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순교자, 혹은 순교자인 체하는 사람 - 연극 ‘마터’

신념을 바탕으로 행하는 혐오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글 입력 2020.01.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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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어디에서 오는가?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배척과 혐오에 대한 질문


혐오의 시대, 서로 다름을 어떻게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을까?

 


2018년 초연으로 호평을 받은 연극 <마터>가 재공연에 오른다.


<마터>는 독일 극작가 마이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쓴 희곡으로, 종교적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그와 반대되는 모든 것을 혐오하는 벤야민과, 그를 막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하여 또 다른 신념에 갇힌 로트 선생님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1. 순교자

2. (남의 동정을 얻기 위해) 순교자인 체하는 사람

3. (질병 등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사람


제목인 마터, martyr의 사전적 정의는 벤야민이라는 인물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하다. 그는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순교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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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신념은 혐오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벤야민은 어떠한 포용도 없이 자신의 신념으로 남들을 재단하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순교자인 체하는 사람’일 것이다. 시놉시스에서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영 수업을 거부했다는 벤야민의 말에 가정과 학교 모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혐오를 포장하는 그 신념의 시초에는 다른 사람의 동정, 관심이 필요했던 마음이 있는 것일까. 만약 그런 이유로 생긴 신념이라도, 아무리 개인이 옳다 믿는 신념이라도 그것이 혐오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일까?

 

현 사회는 ‘혐오의 시대’라 불릴 정도로 혐오가 만연해있다. 성, 인종, 계급, 질병 등 그 잣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다양성의 사회에 살면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것을 한편으로 두려워하며 소속감을 느끼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를 유지하기 위해 경계를 만들고, 그 경계 밖의 다른 집단은 배제하고 비난한다.

 

하지만 혐오는 비단 집단과 집단 간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은 다양한 특성을 복합적으로 지니면서 나와 다른 것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각자의 신념을 세우며 살아간다. 성차별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인종 차별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연극 <마터> 또한 종교를 주요 소재로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잣대와 신념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일상 속 다양한 혐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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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마터>는 각자의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신념이 어떻게 혐오라는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서로 다름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여러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나는 어떠한 신념을 ‘진리’라 믿어 그것을 남에게 강제하고 배척하고 있는지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놉시스


벤야민은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가 종교적 신념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엄마와 선생님들은 벤야민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벤야민의 지도교사이자 과학 선생님인 로트는 벤야민이 심한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이끌어주려 하지만, 하루 종일 성경을 읽는 벤야민의 신념과 반항은 더욱 거세진다. 로트는 벤야민을 상대하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하지만, 벤야민의 반항을 제어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로트를 배척하기 시작한다.






마터
- MARTYR -


일자 : 2020.01.29 ~ 2020.02.16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대학로 선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백수광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정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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