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덤덤하지만 아픈 사랑 - 파인드 미 Find me [도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파인드 미를 통해 바라본 사랑
글 입력 2020.01.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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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을 읽거나 보면, 아픈 첫사랑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나는 두 주인공의 덤덤함, 서로에게 숨기는 감정의 방식에 더욱 눈길이 갔다. 이 책 역시 사랑 앞에서 서로의 감정을 숨기며 아름답지만 아픈 사랑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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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랑이 존재한다. 굳이 사랑을 구분하면 사랑을 주는 대상 혹은 어떤 사랑이 지닌 특징으로 나뉜다. 전자는 후자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족 간의 사랑, 연인의 사랑 그리고 반려동물의 사랑까지. 하지만 후자의 경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어서 인식하기 어렵다.


한없이 자비롭고 무조건적인 아가페, 유희하듯 즐기는 루두스, 집착에 가까운 마니아 조건을 세우며 이성적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프라그마까지 다양한 사랑의 방식이 이곳에 속한다.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원작 소설은 '그해, 여름 손님'이다.)

 

'Find me'를 읽기 전, 많은 사람들이 첫 작품인 'Call me by your name'을 읽거나 보았을 것이다. 두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올리버와 엘리오는 어떤 사랑일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두 사람의 사랑은 우리가 일반적인 연인과의 사랑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진정한 사랑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도 남아있다. 옹호자, 반대자를 잠시 벗어나, 성별 말고 단순히 두 사람이 보이는 사랑에 대해서만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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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보였던 모습은 바로 첫사랑이다. 엘리오와 올리버가 했던 사랑을 작품 속에는 다루지 않아서 그들 서로가 첫사랑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했던 작은 행동과 말투만 봤을 땐, 우리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상대에게 하던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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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이 자신과 동일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대부분 감정을 숨기곤 한다. 초반에는 좋아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관심을 은연히 표현하며 사랑을 키우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첫사랑을 하는 당사자는 불안감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다음과 같은 모습은 바로 올리버에게서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올리버가 먼저 엘리오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 두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눈으로 보거나 책을 읽었을 땐, '왜 그는 저런 행동을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사랑이란 단어가 그와 만났을 땐,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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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는 엘리오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떠한 인물보다 이 주인공으로부터 우리는 많은 공감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도 하고 그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에 질투하는 모습까지. 사랑이 이뤄지기 전에 불안해하는 모습들이다. 올리버와 본격적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계속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올리버가 떠난다는 조건과 사랑의 양이 달랐기 때문이다.


사랑의 양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양보다 온도를 본다면 조금은 쉽게 알 수 있다. 올리버는 마치 끓이는 주전자처럼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 고온에서 머무르지만 엘리오는 온도계의 액체처럼 상대의 온도에 맞추기도 하고 상대의 온도를 완화하기도 한다. 그는 올리버보다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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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은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을 중심적으로 보여주었지만, 'Find me'는 두 사람에 초점을 두기보다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물론 두 사람의 후반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많은 팬에게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올리버의 부모님 이야기였다. 우선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첫 소주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엘리오와 올리버가 중심으로 흐르리라 생각했기에, 갑자기 나온 올리버의 아버지 이야기가 조금 당황스럽다. 더불어 그가 보여준 다양한 대사와 부모님 간의 사이는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가득했기에 각자의 삶을 살게 된 부분이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그렇지만 영화와 이전 책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를 돌이켜보게 만든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책 역시 어떠한 의미가 내포되어있을 거로 생각한다. 아마 나는 아직 그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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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앞서 던졌던 ‘올리버와 엘리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그 둘은 이성적 사랑과 감성적 사랑의 중심이라 답할 수 있다. 즉 아픈 사랑의 이성이다. 좋아하는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시간과 감정을 보내지만, 결코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시선 그리고 사랑이라 인정하기 전까지 그 둘은 다양한 기준에 스스로 평가한다. 이는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흔히 이성은 옳고 그름 그리고 도덕과 사회처럼 많은 사람이 믿는 개념을 따르는 것이다. 반면 이들의 감정이 고조되면서 보여주는 그들만의 시간은 매우 감정적이며 어떠한 고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깊은 사랑을 보인다.


다른 말로 치환하자면 이 둘의 사랑은 신뢰가 아닐까 생각한다. 즉 누군가를 믿고 의지한다는 것 자체에 사랑이 존재하며 옳고 그름의 척도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타당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아픈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첫사랑 혹은 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은 어떠한 사랑이었는지 혹은 어떠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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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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