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심리 테스트로 알아보는 나의 성격 유형 [사람]

당신의 성격은 어떠한가요?
글 입력 2020.03.1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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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엄마에게서 느낀 성격은 냉정함, 차가움이었다. 엄마는 완벽했고 난 그러지 못해 많이 혼나기도 혼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눅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냉정함, 차가움을 느낀 것이 조금 모순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영어를 가르쳐보겠다며 내 옆에 앉아 영어를 가르치던 엄마는 끝내 따라오지 못한 나를 자책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지 않니? 그럼 하지 마."라고 할 정도로 끝까지 무언가 아이를 손에 넣고 가르쳐 보겠다는 일반 엄마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거기서 냉정함이라는 것이 우리 엄마의 성격이라고 어린 시절 나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심리테스트1.jpg

 

 

전염병인 듯 아닌 듯 전염병이 나도는 시국에 얼마 전에 실시간 검색어에 뜰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심리 테스트. 요즘 같은 중대하고도 힘든 상황에서 심리 테스트가 유행이라니 의문이 들었지만 이것도 이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켜주는데 한몫을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얼마 전부터 계속해서 SNS에 앞다투어 아이들이 자신이 어떤 식물인지, 어떠한 동물인지를 보여주는 심리 테스트를 계속해서 올렸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실시간 검색어에 뜬 것이 심리 테스트였는데 이 와중에 뜬 것이 의아해서 눌러보았고 나도 모르게 홀린 듯 심리 테스트를 끝마쳤다. 나온 성향은 역시나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면서 속으로 나도 맞장구를 쳤고 집에만 있어 무료했던 나는 그간 아이들이 올려놨던 심리, 성향 테스트를 이것저것 다 해보게 되었다.

 

 

곰발바닥2.jpg

 

 

얼마 전에 유행했던 식물 테스트에서는 곰 발바닥 성향이 나왔는데 이거를 보고는 무언가 실망감이 들었다. 뭔가 다른 아이들은 이쁜 꽃이 나오던가 했는데 나는 조금은 밋밋한 곰 발바닥이라니.. 물론 귀여운 부분도 있겠지만 이쁜 꽃들에 비해 볼품이 없어 보였다. 그에 반해 다른 성향 테스트에서는 맘에 드는 것이 나와 기분이 좋기도 했고 "그래 바로 이거지 내 성향은 이거야!"라며 받아들이고 싶은 결과에서는 그렇게 내 성향을 단정 지었다.

 

그러던 와중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테스트에서는 분명히 내 성향은 이러하다고 자부해왔는데 또 다른 테스트에서는 뜬금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내 성향을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전체적으로 정해지게 말하는 성향이 있지만 딱 잘라서 말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은 정확히 정의를 내릴 순 없다는 것이었다.

 

 

물음표3-`.jpg

 

 

내 성격은 어떠했는가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적극적이면서도 활발한 편인가 했을 때는 또 중요한 순간에는 소극적인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또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상담을 해줄 때는 세심한 모습인가 싶었지만 평소의 나는 투박하고 때로는 남자 같기도 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사람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한 것들로 달라지는 모습들에서 내 모습을, 그러니까 내 성격을 한마디로 형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람에 맞춰서 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있었고 소극적인 아이일 때도 있었으며 여성스러운 척을 할 때도 있었고 당당해보이는 척할 때도 있었다. 어떤 ~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내 안에 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이것도 내 성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성격이 달라지는 이유를 다중인격에 비유하자면 어쩔 수 없고 사람에 따른 친근감을 예시로 들어 나에게 다시 말을 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

 

그러다가 문득 다시 떠올려 본 것. 우리 엄마는 냉정하고도 차가운 성격인가에 대한 것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니었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확실히 알았다. 냉정하고 차갑기보다도 여리고도 어쩔 줄 모르는 엄마의 모습이 느껴지고 나서는 냉정하고 차갑다는 성격이 아닌 것을 여실히 느꼈다. 오히려 감수성에 쩔쩔매는 엄마의 모습이 더 잘 보일 때도 있었고 엄마의 긴 세월을 돌이켜 보면 냉정하고 차갑다는 느낌보다는 순수하다는 느낌이 더 잘 와닿는 세월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엄마의 노력의 산물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푸시로 인한 결과일 수도 있으나 그래도 성격을 형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리 테스트보다 더욱 정교한 과학적인 성격 검사들 같은 경우는 일치하는 부분이 더욱이 크다고 느껴진다. 내 성향을 정확히 모른다거나 진로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를 제시받고 싶다면 그에 따라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내가 가이드를 짠 것에 있어서 이것이 방해물이 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각자의 안에는 무수히 많은 내가 있고 내가 바라는 성향이 정해져있다면 그렇게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너무 좁게만 내 성향을 고정 짓지 않았으면 한다. 큰 틀은 정해져 있을지라도 소소한 부분에서 나의 새로움을 발견해 놀라운 변화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 틀이 아닌 다른 틀을 맞추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에게 꼭 맞는 틀일지 누가 알겠는가.

 

 

[허연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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