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궁무진한 출판의 가능성 - 출판저널 [도서]

글 입력 2020.03.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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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명사] 서적이나 회화 따위를 인쇄하여 세상에 내놓음.


내가 생각하는 출판의 이미지는 상당히 벽이 높다. 격이 높은 지식인들이 투고한 원고를 가지고 편집자들이 확인, 그리고 소통하여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아주 복잡한 과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출판저널은 출판업계의 꽉 막힌 이미지 해탈을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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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연중 특별 기획 - <출판이란 무엇인가, 서점의 미래, 도서관 이야기>


세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를 통해 책을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인 서점과 도서관에 관해 이야기하며 각 장소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풀어나간다.


 


1. 출판이란 무엇인가.


 

'책읽는귀족'의 조선우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다. 출판에 있어 본인의 철학을 확고히 드러내고 있다.

 


'철학에서는 어떤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중심 개념에 대해 정의부터 내리고 시작해야 한다는 사고와 논리의 룰이 있다. 그게 철학의 시작이다. 그래야 다른 길로 새지 않고 그 대상에 관해 탐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출판하는 사람들에게도 '출판이란 무엇인가'라는 이 질문은 출발점이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출판을 마주하기에 조 대표는 출판에 대해 초심을 잃지 않았다. 얼마나 많이 팔렸느냐보다 독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쳤느냐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서점의 미래 - 번역가의 서점



독립 서점의 형태는 최근 유행하는 서점의 형태이다. 교보문고처럼 오프라인 대형 서점의 형태를 띠는 것이 아닌 작은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그 공간에서는 서점 주인이 직접 책을 선별하고 전시, 홍보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서점만이 가지는 장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번 호에 소개된 책방은 번역가가 직접 고른 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사장님이 번역 일을 오래 하신 분이고, 번역 작업을 겸하려고 카운터 겸 책상을 두셨다. 그만큼 본인 업무에 자부심을 느끼고 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열정이 있었기에 이런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실제로 손님들이 서점에 찾아오면 냉큼 달려가 책을 추천하기도 하며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렇게 끄덕이며 기뻐하는 손님을 볼 때면 서점을 차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신다고 한다.


독립서점은 동네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책을 읽는 인구가 그리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감성을 찾는 민족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골목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책방은 어느새 동네를 대표하는 서점이 되어있고 그 '공간'에서 동네 사람이 모이고 외지인이 모이는 일종의 만남의 장이 되었다.


내가 사는 도시만 해도 독립서점이 몇 군데 있다. 내가 자주 가는 서점은 자칫하면 지나칠 만한 골목에 있음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임을 하며 자연스레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지금 시대에 서점 문화는 전처럼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는 뜻이다.

 

한때 인터넷 서점이 왕성하고,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며 동네서점이 무너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형서점을 찾는 인구보다 주인장이 직접 고른 책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를 접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그런 공간을 찾는 인구가 더 많아졌다. 출판의 형태가 출판사를 끼고 발행하는 방식에서 개인이 얼마든지 출판을 도전할 수 있는 독립출판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지금, 출판은 더는 넘볼 수 없는 고귀한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출판이 가지는 의미는 유지하되, 다양한 책을 만날 기회가 확장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3. 도서관 이야기 - 바람숲그림책도서관


 

흔히 도서관 하면 커다란 건물에 미로 같으면서도 정갈함이 공존하는 그런 도서관을 떠올린다. 이번에 소개하는 서점은 그림책과 자연, 그리고 휴식이 있는 '바람숲그림책'도서관이다. 해당 도서관은 모든 공간을 전면서가로 배치하여 책을 한 권한 권 펼쳐 놓아 책에 다가가기 쉽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새로운 그림책이나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수시로 교체하여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여 이용자들을 불러모았다.


이 도서관에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이다. 면 단위 소재 도서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자연과 가깝다. 실제로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며 도서관은 이를 아낌 없이 이용하는 중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 밖으로 나가 나무 사이에 걸려있는 해먹에 몸을 누인다. 맑은 하늘과 녹색 조명, 그리고 자연만이 선사하는 사운드를 즐기며 책에 조용히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책을 읽기 위해 오는 이용자도 있겠지만, 이 자연이 주는 '쉼'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이용자도 있을 것이라 감히 추측해본다.


추가로 바람숲그림도서관이 행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라오스 학교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이다. 2016년부터 라오스 학교에 도서관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불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 조명을 놓고, 교실을 책으로 채워 학생들이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지금까지 네 학교는 도서관이 만들어졌다. 또한 라오스 친구들과 그림책 작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그림 교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이 이 도서관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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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서점, 도서관은 엄숙하고 근엄한 영역이 아니다. 얼마든지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며 얼마든지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지만 조선우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이 모든 활동의 기초에는 책을 다루는 '철학'이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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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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