 그러나 더욱 섬세해진 일러스트들이 한 권을 구성한다. 그렇게 취향에 맞는 컬러링북 한 권과 적게는 12색부터 많게는 48색 이상의 색연필만 있다면 내 방 책상이든, 거실 바닥이든, 카페 테이블이든, 모든 장소가 '힐링'을 행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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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북이 유행한지 몇 년 후, 그보다 한 단계 난이도는 올라갔지만 완성도도 그만큼 높아진 그림 취미가 나타났다. 바로 기존의 컬러링북보다 조금 더 세심한 도구를 이용하는 '피포 페인팅'의 등장이었다.

 

피포 페인팅은 섹션이 나눠져 있는 밑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에 숫자가 적혀있는데, 각 숫자에 지정된 색의 물감을 칠하면 하나의 '유화'가 완성되는 미술 제품이다. 피포 페인팅은 원하는 색을 마음대로 칠하는 것도 아니고, 각 숫자의 섹션이 그림 전체에 작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경향이 많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피포 페인팅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캔버스와 붓(보통 한 필, 많게는 세 필) 그리고 필요한 양의 유화 물감까지 포함되어 있어 한 세트를 구입하면 부가적으로 다른 도구의 구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모두 따로 구매해야 한다면 비용적 측면에서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피포 페인팅 제품들은 그러한 걱정을 덜어주어 사용자가 '페인팅'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피포 페인팅을 해 본 사람이라면, '성취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것이다. 손재주가 있더라도 직접 그리기 힘든 명화나 웅장한 자연환경을 어렵지 않게 내 손으로 직접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페인팅 한 작품들을 하나 둘 늘어놓다 보면, 어느새 우리집 현관 혹은 작은방은 이미 갤러리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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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즉 채색하기를 넘어 직접 스케치와 동시에 채색을 할 수 있는 방구석 아트도 있다. 바로 오일 파스텔 드로잉이다. 직접 스케치와 채색을 한다고 했을 때, 앞서 소개한 활동들보다 훨씬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재료는 더 심플하다. 종이 한 장과 파스텔 한 다스, 그리고 손. 재료는 그것이면 충분하다.

 

순수 창작의 그림을 그리기 힘들다면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이나 여행지에서 찍었던 아름다운 풍경부터 그려보면 된다. 혹은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오일 파스텔 드로잉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나 작품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임을 기억하면서!

 

 

 

+

조금 더 실용적인 아트를 원한다면

키 링 만들기


 

그림 그리기보다 조금 더 실용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실내에서 말이다. 대신 실용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활동들인 만큼 재료는 조금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스마트폰 등장 이전, 십자수로 휴대전화 장식 고리를 만들고 휴대전화 케이스 대신 알록달록한 필름을 섬세하게 붙이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문명의 발달에 따라 그러한 오밀조밀한 취미는 사라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이 계속되고 장식의 발달은 그 길을 따라간다. '무선 이어폰'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던 취미는 다시 부흥기를 맞았다.

 

여러 색의 실을 바꿔가며 자수를 놓아 휴대전화 장식고리를 만들던 그때처럼, 사람들은 작은 피규어나 장식들을 작은 고리들과 체인으로 엮어 키 링을 만들고 있다. 그 완성작들을 비교하면 예전보다 훨씬 화려하고 세련되어졌지만, 매일매일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각자의 개성으로 꾸민 것이라는 맥락이 그대로인 것은 분명하다.

 

*

 

잠깐의 외출도 안심하며 할 수 없는 요즘. 따라서 외출 횟수는 적어지고 집안에 있는 시간은 늘어나게 되었다. 바깥에서 즐기던 일상을 마음대로 즐기게 될 수 없게 되어, 혹은 새로운 시작이 미뤄져 낙담한 우리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머지않아 우리의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그저 집 안에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는 바로 그때인 것뿐이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가족 모두 모여서 방구석 아티스트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모른다. 지금 상황을 즐기려 시작한 방구석 아트가 이 사태가 지나가고 나서도 우리의 '진짜' 취미가 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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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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