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승전 산들 - 아이언 마스크 [공연]

2019.11.23 ~ 2020.01.26 / 광림아트센터 BBCH홀
글 입력 2020.01.05 00:4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아이언 마스크 2차.jpg

 


시놉시스


“왕실에서 쌍둥이가 태어나면 프랑스가 망한다.”

1600년대 파리, 프랑스 왕실에 쌍둥이가 태어난다. 그중 한 명은 왕 루이 14세가 되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외면하고 향락에 빠져 산다. 그리고 그의 쌍둥이 형제, 필립은 철 가면을 쓴 채 지하 감옥에 갇혀 생사를 알 길이 없다.


“왕을 바꾸자.”

난세가 영웅을 만들 듯, 루이 14세의 난폭한 정치는 은퇴한 삼총사를 모이게 한다. 아라미스, 아토스, 포르토스는 왕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지만, 왕의 경호를 맡은 달타냥은 이를 끝내 거부하는데…

 

 

뮤지컬이 끝난 후, 집으로 향하며 친구와 나눈 대화의 8할은 ‘산들’이었다. 극도로 흥분한 우리의 입에서는 ‘산들 연기 무엇?’, ‘산들 발성 무엇?’, ‘산들 커튼콜 할 때 왤케 귀여움?’과 같은 말들이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왔다.


솔직히 말해 작품을 보기 전, 루이&필립 역의 ‘산들’이라는 배우를 뮤지컬배우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저 노래 잘하는 아이돌? 딱 그 정도였다. 영화,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에서도 고정 팬층을 안정적으로 끌어오기 위해 아이돌을 출연시키는 경우가 많기에 <아이언 마스크> 제작진 역시 그러한 의도였을 것이라 감히 짐작했다.


하지만 작품을 본 후, 이는 나의 얄팍한 고정관념이었음을 깨달았다. 제작진이 산들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단순히 그가 아이돌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잘하기’ 때문이었다.


 

 

 

산들과 <아이언 마스크>의 인연은 2016년 시작되었다. 그가 <아이언 마스크> 세계관의 시초인 뮤지컬 <삼총사>에 달타낭 역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산들이 연기한 달타냥은 팬들에게 ‘들타냥’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출처: 유튜브 _ realbana0423추억지기

 


그리고 2018년, 그는 <아이언 마스크>에서 일종의 신분상승(?)을 한다.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달타냥)에서 왕(루이&필립)이 된 것이다. 여색과 전쟁에 미친 황제 루이와, 황제의 쌍둥이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철 가면을 쓰고 지하감옥에 평생 갇혀 산 동생 필립을 동시에 연기했다.


루이의 광폭함부터 필립의 두려움까지, 1인 2역으로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폭이 넓었음에도 잘 소화했고, 다양한 언론을 통해 ‘믿보배우’라는 타이틀까지 얻어냈다.


2019년. 마찬가지로 루이&필립 역으로 돌아온 산들은 아이돌’치고’ 잘하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 잘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1인 2역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넘버에서 단순히 표정뿐 아니라 발성까지 자유자재로 바꿔내는 그의 연기에 육성으로 감탄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 엠넷의 <퀸덤>이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size]AAHdpNU.jpg

 

 

<퀸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이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린 프로그램이다. ‘아이돌’을 떠올려보시라. 아마도 많은 분이 예쁘게 입고 밝게 웃으며 춤추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더욱이 나는 소속사의 ‘연애금지’ 규칙이 당연하던 시대에 10대를 보냈기에 아이돌을 주체성이 결여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소속사가 정해준 대로 입고, 정해준 노래를 부르며, 정해준 타이밍에 웃고 우는 뭐 그런 이미지 말이다. 따지자면 아이돌을 아이Doll(인형)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퀸덤>이라는 프로그램 속 아이돌은 인형이 아닌 아티스트였다. 본인들이 직접 음악의 컨셉을 정해 편곡하고, 퍼포먼스를 구상하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간 아이돌에 대한, 어쩌면 굉장히 폭력적인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음을 느꼈다. 그들은 주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음악과 무대를 다루는 ‘아티스트’였다.



[size]CEN_6554.jpg

 

 

일종의 각성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산들이 ‘아이돌’이기 때문에 캐스팅되었을 것이라 쉽게 생각해버리는 오류를 범했다. 그리고 산들의 연기는 다시 한 번 일깨움이 되었다.


친구는 ‘앞으로 산들이면 따라다니면서도 보겠는데?’라고 했다. 나 역시 공감이다. 무대 위에서 그는 그저 아이돌이 아닌 한 명의 빛나는 뮤지컬 배우로서 존재했다.



DSC_8125.jpg

 

 

아이언 마스크

- THE MAN IN THE IRON MASK -



일자 : 2019.11.23 ~ 2020.01.26


시간

화, 수, 목, 금 8시

토 3시, 7시

일 2시, 6시

윌요일 공연 없음

목요일 4시, 8시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티켓가격

VIP석 140,000원

R석 12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주최

㈜플레이앤씨


주관

㈜글로벌컨텐츠


제작

㈜메이커스프로덕션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50분

(인터미션 : 15분)

 


 

박민재.jpg

 


[박민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12.0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