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언즈 전시의 첫인상은 미니언즈 특별전이 진행 중인 장소이자, 인사동의 생긴 지 얼마 안 된 복합문화몰인 '안녕 인사동'이 삐까번쩍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규모가 크고 낯선 곳이며 주로 여가 목적인 공간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있는데, '안녕 인사동'이 그러했다. 일단 시작이 좋다. 들뜬마음으로 전시장으로 향했다.

 

전시에 가기 전부터 고전적인 전시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일명 '핫플전시' (핫플레이스 전시)라는 것을 알고 갔다.

그리고 전시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프리뷰에도 적었지만, 새로운 시도-체험과 기존의 전시 콘텐츠의 균형을 못 맞출 거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확실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 전시는 완전히! 정말 확실하게! 다양한 볼거리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체험을 제공하는 엔터형 전시였다.

그렇다고 마냥 비슷한 포토존과 체험존만 나열해 묘하게 돈이 아까운 전시가 아니라, 슈퍼배드와 미니언즈 아트웍과, 미니언즈 캐릭터들의 모형, 다양한 캐릭터 비하인드 스토리, 제작과정 등을 쉽지만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볼거리와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 자체도 다양한 편이었다.)

전시에 대한 총평부터 적자면, 일단 미니언즈와 슈퍼배드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고 아이들은 정신을 못 차릴 것 같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시답게 어린아이들도 관람할 수 있는 쉬운 전시였고, 관람자로 하여금 '즐기게'하는데 집중한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시각적인' 미니언즈 캐릭터만을 우려먹는 게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로서의 미니언즈를 주제로 삼는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영화 '슈퍼배드'의 클립 영상들과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에 필요한 3D 캐릭터 모형과 여러 아트웍들, 그리고 슈퍼배드 등장 캐릭터들과 미니언즈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에는 미니언즈는 단순히 포장지에 존재한 귀여운 캐릭터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니언즈가 어떤 생명 체고, 어떤 성향과 매력을 가졌으며, 인간관계(?)와 겪은 사건은 무엇인지 같은 것들 말이다. 사람의 상상에서 태어난 캐릭터가 이런 디테일한 설정들이 더해지며 단순히 캐릭터가 아닌 어딘가에 있을법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이 포인트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최고의 매력포인트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대부분 알다시피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이 디테일을 정말 정말 집요하게 준비해낸다. 그것도 매력 있게!

영화 '미니언즈'의 오프닝에 등장했던 미니언즈의 탄생기 장면을, 해당 클립 영상을 함께 아예 연대기로 정리해놓은 곳도 있었는데, 이런 데서 확인할 수 있는 게 그런 디테일들이다. 태초(?) 바닷속 미생물 미니언즈 시절부터 노랑이였고, 악당들을 좋아했고, 더 강해 보이는 악당들을 발견할 때마다 따라다녔고, 이런 설정들 말이다.

이전에 관람했던 캐릭터-애니메이션 주제의 전시인 '톤코 애니메이션 전시'에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제작과정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비하인드 스토리, 아트웍 등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번 미니언즈 전시도 톤코 애니메이션전과 비슷한 느낌의 전시였다.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했다는 공통점 때문인 듯하다.) 다만 즐길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찍을 거리가 더 많은 규모가 큰 전시.

실물 크기로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해낸 공간은 영화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반가움을 유발했고, 곳곳에 포토존들이 준비되어있어 좋았다. 방귀 총 만들기나 직접 참여 가능한 미니게임 등도 있으니 전시에 간다면 최대한 많은 것들을 즐기고 오길 바란다. 전통적인 '관람' 형식의 전시가 아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가볍게 즐길 전시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다만, 전시에 가기 전 아직 '슈퍼배드'시리즈와 '미니언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편이라도 보고 가길 추천한다. 미니언즈라는 캐릭터가 '슈퍼배드'에 등장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전시 역시 미니언즈만이 아니라 미니언즈와 해당 영화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를 120% 즐기려면 꼭 보고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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