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대를 기억합니다. [영화]

글 입력 2020.01.0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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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하나와 기타 하나


무엇이 떠오르는가? 어쩌면 추억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유년 시절과 청춘 시절을 떠올리는 사물들이다. 하지만 또 다른 방향으로 이 두 단어는 ‘기억’이란 단어와 함께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두 영화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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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들은 바로 ‘업’과 ‘코코’다. 개봉 후, 많은 관객의 마음을 울렸던 작품들이다. 이 두 작품은 상이한 스토리텔링과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다르지만,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영화다.


남겨진 이가 떠나간 이를 생각하면서 남은 일생을 살아가는 모습과 이 둘의 세계를 그린 각각의 영화는 누군가에겐 떠나간 이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다른 누군가에겐 자기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 이 두 영화를 소개하고 기억이란 의미를 같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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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하나, 영화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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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0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으로 디즈니와 피사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다시피 풍선을 단 집이 눈에 띄는데, 아마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었을 것이다. 마치 안무가가 안무를 만들 때, 포인트 안무를 만드는 것처럼 영화 기획자도 스토리 속 캐릭터에게 중요하고 관객의 눈 속에 바로 담길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에서는 풍선을 단 집이 포인트 소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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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연 칼은 운명의 짝인 엘리와 만나 즐거운 결혼 생활을 한다. 행복한 시간도 금방 지나, 엘리가 먼저 떠나면서 칼은 절망감을 느낀다. 같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라도 엘리에게 선물해주고자 여정을 떠나는데, 바로 이 여정을 시작으로 칼의 내적 성장과 여정 초반 뜻밖에 만난 인연인 러셀과의 추억을 만들게 된다.


 

 

 

특히 칼과 엘리의 일생 과정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한 번에 보여준 장면이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물 흐르듯 지나가는 시간처럼 우리의 인생도 역시 그렇게 지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이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을 자연스레 담으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파노라마처럼 순식간에 그들의 삶을 엿보는 관객 역시, 마치 자신의 일생처럼 느껴지면서 더욱 마음속 깊이 남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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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에서는 떠나간 이와의 목표를 성취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떠나간 이를 마냥 그리워해 변해버린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담아냈다.


물론 새로운 자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했다면 좋지만, 대부분 떠나간 이를 잃었다는 슬픔에 타인에게 경계심을 갖고 자기 자신을 더욱 보호하려는 모습이 많다. 이 역시 주인공 칼이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공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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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타고 여행을 한다’, 모두 어렸을 적, 풍선을 들고 다니면서 생각해봤던 상상이다. 픽사와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의 대가답게, 동심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에게 직접 상상을 시각화시켜주었으며, 그 속에 ‘기억’이란 의미를 담아냈다.

 

 


기타 하나,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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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는 2018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 역시 디즈니와 픽사의 합작이다. 단편적으로 봤을 땐, 미구엘의 꿈 여정이지만 입체적으로 다시 보았을 땐, 떠나간 이와 남겨진 이 사이의 연결을 키워드로 잡을 수 있다.


즉, 영화를 보고 나오면, 코코는 미구엘이 음악을 하기 위해 허락을 받는 과정으로 그려질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코코는 음악이란 매개체를 통해 남겨진 사람에게 떠난 사람을 기억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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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가문 대대로 음악을 싫어하는 관습을 따라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가수였기에 가족 몰래 음악을 했다. 결국 할머니께 노래하는 것을 들켜 크게 호통이 나고 그는 자신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여정으로부터 그는 가문 대대로 음악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되며, 꼬인 그들의 집안 사정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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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멕시코의 ‘망자의 날’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다른 저승 영화와 차별화를 두었다. 망자의 날은 죽은 이를 기리는 멕시코 전통 축제의 하나이다. 이날은 죽은 이들이 1년에 한 번 이승의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


따라서 가정과 공공장소에는 죽은 이를 위해 여러 색의 종이와 꽃으로 만든 제단을 준비한다. 영화에서도 죽은 사람들의 사진을 올려놓은 제단을 찾아볼 수 있는데, 마치 가정이 죽은 이들을 추억하면서 그들을 마치 맞이하는 것처럼 제단을 준비한다.


 

 

 

‘Remember me’ OST는 ‘코코’의 메인 테마곡이다. 나를 기억해달라는 말이 반복되는 이 곡은 ‘코코’를 한번에 그리는 곡이기도 하다. 사라지고 난 뒤, 어떤 이의 기억에 남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것은 떠난 이에게 정말 가혹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떠나간 분들을 모시는 날과 축제를 만드는 것 역시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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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를 보고 나오면,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과 그리웠던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필자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정도였다. 다수의 관객이 자신이 본 최고의 저승 영화라고 할 정도로, 저승세계의 모습을 잘 담아냈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관계 그리고 추억이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표현했다.


스토리 부분에서 우리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전개로, 이해도를 높였으며 흔히 눈물 포인트라는 장면 역시 제대로 전달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모든 이들과 모든 시간을 기억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정말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은 언제든 떠올릴 수 있다. 새해가 밝았으니, 바삐 살아온 일상 속에서 잠시 머리 한 쪽에 둔 떠나간 이들을 꺼내 보는 게 어떨까? 그리고 그들과 했던 약속이 있었다면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해보고 소중한 추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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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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