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모티콘은 누가 만들까? [도서]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리뷰
글 입력 2020.02.16 04: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표지.jpg

 


이모티콘은 누가 만들까? 굳이 시간 내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일러스트레이터거나 일러스트레이터일 것 같다. 핸드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기본적인 앱이라고 생각하는 카카오톡의 대표 이모티콘 카카오 프렌즈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호조 작가가 만들었는데, 호조 작가는 이미 싸이월드 시절 이모티콘을 제작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있던 캐릭터를 이모티콘 화하거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이모티콘을 제작하거나.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이모티콘은 내가 아닌 누군가의 영역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내가 읽은 책의 제목은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이고 부제는 ‘부업으로도 좋고 본업으로도 좋은 이모티콘 작가 되기’이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면서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고 대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면서 이모티콘을 쓰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가벼운 업무 관계에선 이모티콘으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친한 동료들끼리는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많이들 사용하니 ‘유튜브로 성공하는 법’처럼 ‘이모티콘으로 성공하는 법’ 같은 책이 나오는구나, 하면서 책을 들었다. 이 책의 저자가 웹툰 작가라고 하니 ‘보통은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하지 못할 텐데...’ 하는 마음으로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자취생 집밥 가이드인데 냉장고에서 온갖 재료가 나오는 것처럼 이 책도 비슷한 내용이지 않을까 의심하면서.

 

 

이모티콘.png

키몽의 이모티콘 '동물짤방세트'

 


의심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저자는 건축학을 전공해서 디자인 툴에 익숙했고, 평소 손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었다. 말인, 즉 하는 일이 캐릭터와 전혀 상관 없더라도 평소에 취미삼아 캐릭터나 컷 만화를 그리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다룰 줄 안다면 이모티콘 제작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저자는 만화를 그리면서 다수의 팔로워가 있는 상황이었으며, 카카오톡 이모티콘 심사에서 떨어진 뒤 해당 이모티콘을 SNS에 올렸다가 불펌으로 인기를 누리자 재심사를 요청하게 되었기 때문에 만약 SNS 팔로워가 없고 인터넷에서 본인의 그림이 흥한 적이 없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작가의 이모티콘 제작기를 읽다가 정말 이모티콘 하나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의문이 들던 찰나 작가가 퇴사한 이유가 나왔다.

 


막연하게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도 이모티콘의 수익이 훨씬 높았거든요. 하루 만에 회사 세 달 치 월급 정도의 수익이 났습니다. 인기 이모티콘 순위 3위~5위 안에서 이 정도였으니까, 1, 2위 이모티콘은 어떨지 짐작도 가지 않더라고요.


- 키몽,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56쪽



하지만 바로 다음 장에 작가가 이모티콘만으로 생활을 하지 않음을 밝힌다.

 


감사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아재 개그 만화 시리즈를 좋게 봐주신 다음 웹툰 피디님이 연재 제안을 주셨고, 결과적으로는 웹툰을 연재하며 간간이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어엿한 프리랜서 작가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키몽,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57쪽



이 책으로는 전업 이모티콘 작가로서의 삶을 알기는 어렵다. 부제의 ‘본업으로도 좋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요약하자면 지금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캐릭터나 만화를 취미로 하고 있다면 이모티콘 출시에 도전해볼 만 하지만, 첫 출시에 큰돈을 벌었다고 해서 섣불리 전업으로 전환할 생각은 하지 말 것.

 

웹툰.jpg

웹툰 '키몽의 호구로운 생활'

 


 

이모티콘 헤비유저로서 이모티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작가의 첫 어드바이스는 아래와 같다.

 


1. 사용성이 떨어지는 메시지가 섞여 있다.

2. 애매하게 잘린 느낌의 이미지가 많다.

3. 캐릭터 그림의 아웃라인이 깔끔하지 못하다.

4. 가독성이 떨어지는 작은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1번의 ‘사용성이 떨어지는 메시지’는 이모티콘 사용자로서 많이 공감했다.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이모티콘을 출시해서 일단 샀고 봤는데 예쁘기만 해서 쓸 데가 없었다. 정말 예쁜데 대화 사이에 끼워 넣을 수 없으니 ‘나 이거 샀어’하고 자랑하고 끝났다. 그래서 요새는 회사 생활하면서도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인지, 이모티콘 중 내가 사용할 게 절반 이상인지 생각해보고 결제한다. 유용하지 않으면 이모티콘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작가님 많이 버세요’하고 사서... 그렇게 끝나고 만다.

 

이후로는 본격적인 이모티콘 제작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이모티콘을 캐릭터 중심과 콘셉트 중심으로 나누는데, 기성 캐릭터와 신규 캐릭터는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콘셉트 중심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그리고 콘셉트형의 핵심은 카카오톡 대화에 적합한 메시지를 작업하고 캐릭터는 메시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고 한다. 위에서 나는 ‘회사생활 하면서도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인지’를 고민한다고 했는데,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용 이모티콘을 검색해보았다. 대다수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이 물론 상위를 차지했지만, 개발자, 간호사, 마케터 등의 직업 이모티콘도 제법 인기가 있었다. 저자가 얘기한 ‘카카오톡 대화에 적합한 메시지’는 특정 직업군에도 한정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직장인.jpg


그 뒤로 이어진 콘셉트 아이디어를 얻는 습관으로 시장조사(매일 이모티콘 인기 순위 확인하기, 인터넷 유머 중 재미있는 것들 저장하기, 다양한 말투, OO체를 찾아보자)와 소비자 니즈 파악(구매자 입장에서 생각해보기)이었는데 이 부분부터는 제작자가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서서히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시장 분석을 하는 소비자는 없지만, 헤비 유저로서 이모티콘 업계가 궁금하다면 이 뒤로 이어지는 내용도 읽어볼 만 하다. 물론 나는 흐른 눈으로 읽었다.

 

작가가 책의 시작에 앞서 이모티콘 제작을 여행에 비유하면서 전문가의 가이드가 아닌 친구의 경험담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으라고 했다. 책을 읽은 입장에선 먼저 여행 다녀온 친구가 엑셀로 여행지 유명 식당의 메뉴 가격과 요일별 대기시간까지 적어서 공유해준 느낌이다.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 이모지를 분석하고 색을 이야기할 땐 로버트 플루치크의 감정 바퀴가 등장한다. 그 뒤로는 이미지 사이즈 설정, 필압, 손떨림 보정 기능 및 제안서 제출 등 세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나는 집에 이 책이 있었고 때마침 시간도 있어서 읽게 되었는데, 나는 지극히 평범한 이모티콘 사용자라서 이 책을 유용하게 읽을 타겟이 아니었다. 처음엔 웹툰 작가라고 해서 팬들이 사서 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본격적이다. 평소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이모티콘 제안을 받았을 때 참고삼아 읽기에 적합하다. 누군가 막연히 이모티콘을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다면 가볍게 추천할 수 있겠다.

 

 

Emotion Icon

이모티콘으로 회사를 탈출한 키몽

부업으로도 좋고 본업으로도 좋은 이모티콘 작가 되기

출간: 연필

분야: 재테크 일반, 캐릭터.애니메이션

규격: 140*210*12

쪽수: 192쪽

발행일: 2020년 1월 25일

정가: 15,000원

ISBN: 979-11-6276-542-5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02631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