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나만의 보폭과 속도로, 혼자 일합니다 - 좋아서, 혼자서 [도서]

"혼자 일한다는 건 자신이 삶의 주도권을 쥔다는 뜻이다"
글 입력 2020.01.19 06:0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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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혼자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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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즐겨 읽는 나에겐 믿고 읽는 몇몇 출판사가 있다. 출판사의 이름만으로도 책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그런 곳. 그중 하나가 바로 <북노마드>다. 북노마드는 책을 뜻하는 '북'(Book) 과 특정한 가치와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의 합성어이다.

 

북노마드가 1인 출판사였다는 걸 알게 된 건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이번에 출간된 도서 <좋아서, 혼자서>는 북노마드의 윤동희 대표가 혼자서 일하는 자신의 삶을 담아낸 산문집이다. 혼자 일하다는 건 어떤 걸까. 얼핏 보기엔 자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혼자서 모든 일을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자 일한다는 건 자신이 삶의 주도권을 쥔다는 뜻이다.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만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나를 위해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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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건을 만족시키면 너를 인정할게,

이 기준을 채우면 이렇게 보상할게, 하는 식으로

회사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을

사회생활로 여긴다. 그래서 회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내 인생은? 내 자유는?

 

 

저자는 이른바 워커홀릭이었다. 일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하고, 밤새워 열심히 일하고, 심지어는 주말에도 일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 주말 아침, 자신도 모르게 훌쩍 자라버린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선 유치원생 딸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 그리고 회사의 목표와 방향에 부합하는 책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을 고민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그 삶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생각했다. 그렇게 1인 출판사 북노마드는 탄생했다.

 

저자는 일주일에 4일 근무한다. 그의 아침은 혼잡한 대중교통에 몸을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도서 주문량을 파악하여 주문을 넣는 일로 시작된다. 물론 1인 출판사라고 책을 혼자 만드는 것은 아니다. 혼자 일할수록 필요한 건 서로 간의 협력이다. 그는 4명의 프리랜서와 함께 메신저로 교류하며 책을 만든다.

 

주요 근무지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이며, 저녁엔 운동을 한다. 일하기 싫은 날에는 쉰다.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만끽한다. 지방에 강의가 있는 날이면 그는 그 지역의 맛집에서 든든히 한 끼를 해결하고, 동네 서점을 돌아보며 요즘의 출판 흐름을 살펴보기도 한다. 주말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그는 특이하게도 자신에겐 취미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면 그의 취미는 모두 자신의 일이 되었으니까. 책을 만들고, 대학에서 예술철학을 강의하고, 미술에 관한 글을 스고, 서점에서 출판을 강연하는 그이지만 모두 돈이 되는 '일'이다. 이른바 일이 취미가 되고, 취미가 일이 되는 삶인 것이다.

 
 

 

모든 것들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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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하지 않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이 멋있는 시대다.

사람들은 시장의 지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에게 매혹된다.

 

놀아야 한다. 일하며 놀아야 한다.

놀면서 일해야 한다.

생산하며 소비해야 한다.

소비하며 생산해야 한다.

 

 

저자는 이제 사무실에서 머리만 싸매고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독자의 관심이 책에서 다른 매체로 옮겨가는 시대에 출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리곤 세상과 사람들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한다. SNS로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꾸준히 알린다. 스스로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린다.

 

저자는 혼자 일하며 모든 것들의 규모를 줄였다. 일하는 공간, 생산량, 일하는 시간, 매출, 비용, 소비를 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생활수준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모든 걱정과 불만은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온다. 돈과 명예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가 아닐까. 수명이 정해져 있는 일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자신이 하나의 작은 회사가 된다면 우리는 오래도록 꾸준히 일할 수 있다. 누구의 강제와 압력 없이, 오직 스스로가 원해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게 된다.

 

저자는 돈을 버는 것보다 필요 이상으로 돈을 벌지 않을 자유를 선택했다. 시간, 돈, 사회 시스템으로부터의 자유를 선택했다. 일을 하되 일만 하지는 않기로 한 것이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엔 자신이 원하는 것들로 삶을 충실히 채워나갔다. 그렇게 삶의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고, 쫓기지 않고 천천히 살아가기 시작했다.

 

 


불안한 출판의 미래? 1인 출판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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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방문했던 독립출판물 행사
<퍼블리셔 테이블>

 

 

나는 믿는다.

세상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보다 많다고. 믿는 사람은 평안하다.

믿지 않는 사람은 불안하다.

나는 평안하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책'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책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야 말 거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변화된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읽으며 쓰고 있다.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남기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출판물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책이 팔리지 않고 출판계가 어렵다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서점은 자꾸만 생겨난다. 참신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를 내는 책을 많은 이들이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만일 출판사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더라도, 자신은 그 어딘가에서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1인 출판사 북노마드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출판'이다. 제빵사가 매일 아침 빵을 굽듯이, 꾸준하지만 선명한 발걸음으로 나아가는 것을 추구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대중이 좋아하는 책을 동시에 다루고 세상에 선보이는 것이다. 그는 기업형 출판이 하지 못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센스 있는 편집, 디자인, 참신한 내용에 중점을 두며 이를 좋아해 주는 소중한 독자들을 중요시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무엇보다도 출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늘 생각하는 삶. 타인의 지배가 아닌 자신만의 보폭으로 경쟁하지 않고 나의 목적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 삶. 저자는 삶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혼자서 일한다.

 

*

 

인생을 '잘'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생각보다도 훨씬 간단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속도와 방향으로 해나가는 것. 세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나가는 것. 세상과 타인이 바라는 대로 살아가지 않는 것. 내가 삶의 주도권을 쥐는 것. 삶의 진리는 이렇게나 명쾌하다. 그렇게 사람들은 혼자 일하며, 마침내 온전한 삶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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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혼자서

 

- 나만의 보폭과 나만의 속도로 

혼자 일하며 살아가는 법 -


저자: 윤동희

 

출판사: 달 출판사 

 

출간일 : 2019년 12월 30일 

 

정가 : 14,000원

 

쪽수 :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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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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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정하다
    • 이 글을 읽으니 이 책이 더욱 읽고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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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하
    • 2020.02.07 12:47: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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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하다네!ㅎㅎ저도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었어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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