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이디어를 구워 삶아야 할 그대를 위한, 디자인 매거진 CA 2020.01-02.

글 입력 2020.01.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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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담아 따끈따끈하게 배송된 CA를 반갑게 받았다. 매번 성실하고 신경을 많이 쓴 결과물이겠으나, 신년호라 그런지 어쩐지 이번 CA는 더욱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리퍼블릭부터 레트로, 창조적 기업가, 아이디어, 도시를 연구하는 시민 디자이너, 식음료-패키지 디자인, 현대적인 타입 디자인의 비결, 뒤죽박죽 디자인 구축사 등 이번호에 담긴 컨텐츠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해서 아끼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매거진을 살펴보았다.


새해,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트렌드를 담아내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들 중 특히 필자의 눈에 띈 컨텐츠는 스페셜 리포트인 '아이디어 IDEAS', 컨버세이션 파트의 '도시를 연구하는 시민 디자이너'로 각 주제들이 평소 필자가 경험했던 부분과 관심사들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더욱 유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아이디어 IDEAS'의 경우 디자인 과정에서 아이디어의 본질을 지키고, 이를 훌륭한 작품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컨텐츠로 국내외 총 7인의 크리에이터들(일상의실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권준호, 구트폼 창립자 양선희, 벡스터&베일리 공동 창립자 맷 벡스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지 아놀드, 브루더 창립자 정규혁, 와이든 케네디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수잔 호프만, 스튜디오 서덜앤드 창립자 짐 서덜랜드)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천해가는 방식에 대해 논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임에도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들이 많은 부분에서 디자인, 컨설팅, 마케팅 등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분출해내야 하는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 와닿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짧지 않은 내용들 중에서도 이들의 아이디어 추출 방식과 최고의 아이디어로 키워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리 프로라지만 이들도 매번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갈구하고 있음은 다르지 않음에, 뛰어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자 저마다의 방식들로 아주 성실하게 갈구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종이 몇백 장에 낙서를 하며 아이디어를 찾는다는 짐 서덜랜드, 영감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시에 떠오르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휴식을 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로지 아놀드, 바보 같은 생각을 자주 하다 보면 재미있는 해결 방법도 나오더라는 양선희의 이야기처럼 저마다 늘 숙제처럼 가지고 있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풀어가는 방식들은 '창작'이라는 속성이 있는 일을 하는 수많은 이들이 공감할 내용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렇게 해서 얻어낸 아이디어의 가치를 완벽하게 실현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조율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클라이언트 잡을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고, 조금은 러프하지만 클라이언트와의 줄다리기에서 현명하게 아이디어를 지켜낼 방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만한 내용들이 많다.


이를테면 뛰어난 아이디어라 해도 소위 '사공이 많이 개입된' 디자인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짐 서덜랜드의 조언, 클라이언트에 대한 불만을 제쳐두고, 로지 아놀드가 훌륭한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완성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꼽는 '에너지, 강인함, 인내심, 회복력, 개방적인 마음과 호기심, 지식에 대한 갈망과 협업 능력'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디자이너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를 늘 껴안고 있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필요한 부분과 와 닿는 부분들이 저마다 다를테니 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다음으로 '도시를 연구하는 시민 디자이너' 는 시각화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인 소원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컨텐츠로 데이터 시각화 분야에서 선두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물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많은 부분 정보와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 도시와 데이터시각화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라 소원영 디자이너의 행보에 주목하여 더욱 꼼꼼히 읽어내려갔다.


무엇보다도 인터뷰 내용들과 그의 행보를 통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분야이자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데이터 시각화 분야가 상당 부분 진전되었으며 다른 분야와의 협업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부가적으로 소원영 디자이너가 졸업작품으로 선보였던 <스몰 월드: 그래픽디자이너>(2016) 시리즈가 일민 미술관에 초청되어 상영된 이래로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페미니즘 활동이 활발해진 현상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이를 통해 최근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활동이나 커뮤니티 등이 단지 특정한 시기에 갑자기 발현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활동이 드러날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는 소원영 디자이너의 인터뷰처럼, 필자는 최근 디자인 분야에서도 사회적인 이슈들을 부각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주체적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 가시화 시키는 작업들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이 디자인 분야가 보다 폭넓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의 포문을 여는 것이라고 판단함에 긍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디자인이 한정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반면, 사회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감과 동시에 다른 분야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다른 방향성을 모색하는 점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개의 컨텐츠에 대해서만 논했지만, 사회 전반이 매 순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 만큼이나 디자인 분야도 최근 5년 사이 급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이번 호였다. CA가 출간될 때마다 보다 새로운 이슈들이 가득 담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올해를 기대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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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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