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요즘 애들'로서 바라보는 세상 -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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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치이며 자신을 찾아가는 그 시기.
흔히는 중2병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며, 우리 사회에서는 골칫덩어리 또는 가장 무서운 시기라고 분류한다. 10대들의 현실과, 결국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줄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이 오는 2월 6일~2월 9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당신의 청소년기는 어떠했는가? 혹은, 당신의 현재는 어떠한가?
이맘때쯤이면 자신의 주관을 찾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당연하고도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모두 특색 있는 자기 자신이 될 수밖에 없다. 이때, 사회가 하는 역할이란 이들을 다듬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회적 억압이 개인의 특색을 지워버리는 경우도 많다.이 모든 이야기를 다루는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극단 돌파구의 2020년 첫 작품으로, 2015년 ASAC B성년 페스티벌에서 초연작으로 선보였으며 10대들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다. 극단 돌파구는 동시대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구현하며, 연극적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찾아 세상을 알리는데, 이번에는 ‘청소년’의 시야에서 세상을 바라본다.그들의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이 그 안에서 그들만의 우정을 만들며, 언제나 사회와 어른들을 따라야 하는 그들의 일상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창신동>, <날숨의 시간> 등을 쓴 박찬규 작가와, <목란 언니>, <나는 살인자입니다>, <날아가 버린 새> 등을 연출한 전인철 연출가가 만나 현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초점을 다루며,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연극’, ‘무대 위에서 전하는 실제 성장 드라마’, ‘어른들이 꼭 봐야 할 청소년 이야기’ 등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안병식, 신정윤, 이규현, 윤미경, 류세일, 이승연 배우들이 출연하며 무대 위의 현실을 전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대전예술의전당
<시놉시스>
“다른 애들 하는 거 보면 누가 밑에서 잡아 주는 거 같고. 누가 옆에서 응원해주는 거 같거든. 나도 그러면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너는 그거 안 입고 버틸 수 있어?”
준호는 입시경쟁의 불안과 초조함을 여성용 레오타드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는 독특한 취향으로 심적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자신이 속해 있는 과외 모임 엄마들의 과도한 통제와 친구들의 선입견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비밀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레오타드를 입은 준호의 사진이 얼굴이 모자이크 된 채로 올라오고 준호는 그것을 올린 사람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희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체육 수행평가에서 짝을 구하지 못했던 희주가 준호의 사진을 빌미로 체육 수행평가 과제를 함께 준비하자고 제안한다. 준호와 희주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주변 친구들로부터 의심과 의혹을 받게 된다.
“다른 애들 하는 거 보면 누가 밑에서 잡아주는 거 같고, 누가 옆에서 응원해주는 거 같거든. 나도 그러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이 저절로 찡해지는 문장이다. 우리는, 사람들은 불안하고 초조할 때 기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그 ‘무언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고, 특히나 자기 자신에 대해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은 청소년기에는 그 대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청소년들은 무작정 부모님께 기대거나, 아직까지 확신이 채 서지 않은 ‘나’에게 기댈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사회의 억압은 그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큰 짐이 되기도 한다.본인의 청소년기나, 지금이나 항상 문제가 되는 사회적 억압에는 ‘입시’라는 넘기 힘든 큰 산이 있다. 입시에는 ‘입시’ 그 자체만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님의 압박, 그뿐만 아니라 사회의 시선에 맞추어 자신들을 평가해야 하는 청소년기 아이들, 그 모든 것들이 ‘입시’와 함께 따라온다.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의 ‘준호’와 ‘희진’은 사회의 일방적인 억압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지켜나가는 인물들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시야를 선사한다.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사진 제공 - 대전예술의전당
현재 우리 세대는 투명하게 나뉘어있다.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
이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을 통용하는 요즘의 단어들일 것이다. ‘꼰대’ 그리고 ‘요즘 애들’ 이 두 단어들은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활을 겨냥하며, 자신의 미래와 자신의 과거에 위태로운 화살을 던진다. 본 연극이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이니만큼, ‘요즘 애들’의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보자. ‘요즘 애들’이라는 조롱 섞인 이 단어는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지 않은 2-30대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그 범위가 넓다. 어쨌든, 기성세대들이 살아온 사회와 그들이 겪어온 현실에 다르게 반응하는 모든 어린 사람들을 칭한다는 말이다.성인이 되어 생각해 본다. 대체, 그 ‘다름’이 왜 조롱의 대상이 되는가? 그저 당연한 것 일 수도 있지 않을까.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살며, 그 안에서 각자의 ‘나’를 만들어간다. 그 와중에 사회는 변하고 그 사회가 요구하는 ‘나’의 모습도 다르다. 그러니 그들과는 다를 수밖에. 흘러가는 그 시간들 중 청소년기는 가장 혼란스러우면서도 그 소중함이 지켜져야 하는 시기이다. 각자의 정체성이 굳혀질 수 있도록, 그들의 혼란스러움을 인정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정체성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저 그들의 잣대로 판단하며 과도한 억압이나 조롱은 행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으나, 마치 ‘너’는 지금의 평범한 ‘나’와는 너무도 달라서 틀렸다는 듯, 과거 자신이 겪었던 그 시간들을 부정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모두가 겪어온 그 시간들을 대체 왜 구분하고 판단하는가. 그저 모두의 과거와 미래일 뿐이다. 대체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를 명확히 구분 짓는 것에 무슨 의미가 담기는가? 조금만 시선을 넓혀보자. ‘평범’이라는 시선에 갇혀 과거의 ‘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닐까.
사진 제공 - 대전예술의전당
본인의 청소년기를 떠올려보자면 글쎄,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더 많다. 지금의 ‘나’는 많이 다듬어지고 둥글게 깎였지만 (사회적인 시선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과연 다 괜찮았던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내가 준호와 희진이었을 때, 그맘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 나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구나!’
사실 나는 조금 특별한 사람이고 싶었다. 남들의 ‘평범’에 나를 맞추고 싶지 않아 많이 싸우고 부딪혔다. 뭐, 결국에 난 사회에 참여 가능한 그런 평범한 모습이 되어버리기는 했으나, 여전히 특별한 사람이고 싶다. 아직 덜 평범해져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건지, 그저 내 욕심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난 청소년들의 본인을 잃지 않으려는 발버둥을 이해하고 싶다.
본인 또한 한 명의 ‘요즘 애들’로서, 그들의 시선에 맞춰 세상을 바라볼 준비가 되어있다.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에서 그 이해 점을 명확히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공연정보>공연명: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일시: 2020.02.06 (목) ~ 02.09 (일)
목요일 오후 8시 / 금,토,일요일 오후 4시,7시
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주최: 극단 돌파구
출연: 안병식, 신정윤, 이규현, 윤미경, 류세일, 이승연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티켓가격: 전석 2만원
[임보미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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