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더 나은 출판생태계를 위해, "출판저널 514호"

글 입력 2019.12.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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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형식의 잡지가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내용이란 단어 대신 콘텐츠라는 말이 범람한다. 웹진, SNS, 웹 소설 등 굳이 인쇄물이 아니어도 읽을거리는 무수히 많다. 출판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출판저널>을 읽으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통권 514호는 송년호로 2019년의 출판, 문화 이슈와 '책 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이라는 특집좌담을 게재했다. 15번째 특집좌담의 주제는 '출판 인재 양성의 현재와 미래'이다. 출판 전문가들이 어떻게 대학과 출판업계의 교육시스템을 발전시킬지 모색하는 이 좌담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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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출판산업이 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그 인식과 중요성이 상당히 과소평가 되었다는 부길만 교수님의 말이 인상 깊었다. 여기저기서 출판의 위기론만 들었기 때문인지 출판 업계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취약한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확하지 않은 이런 인식을 개선하려면, 출판 교육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여러모로 내 부족한 지식을 반성하게 했던 이 좌담에서 나는 출판학과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출판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학과가 있다는 걸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영국에 출판학 석사 과정이 있다는 것 또한 몰랐던 사실이었다. 더 이상 수입이 아닌 수출을 위한 출판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출판 관련 정보가 얼마나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좌담은 책은 끝났다 식의 비관론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 인식을 개선할 구체적인 방안을 말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변화할 출판 생태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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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의 매거진 속 매거진, 독서 경영 Vol. 19에서는 독서에 집중한 콘텐츠를 실었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독서 토론전문가 지윤주 저자와 청소년 독서교육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지윤주 저자는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도록 하기보다는 한 책을 깊이 읽는 게 더 좋으며, 아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청소년 독서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느낀 문제점과 고민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청소년 독서 토론를 중점으로 말하지만, 많은 책을 읽기보다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건 독서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한다. 지윤주 저자는 '독서디베이트 노하우'에서 독서 모임 운영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책 추천과 발제문 및 토론 예시 등 독서 모임을 진행하는데 도움 될 내용이 많다.


청소년기에는 독서 토론을 통해 책을 읽고 생각 나누는 법을 배우다 성년이 되면 독서 모임을 통해 꾸준히 책과 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독서 모임이 활성화되어 지속적으로 느슨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생기기를 기대해본다.

 

그 외에 편집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책 기획 노트도 유익하다. 그림책, 정치, 역사, 문학,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신간 소식을 꼼꼼한 책소개와 함께 알 수 있다. 중간중간 삽입된 독자 에디터 글에서는 책을 사랑하는 마음과 변화하는 책 문화에 대한 염려를 읽을 수 있다. <출판저널>은 그런 독자들에게 책의 미래가 존재하고, 더 나은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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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 대표가 칼럼에 썼듯이 이제는 그저 책을 만들기만 할 게 아니라, '무엇을 출판해야 하는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출판산업도 이제는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여전히 논란인 도서 정가제, 인쇄보다 온라인을 선호하는 잡지, 독립 출판물 시장 등 출판 업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많다. 독립 출판물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도 있기를 바란다.


독자로서, 나는 질적 성장을 고민하기보다는 기대하는 입장이다. 인간 문화의 근본인 책을 경제 논리로만 본다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결국, 출판의 질적 성장은 문화의 질적 성장과 같은 말이 아닐까? 책과 독서를 사랑하는 디스토피아 세계는 본 적이 없다. 특히나 종이책은, 다양성과 깊이가 존중받는 사회 속에서 살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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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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